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음바페 제치고… 25년만에 발롱도르 주인공 된 '손흥민 영혼의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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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의 잉글랜드 수상자' 케인, 오언 이어 역대 5번째 발롱도르 주인공

세계 축구 역사에 남을 새로운 장이 열렸다. 잉글랜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주포 해리 케인이 마침내 세계 최고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영예의 발롱도르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최정상 자리에 우뚝 섰다.

2022년 손흥민이 사상 첫 아시아 선수 출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르자 해리 케인이 SNS를 통해 축하를 전했다.  / 뉴스1
2022년 손흥민이 사상 첫 아시아 선수 출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르자 해리 케인이 SNS를 통해 축하를 전했다. / 뉴스1

프랑스 유력 축구 전문 매체 ‘프랑스 풋볼’이 주관하는 권위의 발롱도르 시상식이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성대하게 개최됐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남자 발롱도르 부문의 최종 주인공으로 케인의 이름이 호명됐다. 케인은 세계적인 스타 킬리안 음바페(2위), 라민 야말(3위), 로드리(4위),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5위)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제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차지했다.

이번 수상은 메이저 국가대항전이 열린 해의 일반적인 흐름을 뒤집은 이변이자 쾌거였다. 통상적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개최된 해에는 월드컵 무대에서의 활약상과 우승 여부가 발롱도르 수상자 선정의 결정적인 잣대가 돼왔다. 실제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국 스페인의 우승을 견인한 라민 야말과 로드리의 수상이 매우 유력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고 아르헨티나의 준우승을 이끌며 마지막 불꽃을 태운 리오넬 메시 역시 유력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됐다. 그러나 케인은 시즌 내내 보여준 압도적인 개인 성적과 파괴력을 바탕으로 이런 전망을 뒤집고 투표인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케인은 발롱도르 역사상 역대 다섯 번째 잉글랜드 국적 수상자가 됐다. 앞서 잉글랜드 축구계에서는 초대 수상자인 스탠리 매튜스(1956년)를 시작으로 보비 찰턴(1966년), 케빈 키건(1978년, 1979년), 마이클 오언(2001년)만이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바 있다. 케인은 2001년 오언 이후 무려 25년 만에 잉글랜드 국적 선수로서 발롱도르를 탈환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특히 이번 시상식이 잉글랜드의 수도 런던에서 개최된 만큼 고국의 중심에서 조국 축구의 숙원을 푼 케인에게는 그 의미가 더 남달랐다.

프리 시즌 투어를 위해 입국한 토트넘 동료들을 마중 나온 손흥민이 2022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헤리 케인과 포옹을 하고 있다. / 뉴스1
프리 시즌 투어를 위해 입국한 토트넘 동료들을 마중 나온 손흥민이 2022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헤리 케인과 포옹을 하고 있다. / 뉴스1

과거 토트넘 홋스퍼 시절 대한민국 대표팀의 간판 손흥민과 환상적인 호흡을 맞추며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정상급 골잡이로 활약했던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둥지를 옮긴 뒤에도 기복 없는 파괴력을 증명했다. 뮌헨에서의 생활은 말 그대로 쉼 없는 골 폭풍의 연속이었다.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명문 뮌헨에 입성한 케인은 첫 시즌부터 리그 32경기에서 36골을 폭발시키며 독일 무대를 평정했다. 이어 유럽 최고 권위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에서도 12경기 8골을 기록하며 유럽 전역에 자신의 위상을 재확인시켰다.

케인의 기세는 이듬해인 2024-25시즌에도 꺾이지 않았다. 분데스리가 31경기에 출전해 26골 10도움이라는 공격 포인트를 쌓았고 UCL에서도 13경기 11골을 기록했다. 두 시즌 연속으로 정규 리그 30골 고지 안팎을 넘나드는 압도적 득점력을 유지한 케인은 마침내 뮌헨과 함께 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선수 경력 내내 자신을 괴롭히던 '무관의 제왕'이라는 꼬리표를 완벽히 털어냈다.

절정은 2025-26시즌에 찾아왔다. 분데스리가 31경기에서 36골을 몰아치며 당당히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유럽 대항전인 UCL 무대에서도 13경기 14골을 터뜨리며 득점 감각을 뽐냈다. 국내 컵 대회인 DFB 포칼에서도 6경기 10골을 성공시키는 등 출전하는 모든 공식 대회에서 상대 골문을 무너뜨렸다. 이 시즌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 소속팀 경기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일정을 통틀어 총 65경기에 출전해 73골을 기록하며 축구 역사에 남을 경이로운 단일 시즌 기록을 완성했다. 여기에 더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고 3위라는 값진 성과를 달성하며 대표팀에서의 무게감까지 완벽하게 증명했다.

새로 시작된 2026-27시즌에도 분데스리가 7경기에서 4골, UCL 3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며 변함없는 득점포를 이어가고 있다. 뮌헨 입단 이후 현재까지 공식전 통산 158경기에 출전해 156골이라는 경기당 1골에 육박하는 결정력을 선보이며 세계 최고 공격수의 면모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2022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경기에서 잉글랜드 헤리 케인이 상대문전을 향해 패스하고 있다.  / 뉴스1
2022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경기에서 잉글랜드 헤리 케인이 상대문전을 향해 패스하고 있다. / 뉴스1

이날 발롱도르 트로피를 품에 안은 케인은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무대에 오른 케인은 공식 수상 소감을 통해 "정말 말문이 막힐 정도다. 런던에서 이 상을 받게 돼 더 특별하다. 나에게 투표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는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많아 투표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이 자리에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이 모였다. 오늘 수상의 영예를 안은 모든 분들과 후보에 오른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전하고 싶다"라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케인은 "투지와 노력으로 정말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라며 끊임없는 도전 끝에 세계 축구의 정점에 도달한 자신의 여정을 되돌아보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