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백송홀딩스 박정삼 회장, 건물보다 오래 남을 이름
선호 출처로 추가
선호 출처로 추가하면 Google 주요 뉴스에 위키트리 기사가 더 자주 표시됩니다.
- 가난했던 시절을 잊지 않은 자수성가 기업인…장학사업과 지역사회 나눔 실천
- 프로골프에서 파크골프까지 후원 확대…시민 생활체육에도 관심
- 언론에 알리지 않고 사비로 어려운 이웃 도와…드러나지 않은 나눔의 발자취
[부산=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가난했던 시절을 잊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시절을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백송홀딩스 박정삼 회장의 삶을 들여다보면 성공한 기업인의 화려한 이력보다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이 있다. 자신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를 잊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남 남해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부산에서 사업 기반을 일군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부동산 개발사업에 뛰어들어 숱한 고비를 넘으며 백송홀딩스를 성장시켰다. 부산의 도시개발 현장에서 쌓아온 그의 사업 이력은 결코 짧지 않다.
그러나 박 회장을 이야기하면서 사업 성과만 나열한다면 그의 삶에서 중요한 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오랜 세월 이어온 나눔과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다.
고향 남해의 인재 양성을 위해 2004년부터 장학사업에 힘을 보탰고,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성금을 내놓았다. 올해 4월 부산문화대상 경영부문 대상을 받은 뒤에는 상금 2000만 원 전액을 기부했다.
스포츠를 향한 관심도 꾸준하다. 2022년부터 남자 프로골프대회를 후원하며 부산 골프산업 발전에 힘을 보탰다. 최근에는 시민들이 즐기는 파크골프로 후원 영역을 넓혔다.
지난 12일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에서 막을 내린 '백송홀딩스배 제3회 부산일보 파크골프대회'에는 남녀 동호인 1000명이 참가했다. 백송홀딩스가 특별 후원한 이 대회는 생활체육인들이 기량을 겨루고 교류하는 자리였다.
프로골프가 정상급 선수들의 경쟁 무대라면 파크골프는 평범한 시민들이 일상에서 즐기는 생활체육이다. 두 분야에 걸친 후원은 스포츠의 저변을 넓히는 데 의미가 있다. 기업의 성장이 시민들의 일상과 만나는 또 하나의 방식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올해 1월 재부경남향우연합회 제15대 회장에도 취임했다. 남해 출신으로는 처음이다. 고향을 떠나 부산에서 사업을 일군 기업인이 이제 두 지역을 잇는 역할까지 맡게 됐다.
지난 6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그는 어려웠던 성장 과정과 나눔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지역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다시 지역에 돌려주겠다는 취지였다. 그의 말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그동안 이어온 실천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인의 성공은 매출과 자산으로 평가되기 쉽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한 사람의 삶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장학금으로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 어려운 시절 도움을 받은 이웃, 파크골프장에서 함께 웃는 시민들도 기업인이 지역사회에 남기는 성과의 일부다.
박 회장의 나눔이 모두 세상에 알려진 것은 아니다. 정말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을 위해 자신의 사비를 털어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서도 언론에 알리지 않은 일들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절박했던 순간의 도움이었지만, 그에게는 굳이 드러낼 이유가 없는 일이었던 셈이다.
건물은 세월이 흐르면 낡고 도시의 풍경도 바뀐다. 그러나 어려운 시절 누군가가 말없이 내밀었던 손길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자수성가한 기업인 박정삼 회장이 부산에 남길 가장 값진 자산은 어쩌면 그가 세운 건물이 아니라, 아무도 모르게 도움을 건넨 사람들의 가슴에 남아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