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익어가는 가을' 2부…불꽃 비 내리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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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9시 35분 방송
EBS1 '한국기행'이 20일 밤 9시 35분 경북 안동의 가을 풍경을 전한다.

이번 방송에서는 배우 안홍진 씨가 안동을 찾는다. 마침 장이 서는 날이라, 평소 차분한 분위기의 도시가 장터 인파로 활기를 띤다.
안동 오일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다와 멀리 떨어진 내륙 도시답지 않게 좌판을 차지한 대왕 문어다. 문어는 먹물을 품은 생물이라는 점에서 예부터 선비들이 가까이한 식재료로 여겨졌다.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고 손님상을 차리는 안동의 오랜 생활문화에서 문어가 빠지지 않는 이유다.
장터에는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이발소도 있다. 김옥연 이발사는 여성 이발사가 드물던 1960년대에 가위를 잡았다. 유교 전통이 강한 안동에서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일을 하며 숱한 어려움을 견뎠고, 그렇게 59년을 버텼다. 지금은 단골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발소가 됐다.
안홍진 씨는 이곳에서 난생처음 이발소 면도를 받는다. 수염과 얼굴 잔털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마사지까지 받은 그는 단잠을 자고 일어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낸다.
장터를 나선 안홍진 씨는 낙동강이 마을을 휘돌아 흐르는 하회마을로 향한다. 600년 역사를 지닌 이 마을에서 열리는 선유줄불놀이를 보기 위해서다.
선유줄불놀이는 450여 년 전 선비들이 강에 배를 띄우고 시를 지으며 즐기던 놀이에서 비롯됐다. 한동안 맥이 끊겼으나, 주민들이 옛 기록을 찾아 연구하며 17~18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다시 불꽃을 되살렸다.
해가 지면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된다. 주민들은 숯과 소금, 쑥을 곱게 빻아 한지에 싸서 숯 봉지를 만든다. 이렇게 마련한 숯 봉지 1,500개를 부용대와 강 건너편을 잇는 250m 길이의 줄에 매단다. 봉지마다 차례로 불이 옮겨붙으면 하회마을 하늘 위로 불꽃이 비처럼 쏟아진다.
일상을 담아온 한국기행
'한국기행'은 2009년 8월 EBS1에서 첫 전파를 탄 여행 다큐멘터리다. 섬과 바닷가, 깊은 산골과 농촌 마을을 찾아 그 지역의 자연과 거기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담아왔다.
이름난 관광지를 소개하기보다 주민의 생활 현장을 들여다보는 데 무게를 둔다. 포구와 논밭, 시장, 일터, 오래된 골목이 주된 배경이다. 화면에 등장하는 이들도 대개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이다. 바다로 나가는 어민, 땅을 일구는 농민, 전통 방식을 이어가는 장인, 장터를 지키는 상인 등이 각자의 일상을 들려준다. 지역 음식이 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과 대를 이어 내려온 풍속, 생업이 오늘날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함께 보여준다.
계절의 흐름도 프로그램의 중요한 축이다. 봄에는 산과 들녘을, 여름에는 바다와 섬을 찾는다. 가을에는 수확이 한창인 농촌을, 겨울에는 산간 마을과 어촌을 찾아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과 사람들의 생활을 기록한다.
한 주에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매회 다른 지역과 인물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널리 알려진 명소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마을과 삶의 현장도 비중 있게 다룬다.
'한국기행'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밤 9시 35분 EBS1에서 방송된다. 회차별 내용은 프로그램 홈페이지 '미리보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