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셰프들의 맛있는 반란… 낡은 향토 음식, 하이엔드 미식으로 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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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부터 심사까지 청소년 주도한 광산구 '로컬푸드 틴스토랑'… 대상에 '오리탕 리조또'

관공서의 일방적인 기획을 벗어나, 지역 청소년들이 직접 제안하고 심사위원으로까지 나선 전례 없는 미식 경연 대회가 전남광주 광산구에서 성황리에 펼쳐지며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 탁상행정은 가라… 10대의 목소리로 차려낸 특별한 식탁
25일 광산구(구청장 박병규)에 따르면, 전날 호남대학교 현명관 조리실은 미래 미식계를 이끌어갈 10대 셰프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올해 처음으로 닻을 올린 ‘2026년 광산 청소년 요리경연대회 및 전남광주 로컬푸드 틴(Teen)스토랑’의 본선 무대가 열린 것이다.

◆ 고구마 뇨끼부터 애호박 파스타까지, 편견을 부순 레시피
이날 치열한 예선을 뚫고 칼을 쥐게 된 15개 본선 진출 팀에게는 특별한 미션이 주어졌다. 평동 애호박, 고흥 유자, 광양 매실, 해남 고구마 등 전남과 광주 지역에서 나고 자란 로컬 식재료를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경연 시작과 함께 조리실은 아이들의 창의력이 폭발하는 실험실로 변했다. 평범한 밥반찬이던 애호박은 고급스러운 생면 파스타로 변신했고, 투박한 해남 고구마는 부드러운 이탈리안 뇨끼로 재탄생했다. 광주의 명물인 송정떡갈비와 오리탕 역시 10대들의 세련된 터치를 거치며 기존의 뻔한 맛을 벗어던지고 완전히 새로운 퓨전 요리로 진화해 심사위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 대상 거머쥔 '향온' 팀, 오리탕과 리조또의 섹시한 만남
치열한 미각 전쟁 끝에 심사위원들의 혀끝을 완벽하게 사로잡은 영예의 대상은 ‘향온’ 팀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광주의 소울푸드로 불리는 묵직한 오리탕을 서양식 리조또와 접목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선보였다.
향온 팀이 출품한 ‘오리탕 리조또&유자 무 피클’은 그야말로 미식의 넥스트 레벨을 보여줬다. 진한 오리탕의 풍미를 밥알에 가둔 리조또 위에는 겉바속촉으로 구워낸 미나리 오리 껍질 롤라드를 올려 식감의 변주를 줬다. 여기에 고흥 유자의 상큼함을 머금은 무 피클을 곁들여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뒷맛을 깔끔하게 잡아내는 완벽한 밸런스를 자랑했다. 10대의 솜씨라고는 믿기 힘든 수준 높은 조리 스킬과 세련된 플레이팅에 찬사가 쏟아졌다.
◆ 박병규 청장 "청소년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곧 지역의 미래"
이날 본선 무대에서 땀 흘린 15개 팀 전원에게는 요리의 완성도에 따라 대상, 최우수상, 금상, 은상, 동상이 고루 수여되며 이들의 도전 정신을 격려했다.
대회 내내 10대들의 놀라운 요리 실력을 흐뭇하게 지켜본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깊은 감명을 표했다. 박 청장은 “우리 청소년들이 제안한 작은 아이디어가 이토록 훌륭하고 맛있는 현실의 축제로 꽃피웠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자랑스럽고 뜻깊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번 요리대회의 성공을 발판 삼아, 앞으로도 지역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교실 밖으로 나와 자신만의 창의적인 생각과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과 참여의 장을 거침없이 넓혀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