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을 읽고 이야기를 걷다" 제물포구, 배다리서 24~25일 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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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 창영초 구교사부터 철길음악회까지
인천 제물포구 배다리 일대가 가을의 골목 정취와 역사, 책, 음악이 어우러지는 문화공간으로 변신한다.

오래된 헌책방과 공방, 근대문화유산이 남아 있는 배다리의 장소성을 그대로 살린 축제가 열리면서 시민들이 골목을 걸으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만나는 시간이 마련된다. 특히 130년 역사를 지닌 창영초등학교 구교사 공개부터 철길음악회, 인문학 콘서트, 과거시험, 아트마켓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골목 곳곳에서 펼쳐질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재)제물포문화재단(이사장 김찬진)은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금창동 배다리 일원에서 ‘제4회 배다리 축제’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골목을 읽고, 이야기를 걷다’다. 오랜 시간 지역 주민의 삶과 역사, 문화가 켜켜이 쌓인 배다리의 공간적 가치를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골목 하나하나에 남아 있는 이야기를 문화 콘텐츠로 풀어내기 위해 마련됐다.
배다리는 헌책방과 공방, 오래된 건축물 등 시간이 축적된 공간이 밀집해 있어 인천의 근대 생활문화와 골목문화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이번 축제는 이러한 지역의 특성을 살려 대규모 시설을 중심으로 한 일반적인 행사보다는 기존 공간을 무대로 활용하고 골목 자체를 축제의 콘텐츠로 삼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축제 기간 배다리 일원에서는 배다리 철길음악회, 배다리 인문학, 배다리 문화공간 활용 프로그램, 창영초 구교사 전시, 배다리 어울림 마당, 배다리 과거시험, 골목 낭독극장, 헌책 경매쇼, 공예체험 및 아트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특히 올해는 창영초등학교 개교 130주년을 기념한 구교사 전시가 마련돼 지역의 역사성을 한층 부각한다. ‘창영, 130년 기억, 구 교사의 문을 열다’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100년이 넘는 근대 문화유산 공간을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시간대별 도슨트 투어 방식으로 건물과 공간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오래된 건축물을 단순히 바라보는 전시가 아니라 그 공간이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해 배다리가 가진 시간의 흔적을 보다 입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취지다. 시민들에게는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구교사의 내부 공간과 역사적 의미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다리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을 활용한 프로그램도 축제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헌책방과 공방 등 지역 문화공간 10곳에서는 공연과 강연, 전시, 체험 프로그램이 각각 진행된다. 서로 다른 성격의 공간을 하나의 축제 동선으로 연결하면서 방문객들이 골목을 걸어 다니며 배다리 곳곳의 문화적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책을 통해 배다리의 옛 풍경을 만나고, 공방에서는 지역의 생활문화와 창작활동을 접하는 등 공간마다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해 축제장을 하나의 거대한 문화 산책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기존 지역 문화공간이 축제 기간 동안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을 골목의 정취를 더할 대표 공연도 준비됐다. 축제 첫날인 24일에는 영화평론가 라이너가 배다리 헌책방의 노스탤지어와 고전을 연결하는 ‘배다리 인문학 콘서트’를 진행한다. 책과 영화, 오래된 골목의 분위기를 함께 풀어내면서 배다리라는 공간이 가진 문화적 의미를 새로운 시각에서 들여다볼 예정이다.
저녁에는 싱어송라이터 ‘그_냥’과 ‘오왠’이 출연하는 배다리 철길음악회가 열린다. 오래된 철길과 골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악 공연은 가을 저녁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배다리만의 독특한 문화 풍경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배다리의 과거와 현재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배다리 과거시험은 과거의 시험문화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관람보다 직접 참여하면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도록 기획됐으며,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골목 낭독극장과 배다리 어울림 마당 역시 시민들이 배다리의 이야기를 문화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다. 오래된 공간에서 문학과 공연을 접하면서 골목에 담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경험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책과 창작문화를 좋아하는 시민들을 위한 헌책 경매쇼와 공예체험, 아트마켓도 열린다. 배다리의 대표적인 문화자원인 헌책방과 공방이 축제 콘텐츠로 직접 연결되면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창작자와 상점이 시민들과 만나는 접점도 확대된다.
이번 축제는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행사를 외부에서 일방적으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배다리의 오래된 이야기를 축제의 콘텐츠로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 오래 살아온 주민들의 기억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행사에 반영되면서 배다리만의 장소성을 살린 축제로 구성되고 있다.
축제의 핵심은 결국 ‘골목’이다. 대규모 무대 하나에 모든 프로그램을 집중하기보다 배다리 곳곳에 있는 문화공간을 연결하고 방문객들이 직접 걸어 다니며 프로그램을 만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골목형 축제는 지역의 공간 자체를 콘텐츠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배다리의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배다리에는 헌책방과 공방, 역사문화 공간이 가까운 거리에 자리하고 있어 축제 참여자들이 한 장소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공간을 이동하며 지역을 경험할 수 있다. 축제와 지역 상권, 문화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행사의 특징으로 꼽힌다.
제물포문화재단은 이번 축제를 통해 배다리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주민의 삶과 지역의 이야기가 살아 있는 문화공간이라는 점을 시민들에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오래된 공간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의 문화활동과 연결해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김찬진 제물포구청장은 “이번 축제는 주민들이 기획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해 배다리의 오랜 이야기를 함께 엮어낸 뜻깊은 축제”라며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배다리 골목을 거닐며 깊어가는 가을의 여유와 배다리 역사문화의 가치를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배다리 축제가 펼쳐지는 곳은 공간이 매우 협소해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사전 예약이 필요한 배다리 과거시험, 창영초 구교사 전시 관람 등 축제에 대한 자세한 일정 및 프로그램 정보는 제물포문화재단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