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국내주식 비중 확대·리밸런싱 유예 두고 공방…이달희 "독립성 훼손" vs 김성주 "만장일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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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희 "대통령 발언 뒤 지침 변경"…김성주 이사장 "정부 주문 통과 경험 없다"
올해 1월 국내주식 목표 14.4%→14.9%, 5월 20.8%로 상향…기금운용위 회의록 비공개 두고도 엇갈려
회의록 국회 보고 놓고 "복지부 장관이 답할 사안" 설명…기금 운용 투명성·독립성 쟁점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 / 의원실 제공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 / 의원실 제공

[세종·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올해 국내주식 비중을 높이고 리밸런싱을 미룬 결정을 두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 결정이 정치적 영향 아래 이뤄졌다고 주장했고,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위원들이 이견 없이 결정한 사안이라며 반박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달희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지난 14일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은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돼야 하며 정권의 증시 부양 펀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금운용위원회의 책무는 최대 수익과 안정적 운용 두 가지"라며 "국내 증시 부양이라는 정치적 목적에 동원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문제 삼은 것은 올해 두 차례 결정이다. 보건복지부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1월 26일 회의에서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14.4%에서 14.9%로 0.5%포인트 올리고, 비중이 허용범위를 벗어나도 기계적 매도를 한시적으로 미루는 리밸런싱 유예를 결정했다. 복지부는 당시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리밸런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5월 28일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을 의결하면서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20.8%로 높였다. 새 목표 비중은 유예가 끝나는 6월 말부터 적용된다.

이 의원은 이 과정에서 회의록이 비공개된 점을 지적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내 연기금의 국내주식 투자 비중이 낮다고 언급했고, 12월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국내주식 보유 비율을 묻자 김 이사장이 투자 지침 기준을 변경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울산 타운홀미팅에서 대통령이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으로 250조 원을 벌었다고 언급한 점도 거론했다.

이 의원이 “250조 원 이익을 실제로 실현했느냐”고 묻자 김 이사장은 "장부상의…"라고 답했고, 이 의원이 "실현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되묻자 "예"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 말 한마디에 투자 지침 변경으로 화답하는 모습을 보고 국민연금이 권력으로부터 독립돼 있다고 볼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참석이 저조하던 당연직 위원 7명이 1월 회의에는 전원 참석한 점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리밸런싱 유예가 시장에 미친 영향도 주장했다. 그는 "규정상 1월 말 허용범위인 17.9%를 넘는 초과분은 기계적으로 매도해야 했지만 기준을 조정하면서 주가를 떠받쳤다"며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비싸게 팔고 나갈 기회를 얻었고 그 피해는 개인 투자자에게 돌아갔다"고 말했다. 또 김 이사장이 8월 유튜브에서 "시장에 주는 영향이 거의 없도록 하는 것이 리밸런싱의 규칙"이라고 한 발언이 6월 이전 유예 결정 때의 설명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이 같은 주장에 선을 그었다. 그는 "기금운용위원회는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이지만 양대 노총 추천을 포함한 노사 추천 위원과 수급자·가입자 등 각계 대표가 참여해 민주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며 "정부의 주문 사항이 그대로 통과된 것은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정부 측 인사가 몇 명 왔느냐와 관계없이 1월과 5월 결정 모두 만장일치였고 표결하지 않았다"며 "윤석열 정부 때 추천된 전문가를 포함해 리밸런싱 유예와 국내주식 비중 확대에 이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회의록 공개를 두고도 이견이 나왔다. 이 의원이 "이사장의 말을 정확하게 믿을 수 있도록 회의록을 국회에 보고하라"고 요구하자 김 이사장은 "복지부가 요약해 발표했기 때문에 충분히 전달됐다고 본다"며 "회의록 비공개는 법에 정해진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국회 보고 조항은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일 때 입법했다고 지적하자, 김 이사장은 "당시 법안에 찬성하고 공동 발의도 했다"며 "민감한 수치는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제외하자는 데 여야가 공통으로 동의해 통과된 법안"이라고 답했다. 이어 회의록 공개 문제는 기금운용위원장인 보건복지부 장관이 답변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방은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의사결정 투명성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금운용위원회 결정이 정부 정책 기조와 얼마나 맞물려 있는지, 시장 영향이 큰 결정의 회의록을 어느 범위까지 공개할지는 국회 차원의 추가 논의 대상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