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산의 AI 상수도 기술, 협약서 넘어 세계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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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기 본부장, 국내 AI 상수도 혁신에서 호찌민 기술협력까지
- 시장이 바뀌어도 이어진 정책…행정의 연속성 주목
- 명장정수장 AI 전환·해외 공동개발, 부산 물 산업의 새 가능성

[부산=위키트리 최하봉 선임기자] 시장은 바뀌어도 행정의 전문성은 남아야 한다. 정책의 성패는 누가 시작했느냐보다 얼마나 일관되게 추진하고 성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위키트리 부산경남취재본부장. / 사진=위키트리 DB
위키트리 부산경남취재본부장. / 사진=위키트리 DB

전재수 부산시장 체제에서도 상수도 행정을 이끌고 있는 김병기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이유다.

부산의 상수도 행정은 이미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변화를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추진된 AI 전환 정책은 올해 명장정수장 스마트화와 디지털 기반 관망관리 사업으로 구체화됐다. 87억 원 규모의 명장정수장 AI 시스템과 100억 원 규모의 디지털 지원체계 구축계획은 그 방향을 보여준다.

김 본부장이 주목한 것은 단순한 첨단기술 도입이 아니다. 수돗물 생산비용은 늘어나는데 시민 부담은 최소화해야 하는 현실적인 과제를 기술로 해결하려는 접근이다. 누수와 시설 고장을 미리 예측하고 정수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 그 출발점이다.

지난 2월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 '상수iN'을 공개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공공기관이 현장 경험과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행정의 체질을 바꾸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기술혁신은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 협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 본부장은 지난 13일 베트남 호찌민 사이공수도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AI 기반 스마트 관망관리와 유해물질 탐지 센서 공동개발, 현장 실증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행정의 연속성이다. 부산시장이 교체됐지만 기존에 추진하던 AI 상수도 정책은 중단되지 않았다. 김 본부장은 국내에서 추진해 온 기술혁신을 호찌민과의 국제협력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정책이 정치 일정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현장에서 이어지는 것은 시민에게도 중요한 일이다. 행정의 전문성이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이번 협약을 곧바로 기술 수출 성과로 평가할 수는 없다. 공동개발과 실증, 사업화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그러나 부산의 물 관리 기술이 해외 도시와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혔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김병기 본부장의 진가는 협약서에 서명했다는 사실보다 그동안 추진해 온 AI 상수도 혁신을 다음 단계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시장은 임기가 있지만 행정의 기술과 경험에는 임기가 없어야 한다. 부산의 AI 상수도 기술이 세계시장으로 향하는 지금, 김 본부장의 다음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