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취약지 외면하는 ‘지역 우대수가’… 이달희 의원, “탁상행정이 낳은 역진적 설계”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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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시 인구감소지역 폐업률 2~3배 높음에도 ‘대도시’ 이유로 5% 가산서 배제
수술·처치 가산 종합병원 이상으로 제한… 전국 82개 군 중 64곳은 종합병원 전무해 실효성 상실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지역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취약지 의료기관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정부의 ‘지역 우대수가’ 제도가 현장의 실상을 반영하지 못한 채 정작 지원이 시급한 취약지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달희 국회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16일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건강보험 수가 구조혁신 방안」 중 '지역 우대수가' 적용 기준의 구조적 허점을 지적하고 전면적인 제도 재검토를 촉구했다.
우선 '인구감소지역 진찰·입원 5% 가산 제도'에서 광역시 자치구가 일괄 배제된 점이 문제로 지목됐다. 정부는 지정된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대구 남구·서구, 부산 동구·서구·영도구 등 5곳을 '대도시'라는 이유로 가산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이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5개 구의 최근 5년간(2021~2025년) 의료기관 폐업 건수는 22~33곳으로 일반 인구감소지역 평균(약 11곳)보다 2~3배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역시 구도심의 경우 고령화율이 높고 근거리 일차 의료기관의 역할이 절대적임에도, 대도시라는 행정적 구분에 갇혀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면서 폐업이 늘어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수술·처치 10% 가산 제도'가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으로만 한정된 점도 현장과 동떨어진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현재 전국 82개 군 단위 지역 중 64곳에는 종합병원이 없으며, 경북의 경우 12개 군 전체에 종합병원이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이 의원은 "종합병원이 없는 취약지에 종합병원 대상 가산책을 내놓은 것은 대형병원 지원에 불과하며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지난 9월 시작된 '한국형 주치의' 사업(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역시 의사 2인 및 전담 간호사 등을 포함한 4인 이상 팀 구성을 요건으로 내걸어 문턱을 과도하게 높였다는 평가다. 실제로 경남의 경우 18개 시·군 중 12곳에서 신청 기관이 전무하는 등 1인 의사 체계가 다수인 농어촌 취약지 현실을 무시한 '역진적 설계'라는 비판을 받았다.
해외 주요 선진국의 경우 의료 취약지 지원 시 행정구역이나 병원 규모가 아닌 '실질적 의료 접근성'과 '인구 구조'를 최우선 기준으로 설정한다. 미국의 농촌보건의료 지원 체계나 유럽 주요국의 일차의료 강화 정책은 의사 인력 수에 유연성을 두고, 방문간호사 및 비대면 진료망을 결합한 현장 맞춤형 인센티브를 제공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달희 의원은 "현장의 의료취약지를 보호하겠다는 정책들이 오히려 취약지를 외면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라며 "지역 우대수가의 지역·범위·대상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방문 간호사와 비대면 의사제를 연계해 의료진이 환자를 직접 찾아가는 실효성 있는 시스템으로 개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주헌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지적된 문제의 기본 방향에 공감하며 조속히 개선 방안을 검토해 보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