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근 동향 너무나도 심상치 않다…김포 코앞엔 '자주포', 김여정은 ‘여기’까지 내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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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포 노출부터 사이버 공격까지, 북한의 다층 도발 신호
북한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접경지와 평양, 사이버 공간에서 동시에 포착되고 있다. 김여정이 20일 군사분계선(MDL) 일대 요새화 현장을 직접 둘러본 데 이어 25일에는 김포 맞은편 해안에 자주포가 등장했다. 김정은은 사망설을 뒤로하고 군 행사와 깜짝 방중에 나섰고, 금융권에서는 북한 IP를 통한 접근 시도가 440만건 넘게 탐지됐다.

주일석 해병대사령관은 지난 2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서북도서 전방의 북한 4군단 지역에 여러 변화가 있다"며 "정보·감시·정찰(ISR) 장비를 보강하고 있고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4군단은 김포 애기봉에서 한강하구 너머로 보이는 북측 서부전선을 맡은 군단으로 알려져 있다. 황해도 일대 서해 NLL 이북이 관할 구역이며, 2010년 연평도를 포격한 포병부대도 이 군단 소속이었다. 군 당국이 올해 강화군 전방에서 포착한 북한 쪽 폭음은 약 900회로 전해졌다.
김포 1.5㎞ 앞 철책선에 선 자주포 3문
사령관 발언 닷새 뒤인 25일, 4군단 관할 해안에서 북한군 화력이 카메라에 잡혔다. 애기봉 전망대에서 1.5㎞ 떨어진 황해도 개풍군 해안 철책선 앞에 122㎜급으로 추정되는 자주포 3문이 남쪽을 향해 늘어선 것이다. 포를 두른 장갑에는 미국을 겨냥한 적대 구호가 적혀 있었다.
움직임은 이튿날에도 이어졌다. 26일에는 병사 10여 명이 포 주위에 모여 포신을 앞뒤로 움직이고 망원경으로 남측을 살피는 장면이, 28일에는 붉은 깃발을 흔드는 병사들 사이로 포를 정비하고 발사를 준비하는 훈련 모습이 각각 포착됐다.
군 당국은 새 무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합동참모본부는 27일 원래 보유하던 구형 포를 바깥에 드러낸 것이라며 김여정 담화 속 신형 무기체계로 볼 근거는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MDL 부근 북한군 작업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형 포라 해도 배치 방식은 통상적이지 않다. 포병은 적 눈에 띄는 순간 표적이 되기 때문에 산 뒤편 같은 지형 뒤에 숨겨 두는 것이 기본이다. 군은 해병대사령부와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중심으로 북한이 화력을 더 끌어오거나 사격 훈련에 나설 가능성까지 살피고 있다.
모습을 드러낸 122㎜ 자주포는 북한이 전방에 대량으로 깔아 둔 주력 화포로, 포탄이 닿는 거리는 15~24㎞ 정도다. 추가 배치가 이어진다면 후보로는 북한이 지난 5월 남쪽 국경에 들이겠다고 공언한 신형 155㎜ 곡사포가 꼽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거리 60㎞ 이상이라고 주장한 기종으로, 휴전선 부근에 놓이면 서울과 인천은 물론 경기 남부 일부까지 사정권에 들어올 수 있다.

자주포 등장 앞서 쏟아진 김여정의 경고
접경지 화력 노출에 앞서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의 경고가 잇따랐다. 김 부장은 19일 담화에서 우리 군이 8월 이후 MDL 침범을 이유로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이어 간다고 비난하며, '전술적 타격수단' 증강 배치와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튿날에는 박정천 국방성 고문 등 군 수뇌부와 함께 남부국경 요새화 공사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적대국과의 국경선을 영구화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공개했고, 북한은 21일 콘크리트 방벽과 철책, 감시초소가 담긴 공사 현장 사진을 처음 내놨다.
김 부장은 22일 담화에서 "국경이 요새화되면 조한(남북) 사이의 군사적 충돌 위험은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2024년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못 박은 뒤 MDL 일대에 철조망과 방호벽을 세우고 지뢰를 묻어 왔다.
국방부, 두 번째 회담 제의…북한은 묵묵부답
경고가 오가는 사이 국방부는 대화 카드를 꺼냈다. 23일 MDL 위치를 함께 확인하고 군 통신선 복원과 접경지 우발 충돌 방지책을 논의하자며 군사당국 회담을 북측에 공식 제안했다. 유엔군사령부가 참여하는 3자 형식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지난해 11월에 이은 두 번째 제의다.
최근 북한군 지뢰가 터져 우리 장병이 크게 다친 일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정전협정 당시 세운 MDL 표지판 1292개 가운데 지금 확인되는 것은 200개 남짓이어서 남북과 유엔사가 저마다 다른 기준선을 쓰고 있다. 북한은 제안에 아직 답하지 않았다.

사망설 지운 김정은, 시진핑 없는 단둥 당일치기
접경의 긴장과 별개로 김정은은 공개 행보로 건재를 드러냈다. 해외 SNS발 사망설이 번지던 가운데 22~23일 평양 제3차 중대장대회를 지도하며 "최강의 중대 육성으로 최강의 군대를 건설"하자고 주문했다. 국가정보원도 23일 국회 정보위에 사망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고했다.
이튿날인 24일에는 사전 예고 없이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중국 단둥을 하루 일정으로 다녀왔다. 집권 후 여섯 번째 방중이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지 않고 돌아온 것은 처음이다. 회담 상대는 중국 권력 서열 4위 왕후닝이었다.
방중 길목인 국경도시 신의주는 그사이 바짝 얼어붙었다. 20일부터 도시 미화와 야간 숙박검열이 이어졌고, 23~24일에는 다리 주변 주민들이 밭일조차 나가지 못했다. 최고지도자 행사 기간에 문제를 일으켜 추방된 사례까지 있어 현지에서는 "잘못 걸리면 인생 끝난다"는 말이 돈다.
미8군 사령관, 한반도 밖 투입 가능성 언급
한반도 안보 지형을 흔드는 변수는 동맹 쪽에서도 나왔다. 조지프 힐버트 미8군 사령관은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서면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이 한반도 위협에만 "근시안적으로 집중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명령이 내려오면 한반도 바깥 임무에도 나설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취지다. 대북 억제는 한국에 맡기고 미군은 대만해협 등 역내 분쟁에 대응하게 하려는 트럼프 행정부 구상과 맞물린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스타벅스 창밖 北 자주포' 사진은 AI 합성
접경지 긴장은 온라인에서 가짜 사진으로 번지기도 했다. 최근 SNS에 퍼진 '애기봉 스타벅스 창밖 북한 자주포' 사진은 언론이 촬영한 보도사진에 매장 내부 모습을 합친 것으로 드러났고, AI 생성 이미지 표식인 SynthID도 검출됐다. 매장은 해발 154m 애기봉 정상 부근에 있어 해안가를 보려면 건물 밖 전망대로 나가야 하며, 전망대에서도 맨눈으로는 자주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사이버 공간에선 북한 IP 접근 440만건
위협 신호는 사이버 공간에서도 잡혔다. 싱가포르 보안업체 사이퍼마는 한국어를 쓰는 조직이 PHP 보안 결함을 노려 각국 정부와 금융기관 공격을 모의한 정황을 공개하고 북한 해커 조직 '라자루스' 연루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스스로 매긴 분석 신뢰도는 '중간'이다.
금융당국은 21일 새벽부터 북한 할당 IP로 금융회사 전산망의 빈틈을 탐색한 시도를 440만건 넘게 잡아냈다. 28일 하루에만 대신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빗썸의 해킹 피해가 잇따라 확인됐고, 대신증권에서는 고객 3만8490명의 정보가 빠져나갔다. 당국은 IP 우회 가능성이 있어 북한 소행으로 결론 내리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