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이어… 또 미국 비자 발급 거부당한 '민주당 의원'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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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 연이어 발생한 미국의 비자 거부 사태
국회 국방위원장인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위원회 차원의 미국 태평양사령부 방문을 추진하던 중 미국 비자 발급을 거부당했다. 진 의원은 지난 28일 이 같은 사실을 직접 밝혔다. 지난달 민주당 대표를 지낸 정청래 의원의 비자 발급 거부에 이어 진 의원까지 같은 일을 겪으면서, 한미 간 정보·통상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진 의원이 보도자료와 페이스북에 올린 설명에 따르면 국방위는 진 의원을 포함해 여야 간사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등 4명으로 방미단을 꾸렸다. 방미단은 다음 달 1일부터 5일까지 미국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태평양사령관, 태평양함대사령관, 태평양공군사령관, 태평양육군 부사령관, 태평양우주군 부사령관 등과의 면담 일정도 확정된 상태였다. 진 의원의 비자가 거부되면서 국방위 차원의 의정활동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진 의원이 12일 신청한 비자는 미국 영사 전자 신청 센터(CEAC) 조회 화면에 '거부(Refused)'로 표시됐다. 출국 예정일인 11월 1일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시점에 결과가 나왔다. 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방위원장에 대한 비자 거부가 국회의 위상을 무시하고 한미동맹의 근간인 상호 존중과 신뢰를 훼손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조치가 개인의 입국을 제한한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공식 의정활동을 가로막은 것이라고 했다. 19대 국회 국방위원으로 활동하며 2014년 3월 미국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한 전력이 있어 이번 처사를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진 의원은 미국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고 전향적 조치를 요구했다.
외교부는 같은 날 언론 공지를 내고 개별 비자의 신청·심사 결과는 미국 국내법과 절차에 따라 비공개 사항이며 관련 절차가 종결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의 원활한 공무 출장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지원을 요청했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심사 내용은 미국이 공개하지 않는 사안이어서 확인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비자 거부가 최종 결정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미국 측은 진 의원 측에 과거 재판 사항에 대한 판결문을 영어로 번역해 범죄경력회보서 등과 함께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비자 심사 중 추가 서류가 필요하면 일시적으로 '거절'로 처리했다가, 보완 서류를 심사한 뒤 발급하는 경우가 있다. 진 의원 측은 판결문을 번역해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요구된 판결문은 진 의원의 과거 이력과 관련이 있다. 진 의원은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 공익건조물 방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1995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됐다. 국보법 위반 판결문에는 미군 철수 등을 주장하는 '의병회'라는 조직을 만든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의원은 해당 사안이 민주화 운동으로 공인받았다는 입장이며, 과거에도 몇 차례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정 의원 사례는 지난달 먼저 나타났다. 정 의원은 지난달 11일부터 22일까지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미주반 국정감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출국 직전까지 미국 비자 발급 상태가 '검토 중(Under Review)'에 머물렀고, 결국 미국행을 포기했다. 정 의원은 미주 지역 재외공관 국정감사 참석이 무산됐다. 진 의원은 '거부', 정 의원은 '검토 중 지연'으로 처리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여당 주요 정치인에 대한 비자 문제가 잇따르자 최근 한국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미국의 불만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진보 진영 정치인만 콕 집어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것은 한미 관계에 대한 미국의 불만을 감정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일종의 길들이기라고도 말했다. 반면 외교부는 구체적 심사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미국이 정치적 의도로 거부했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