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소는 비공개… 故 최불암, 마지막 인사 '이곳'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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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아버지 하늘로… 11월 2일 여의도성당서 장례미사 진행

반세기 넘게 ‘국민 아버지’로 시청자들의 희로애락을 보듬었던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향년 87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30일 사단법인 제로캠프와 방송가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29일 오후 10시께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뒀다.

3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배우 최불암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 뉴스1
3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배우 최불암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 뉴스1

현재 고인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빈소 내부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고인을 보내고자 하는 유족의 요청에 따라 취재진을 비롯한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비공개로 운영 중이다.

장례 첫날부터 문화예술계 및 각계각층 동료 선후배들의 조문 행렬이 조용히 이어지는 가운데 빈소 외부 안내 스크린에는 생전 대중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네던 고인 특유의 인자하고 환한 미소가 담긴 영정 사진만 비춰져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과 먹먹함을 더하고 있다.

고인의 발인은 다음 달 2일 오전 7시에 엄수된다. 발인 직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으로 이동해 대중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한다.

장례 미사를 마친 뒤 고인은 경기도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에 마련된 장지에 안치돼 영원한 안식에 들어간다.

이번 장례는 고인이 평생에 걸쳐 실천해 온 소외된 어린이를 향한 헌신과 봉사의 뜻을 기려 특별히 ‘초록우산어린이장’으로 치러진다.

고인은 생전 오랜 기간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 등을 맡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들을 돕는 나눔 활동에 앞장서 왔다. 이에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장례 절차 전반을 총괄한다.

또한 고인과 생전 깊은 인연을 맺었던 이수성·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이 장례위원으로 대거 동참해 한평생 나눔을 몸소 실천한 고인의 숭고한 정신과 넋을 함께 기린다.

배우 최불암이 지난 29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거행된다.  / 뉴스1
배우 최불암이 지난 29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거행된다. / 뉴스1

1939년 인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이후 급격한 거동 불편을 겪으며 오랜 시간 재활 치료에 매진해 왔다. 건강을 온전히 회복하기 위해 2011년부터 무려 14년간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던 KBS 1TV 대표 교양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 진행 마이크도 고심 끝에 내려놓았다.

이후 통원과 입원을 병행하며 꾸준히 재활에 힘썼으나 최근 환절기에 접어들면서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고인은 1959년 연극 ‘햄릿’ 무대를 통해 연기 인생의 첫발을 내디딘 이래 무려 67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연극 무대와 안방극장, 스크린을 넘나들며 한국 대중문화의 산증인이자 거목으로 활약했다.

특히 1970~80년대를 풍미한 MBC 레전드 수사 드라마 ‘수사반장’에서 주인공 박영한 반장 역을 맡아 단순한 형사를 넘어 정의감과 인간미를 겸비한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벽히 구축해 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어 1980~2002년 22년간 방송된 국내 최장수 드라마 MBC ‘전원일기’에서는 농촌 마을의 정신적 지주인 ‘김 회장’으로 분해 한국 가부장의 엄격함 뒤에 숨은 푸근함과 깊은 모성·부성애를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특유의 털털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던 ‘파~’ 하고 터져 나오는 소탈한 웃음과 온화한 눈빛은 전 세대 시청자들의 가슴속에 대체 불가능한 ‘우리들의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각인되는 계기가 됐다.

2011년부터 이끌어 온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을 통해서는 전국 산간벽지와 어촌, 골목길을 직접 발로 누비며 흙 묻은 밥상에 얽힌 서민들의 애환과 생애사를 따뜻한 시선으로 포용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소박한 음식을 진중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전달하며 대중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휴먼 다큐멘터리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생을 대중과 호흡하며 인간적인 온기와 위로를 건네왔던 고 최불암의 타계 소식에 방송 문화계는 물론 그가 남긴 발자취를 기억하는 전국의 수많은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빈소에는 고인을 기리는 추모 화환과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유족과 장례위원회는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