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케일, 코인 팔지 않고 ETP 10종 가입 길 열었다…최소 8만 300달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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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케일, 10개 ETP에서 코인 직접 납입 방식 개시
최소 가입액 솔라나 약 8만 달러~비트코인 약 36만 달러

그레이스케일(Grayscale Investments)이 보유 중인 암호화폐를 현금 대신 직접 내고 상장지수상품(ETP) 지분을 받는 ‘현물 출자(in-kind subscription)’를 10개 상품으로 열었다. 10월 21일(현지시각) 발표된 조치로 적격 투자자는 코인을 먼저 팔아 현금화하지 않고도 펀드에 들어갈 수 있다. 상품별 최소 가입 규모는 약 8만 300달러에서 36만 4,800달러 사이다.
코인을 현금으로 바꾸지 않고 펀드에 넣는다
지금까지 투자자는 그레이스케일 펀드에 들어가려면 보유 코인을 먼저 팔아 현금을 만든 뒤 매수해야 했다. 새 방식에서는 투자자가 조건에 맞는 코인을 내고 해당 상품의 주식을 받는다. 그레이스케일은 발표에서 기초 자산을 “법정화폐로 먼저 팔고 현금 투자를 하는 대신 직접 내고 상품 지분을 받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무나 바로 참여하는 구조는 아니다. 그레이스케일은 이 기능이 적격 투자자에게 열려 있다고 밝혔다. 1차 시장(발행 시장) 주문은 ETF 주식을 만들고 없애는 대형 트레이딩 회사인 승인된 참가자(AP)나 이들을 대리하는 기관을 거쳐야 한다.
그레이스케일은 이 구조가 직접 보관(자가 수탁)에 따른 운영 부담을 덜고 거래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계좌와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접근, 보유 자산을 담보로 쓰는 활용, 포트폴리오 관리 도구도 장점으로 제시했다. 전통 금융에서는 포지션을 먼저 청산할 때 생기는 거래 비용과 세금 부담을 줄이려고 현물 출자가 널리 쓰인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대상 상품은 비트코인 미니 트러스트 ETF와 이더리움 스테이킹 미니 ETF를 비롯해 아발란체·체인링크·도지코인·하이퍼리퀴드·솔라나·수이·XRP·지캐시 관련 ETF와 신탁 상품이다. 보도에 따라 상품 이름 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10개라는 숫자는 모든 보도에서 같다.

최소 가입액 8만~36만 달러…종목별 문턱은 제각각
진입 문턱은 상품마다 크게 다르다. 각 펀드의 주가에 연동돼 정해지기 때문이다. 그레이스케일은 제시한 금액이 10월 20일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한 대략적 추정치이며 기초 자산 가격에 따라 계속 달라진다고 밝혔다.
가장 낮은 곳은 솔라나 스테이킹 ETF(GSOL)로 약 8만 300달러다. 이어 도지코인 트러스트 ETF(GDOG) 약 9만 5,550달러, 체인링크 트러스트 ETF 약 10만 7,900달러, 수이 스테이킹 ETF 약 14만 8,400달러 순이다. 이더리움 스테이킹 미니 ETF는 약 23만 2,300달러, 아발란체 스테이킹 ETF는 약 23만 5,800달러다.
XRP 트러스트 ETF는 약 25만 7,000달러, 하이퍼리퀴드 스테이킹 ETF는 약 28만 2,600달러, 지캐시 ETF는 약 32만 2,600달러다. 최고액은 비트코인 미니 트러스트 ETF로 약 36만 4,800달러다. 일부 매체는 발표문에서 비트코인과 솔라나 상품의 최소액만 확인된다고 전했지만 다른 매체는 10개 상품 전체의 금액을 표로 정리했다. 위 수치는 후자의 집계를 따랐다.
금액만 보면 소액 개인보다는 이미 상당한 규모의 코인을 쌓아둔 보유자와 이들을 관리하는 자문사·데스크를 겨냥한 문이다. 트레이딩뷰에 올라온 스톡트윈스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같은 날 한낮 거래에서 8만 4,000달러 선을 시험했고 24시간 전보다 2% 넘게 올랐다. 같은 보도는 이 플랫폼의 비트코인 개인투자자 심리가 ‘약세’ 구간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SEC 승인 이후 이어진 실행 작업
배경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결정이 있다. 한 보도에 따르면 SEC는 2025년 7월 29일 현물 암호화폐 ETP의 현물 설정·환매를 승인했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당시 이 승인이 상품 비용을 낮추고 효율을 높여 투자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전까지 미국 현물 디지털 자산 ETP는 설정과 환매를 전적으로 현금으로 처리했다. 금·은 ETP는 오래전부터 기초 금속을 직접 주고받아 왔다. 현금 설정에서는 새 주식을 만들 때마다 펀드가 시장에서 기초 자산을 사고팔아야 한다. 현물 방식은 이 과정을 건너뛰어 체결 비용을 줄이고 AP가 주가를 순자산가치에 가깝게 유지하는 일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승인이 곧바로 가동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발행사는 수탁 기관과 거래 파트너의 계약을 먼저 고쳐야 했다. 한 보도는 앞선 실행 단계에서 Jane Street, Virtu 같은 트레이딩 회사와 참가자 계약을 개정하고 수탁 기관과도 계약을 바꿨다고 전했다. 이번 10개 상품 적용은 몇 달에 걸친 이런 작업의 결과라는 것이다.
현물 방식이 확산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수치도 있다. 같은 보도는 한 집계 기간에 비트코인 ETP 활동 가운데 현물로 처리된 비중이 3월 28%에서 6월 62%로 올랐다고 전했다. 이 보도는 현물 출자 기능이 SEC 승인 이후 현물 암호화폐 ETP 시장에서 기본 사양처럼 자리 잡고 있다고 짚었다.
그레이스케일이 내세운 명분과 이전 시도
그레이스케일은 보안 논리를 앞세웠다. 인덱스 부문 책임자 Steve Vanourny는 “디지털 자산이 성숙하면서 투자자들은 보유 코인을 관리할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물 출자 투자는 코인 직접 보유와 전통적 포트폴리오 관리를 잇는다”고 밝혔다. 자가 수탁과 디파이 해킹을 포함한 사이버 보안 위협이 커지면서 기관 수탁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이 방식이 증거금·담보 활용, 상속 설계, 포트폴리오 유연성 확대 같은 이점을 열어준다고 설명했다. 일부 보도는 그의 이름을 Vannoy로 적었으나 대부분은 Vanourny로 표기했다.
이번 조치가 그레이스케일에 완전히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는 ETF로 전환하기 전 적격 투자자에게 비트코인을 받고 사모 방식으로 주식을 팔았다.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이 주식에는 6개월의 최소 보유 기간이 붙었다. 이번에는 같은 개념이 10개 상장 상품으로 넓어졌고 지캐시·하이퍼리퀴드·수이 같은 비교적 작은 토큰 상품까지 포함됐다.
자문 시장 공략도 이어지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은 9월 비트코인을 뺀 자문사용 모델 포트폴리오 ‘디지털 자산 넥스트 젠’을 선보였다. 8월 31일 기준 이 모델에서 이더리움 스테이킹 미니 ETF 비중이 42.34%로 가장 컸고 XRP와 솔라나 펀드가 뒤를 이었다. 모델에 쓰인 여러 펀드가 이번 현물 출자 대상에도 들어 있다.
솔라나 상품의 자금 흐름도 눈에 띈다. 알트코인버즈는 GSOL이 다른 솔라나 ETF에서 자금이 빠지는 동안 2,020만 달러를 끌어모았다고 앞서 전했다. 그레이스케일이 이달 15일 사모 펀드 3종을 레퍼블릭과 손잡고 내놓은 데 이어 상장 상품 쪽에서도 접근 경로를 넓힌 셈이다. 한 보도는 수수료 경쟁과 상품 난립 속에서 운영 효율이 경쟁력이 되는 만큼 경쟁사를 따라잡는 성격도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