‘세계테마기행’ 새벽 4시에 나타났다 사라진다…베트남 ‘도깨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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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땀띠엔 해변에 새벽마다 열리는 특별한 시장
수백 년 전통 채소 마을서 만나는 ‘인간 스프링클러’
새벽 4시,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베트남의 해변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갓 잡아 올린 해산물이 쏟아지고 상인들의 목소리가 뒤섞이면서 고요했던 바닷가가 순식간에 거대한 시장으로 변한다. 하지만 해가 떠오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진다. 바다가 허락한 계절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신비로운 '도깨비 시장' 이야기다.
12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놀라운 일상 베트남’ 1부 ‘땀띠엔의 도깨비 시장’에서는 베트남어 통번역가 유기태가 다낭시의 땀띠엔 해변을 찾아 새벽 어시장의 치열한 풍경을 만난다. 이어 수백 년 전통을 간직한 짜꾸에 채소 마을로 향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베트남 사람들의 특별한 일상을 살펴본다.

새벽 4시에 나타나는 시장…해 뜨면 사라지는 이유
베트남 중부 다낭시의 땀띠엔 해변에는 조금 특별한 시장이 열린다. 일반적인 재래시장처럼 하루 종일 손님을 맞는 곳이 아니다. 새벽에 나타났다가 해가 뜨면 자취를 감추는 땀띠엔 수산시장(Tam Tien Fish Market)이다.
이곳은 일 년 내내 문을 여는 시장도 아니다. 바다가 허락하는 계절에만 어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이 활기를 띠는 기간 역시 일 년 중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새벽 4시가 되면 어부들이 밤새 잡아 올린 해산물이 해변으로 들어온다. 어획물을 사고팔려는 상인들이 모여들면서 어두웠던 해변은 순식간에 활기를 띤다.
이곳에서는 다른 어시장과 구별되는 독특한 풍경도 볼 수 있다. 수심이 얕아 커다란 어선이 해변 가까이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바구니 모양의 작은 배가 바다와 육지 사이를 오가며 해산물을 실어 나른다.
바구니 배는 어선에서 잡아 온 해산물을 해변으로 옮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부와 상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에서는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치열한 하루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갓 잡은 오징어가 반쎄오로…도깨비 시장의 특별한 맛
땀띠엔 시장의 또 다른 매력은 싱싱한 해산물이다. 바다에서 막 잡아 올린 다양한 해산물이 거래되지만 여행자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다. 구입한 해산물을 직접 조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시장에서 구입한 오징어를 베트남 전통 음식인 반쎄오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반쎄오는 쌀가루 반죽을 얇게 부쳐 다양한 재료를 넣어 먹는 베트남 음식이다. 갓 잡은 오징어가 들어간 반쎄오는 바닷가 시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먹거리로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유기태는 땀띠엔 시장의 홍보대사를 자처하는 현지인 위 씨를 만난다. 위 씨는 여행자에게 시장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며 현지인들의 생생한 일상 속으로 안내한다.
물지게 들고 빙글빙글…수백 년 이어진 ‘인간 스프링클러’
새벽 어시장을 뒤로하고 향한 곳은 베트남의 전통 채소 마을 짜꾸에(Tra Que Village)다. 수백 년 동안 채소 재배 전통을 이어온 이곳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밭과 함께 독특한 농사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농부들의 물 주는 방식이다. 현대적인 자동 관수 시설 대신 커다란 물지게를 어깨에 메고 밭 사이를 누빈다.
농부가 양쪽에 물통을 매단 물지게를 들고 몸을 빙글빙글 돌리면 물줄기가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마치 사람이 직접 스프링클러가 된 듯한 모습이다.
이렇게 물을 뿌리는 이유는 채소밭 구석구석에 골고루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농부들은 아침과 저녁으로 물지게를 들고 밭을 돌며 정성껏 채소를 기른다.
짜꾸에 마을의 특별한 농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농부들은 밭의 고랑을 깊게 판 뒤 초록빛 이끼를 묻는다. 모래가 많은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한 전통적인 재배 방식이다.
수백 년 동안 축적된 농부들의 경험과 지혜가 사계절 푸른 채소밭을 유지하는 밑거름이 된 셈이다.
새벽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해변의 도깨비 시장부터 물지게로 푸른 밭을 가꾸는 농부들까지,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평범하지만 여행자에게는 낯선 일상이 펼쳐진다.
EBS1 ‘세계테마기행-놀라운 일상 베트남’ 1부 ‘땀띠엔의 도깨비 시장’은 12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