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획취재=속보] 경북교육청해양수련원, 제보자 조사도 없었다… '솜방망이 봐주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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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제보에도 제보자 대면,서면 조사 전무
'부조리신고센터 건이라 절차 없었다' 해명
피감자 말만 듣고 '주의' 조치로 사건 종결

[영덕=위키트리]박병준 기자=경상북도교육청 감사관실이 도교육청 산하 경북교육청해양수련원의 공공 자산 무단 사용 및 사적 유용 의혹(본지 10월 26일자 사회면 보도)을 제보받고도, 제보자에 대한 최소한의 조사조차 거치지 않은 채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분으로 사건을 종결지어 파문이 일고 있다.
학생들에게 올바른 정의와 준법의식을 가르쳐야 할 교육 행정의 최후 보루인 감사관실이 도리어 내부 비위를 은폐·축소하는 데 앞장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건의 시작은 제보자 C 씨가 경북교육청 부조리신고센터를 통해 영덕군 소재 경북학생해양수련원 내에서 벌어진 공공 제트보트 무단 운용 및 규정 위반 행위를 증거와 함께 정식 신고하면서부터다.
제보자 C 씨는 본인의 실명을 밝히고 위법 정황을 제보했지만, 경북교육청 감사관실의 감사 과정은 파행의 연속이었다.
감사관실은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제보자 C 씨에게 서면 진술을 요구하거나 대면 조사를 진행하는 등 기초적인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단 한 차례도 거치지 않았다.
제보자 C 씨는 "실명으로 비위 사실과 증거를 제출했음에도, 감사관실은 나에게 어떠한 사실 확인이나 추가 조사 요청도 없이 피감자들의 변명만 듣고 사건을 '주의' 조치로 덮어버렸다"고 주장한다.
비위 행위를 파헤쳐야 할 감사가 시작부터 제보자의 목소리를 차단한 채 진행됐다는 논란에 직면한 것이다.
감사 절차상의 부실함에 대해 본지 취재진이 경북교육청 감사관실에 직접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감사관실 관계자는 "부조리신고센터 를 통해 접수된 건이었기 때문에 제보자 특정이 어렵고 (신고자 조사 등의) 별도 절차가 없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행정 감사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기만적 태도라는 지적이다.
부조리 신고가 접수되어 자체 감사가 발동되고, 그 결과 관련자들에게 '주의'라는 행정 처분까지 내려진 사안에서 "제보자 조사 절차가 없었다"는 것은 감사관실 스스로 직무를 유기했거나 의도적으로 조사를 축소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행정법 전문가들은 "비리 제보 건일수록 제보자의 진술과 제출 자료를 바탕으로 피감자의 해명이 진실된 것인지 대질하거나 정밀 검증해야 한다"며 "제보자 조사를 전면 배제한 채 피감자의 일방적 알리바이만 받아들여 처분을 내린 것은 '면죄부 부여 행위'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피감자인 수련원 전문경력관 A 씨 등의 해명을 감사관실이 그대로 인정해 주었다는 점이다.
피감자 측은 "수리된 제트보트의 와이어 점검을 위한 시운전이었다"고 주장했으나, 해당 보트는 와이어 교체 수리 후 이미 2차례나 정상 항해를 마친 기록이 명확히 존재했다.
감사관실이 보트 운항 일지와 수리 이력, 유류 사용 내역 등 기본 문서만 확인했더라도 피감자들의 주장이 사후 조작 여부를 즉시 간파할 수 있었던 상황이다.
그럼에도 감사관실은 철저한 대조 검증이나 제보자 조사를 생략한 채, 경북학생해양수련원 A씨와 B씨에게 경징계에도 미치지 못하는 단순 '주의' 조치를 내리는 데 그쳤다.
공공 자산을 휴일에 무단으로 사용하고 미승인 일반인을 탑승시킨 중대한 공직기강 해이 의혹사건이, 감사관실의 부실 감사에 아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종결된 것이다.
경북교육청 감사관실의 이 같은 깜깜이 봐주기 감사는 결국 수사기관의 칼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보자 C 씨는 수련원 관계자들의 업무상 배임 혐의뿐만 아니라, 비위 사실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조사를 유기하고 사건을 무마한 감사관실 담당자를 직무유기 혐의로 사법당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 현장의 부정부패를 감독하고 엄단해야 할 경북교육청 감사관실이 도리어 비위 행위자들의 보호막으로 전락했다는 비판 속에, 경북교육청 전체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자체 자정 능력을 상실한 경북교육청에 대해 감사원 감사 청구 및 사법당국의 강제 수사를 통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지역에서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