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여자가 예쁘고 과감하게 입으면 어떤 생각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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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못생겨서 아무도 안 보니까 과감하게 입어요"
"못생긴 사람이 예쁜 옷, 붙는 옷, 노출 있는 옷 입은 걸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알려줄 사람?“
스스로 외모가 못생겼다고 밝힌 직장인이 이런 질문을 던진 글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내가 얼굴이 되게 못생겼다"며 "그래서 이성이 찝쩍거리는 일을 전혀 겪지 않는다. 모르는 사람이 다가오지도 않는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예쁜 옷을 좋아한다. 그가 밝힌 논리는 이렇다. "나는 못생겼으니까 뭘 입어도 아무도 큰 관심이 없다. 그러니 입고 싶은 걸 아무거나 부담 없이 입어도 된다." 이런 생각으로 과감한 옷도 즐겨 입는다는 것이다.
A씨는 평범하거나 예쁜 여성들이 오히려 수수하게 다닌다고 봤다. 꾸민 모습 때문에 주목받는 걸 부담스러워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나는 주목도 안 받고 부담도 없다"며 "코멘트를 받아 봤자 '오늘 옷 예쁘다' 정도인데 옷이 예쁜 건 맞으니까 말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못생겼는데 옷을 예쁘게 입으면 속으로 안 좋게 보거나 혐오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A씨의 고민은 외모에 유독 민감한 한국 사회의 단면이기도 하다. 미국 매체 인사이더 몽키가 국제미용성형외과학회(ISAPS)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인구 1000명당 성형수술 건수가 8.9건으로 세계 1위였다. 아르헨티나(8.81건)와 브라질(7.62건)이 뒤를 이었다. 미국은 5.91건이었다.
외모를 중시하는 인식도 강하다. 한국갤럽이 2020년 실시한 조사에서 성인 10명 중 9명은 인생에서 외모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취업이나 결혼을 위해 성형수술을 할 수도 있다는 응답도 10명 중 7명꼴이었다.
누리꾼 반응은 엇갈렸다. 다수는 A씨의 생각이 맞는다고 했다. LS전선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남의 시선 신경 쓰지 말고 입고 싶은 거 입으라"라고 했다. 대우건설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네가 만족하면 그걸로 된 것"이라며 "남들은 기억도 못 하고 관심도 없다"고 했다. 현대오토에버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그냥 슥 보고 1분 안에 기억에서 지워진다"고 했다. 한 의사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한테 관심이 없다. 각자 인생 살기 바쁘다"며 “'붙는 옷 입었구나' 하고 내 할 일 할 것”이라고 했다. KB국민은행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오히려 안 꾸미고 다니면 좀 꾸미고 다니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심리학 연구를 근거로 든 댓글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사람들은 생각보다 타인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실제 심리학 연구 결과도 그렇다"고 했다. 토머스 길로비치 미국 코넬대 교수 연구팀이 2000년 발표한 실험이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대학생들에게 가수 배리 매닐로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그려진 민망한 티셔츠를 입혀 다른 학생들이 있는 방에 들여보냈다. 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은 자신의 옷을 알아챈 사람 수를 실제보다 두 배가량 많게 짐작했다. 남들이 자신을 지켜본다고 과하게 믿는 이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스포트라이트 효과'라고 부른다.
꾸밈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다. 전직 공무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못생겼는데 잘 꾸미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며 "획일화된 미가 아니라 유니크한 미"라고 했다. 한 치과의사는 "옷에 힘을 쓸 정도로 에너지가 있구나 싶어 부럽다"고 했다. 두산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보통 '왜 저래' 하는 경우는 자기가 예쁜 줄 알고 있을 때 발생하는 참사"라며 "못생김을 옷이 보완하도록 입게 돼 있으니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플로우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몸매와 외모에 자존감이 낮아 그런 옷을 입고 싶어도 못 입는다"며 "외모가 어떻든 자신감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했다.
쓴소리도 적지 않았다. 공무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오히려 '관심받고 싶은가 보다' 생각할 것 같다"고 했다. 삼성의료원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남자로 바꿔서 생각해보라. 얼굴이랑 뼈 구조가 못생겼는데 민소매를 입고 다니면 '관종이다', '나댄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고 했다. 이어 "향수도 잘생기고 예쁘면 특이한 걸 뿌려도 개성 같은데 못생기면 무난한 걸 뿌려야 반감이 적다"고 했다. 다만 이 누리꾼도 "내 옷 내가 입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하면 그 말도 맞는다"고 덧붙였다.
노출을 두고는 의견이 갈렸다. 한 누리꾼은 "예쁜 옷을 입는 건 상관없는데 붙는 옷, 노출 있는 옷은 입지 마라"라며 "외모를 떠나 날라리처럼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많이 못생긴 사람이 과감한 옷을 입으면 나쁜 의미로 기억에 남긴 한다"고 했다.
회사 동료 이야기를 꺼낸 누리꾼도 있었다. 이 누리꾼은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이나 옆이 트인 치마를 입고 오는 동료가 있다고 했다. 그는 "본인한테 어울리지도 않고 옷이 예쁘단 생각도 안 든다"며 "한두 번이면 오늘 어디 가나 보다 하겠는데 빈도가 잦을수록 인식이 더 안 좋아지는 느낌이 든다"라고 했다.
A씨는 댓글마다 답을 달며 의견을 받아들였다. 관종으로 볼 수도 있다는 지적에는 "관종으로 볼 수도 있구나. 알겠다"고 했다. 현대자동차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못생긴 것보다 몸매 관리는 안 하면서 짧은 걸 입고 다니면 시선이 안 간다"고 하자 "몸매 관리 열심히 할게"라고 답했다. 사진을 보여 달라는 요청에는 "사진 달라는 사람이 꼭 한 명은 있더라. 사진 맡겨 놨느냐"고 말하며 웃어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