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면 약국부터 가요”... 'K-약국 쇼핑'서 주목받는 종근당 약국용 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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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약국 결제액 2년 새 10배… K-뷰티 새 무대는 '약국'
면세점 쇼핑백 대신 약국 봉투를 든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서울 명동과 홍대 거리의 약국 앞에는 휴대전화 화면 속 제품 사진을 약사에게 내미는 외국인들이 적지 않다. 이들이 찾는 건 감기약이나 소화제 같은 상비약이 아니다. 피부 재생 크림과 여드름 치료제, 영양제가 장바구니를 채운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외국인 전용 선불카드 '와우패스'를 운영하는 오렌지스퀘어가 최근 3년간 상반기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 관광객의 약국 결제액은 2년 새 약 10배로 늘었다. 결제 건수도 약 5배가 됐다. 올해 상반기 약국 결제의 약 80%는 명동과 홍대, 강남, 성수에서 이뤄졌다. 명동 한 곳의 비중만 40%를 넘었다.
와우패스 앱에 달린 약 40만 건의 장소 리뷰를 분석해 보니 약국을 찾은 외국인의 72%는 미용이나 영양제 쇼핑이 목적이었다. 치료 목적은 28%에 그쳤다. 품목별로는 재생크림 등 피부 관리용 크림류가 가장 많이 팔렸다. 여드름·트러블 케어 제품과 영양제·건강기능식품이 뒤를 이었다.
일본 골든위크와 중국 노동절 연휴가 겹친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6일까지 외국인의 약국 선불카드 결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늘었다. 건당 평균 결제액은 4만7000원이었다. 약국 쇼핑은 서울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 기간 부산에서 선불카드로 결제한 외국인 가운데 38%는 서울에서 결제한 기록이 없었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지난달 외국인 관광객의 의료 관련 지출 가운데 약국이 차지한 금액은 318억원이었다. 비중은 13.88%로 지난해 12월 약 8.3%에서 5%포인트 넘게 높아졌다.
SNS와 해외 여행 커뮤니티를 타고 한국 약국에서 파는 의약품과 더마 스킨케어 제품 정보가 퍼진 영향이다. K-뷰티에 대한 관심이 화장품 매장과 면세점을 넘어 약국으로 번진 셈이다.
이런 흐름은 정부 관광 채널에도 반영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달 공식 외국어 관광정보 포털 ‘VISITKOREA’에 '한국 여행 필수 코스: K-약국 쇼핑(A Must for Your Korea Trip: K-Pharmacy Shopping)'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약국에서 살 만한 제품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VISITKOREA는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외국인 대상 공식 관광정보 사이트다.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간체·번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으로 관광지와 음식, 축제, 교통 정보를 제공한다. 한국 여행을 준비하는 외국인이 처음 접하는 공식 안내 창구 가운데 하나다. 사이트에는 의료·웰니스 관광을 따로 묶은 ‘Medical & Wellness Korea’ 메뉴가 있다. 메인 화면에는 ‘Discover K-Pharmacy’라는 배너도 걸려 있다. 이곳에 약국 쇼핑이 독립된 여행 주제로 실렸다는 건 약국이 관광 코스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칼럼은 '약국 스킨케어 쇼핑(Pharmacy Skincare Shopping)'을 한국의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조명했다. 최근 방한 외국인 사이에서 피부 장벽 관리와 더마 스킨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도 짚었다. 그러면서 여행 중 피부 자극이나 손상으로 고민하는 관광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제품으로 종근당의 '더마그램 피디알엔 크림(Dermagram PDRN Cream)'을 소개했다. 종근당은 이 같은 사실을 27일 밝혔다.

이 제품의 주성분은 최근 K-뷰티 시장에서 자주 등장하는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이다. PDRN은 연어 정소에서 추출한 DNA 성분으로 인체 DNA와 구조가 비슷하다. 원래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돕는 의료용 성분으로 쓰였다. 최근에는 피부 재생과 진정을 내세운 스킨케어 제품으로 쓰임새가 넓어졌다.
다만 시중에 나온 PDRN 제품이 모두 같은 범주는 아니다. 상당수 PDRN 스킨케어 제품은 화장품으로 분류된다. 더마그램 피디알엔 크림은 일반의약품이다. 일반의약품은 약사법에 따라 약국에서만 살 수 있다. 이 제품의 효능·효과는 피부와 결합조직의 영양 부족으로 상처나 궤양이 생기기 쉬운 부위에 영양을 공급해 손상된 피부의 재생을 돕는 것이다. 종근당은 특허받은 정제 공정으로 PDRN을 저분자·고순도 형태로 만들어 피부 흡수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약국에서 찾는 제품은 이뿐만이 아니다. 파마리서치의 피부재생 크림 '리쥬비넥스'와 동아제약의 여드름 치료제 '애크논 크림', '노스카나 겔' 등도 해외 SNS에서 한국 약국 쇼핑 목록으로 자주 거론된다. 파마리서치메디케어가 지난해 말 내놓은 약국 전용 앰플 '리쥬비에스'는 출시 4개월 만에 판매량이 약 120% 늘었다. 피부과 시술을 받으러 한국을 찾았다가 시술 뒤 관리용 크림을 사 가는 경우도 많다.
의약품인 만큼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PDRN 성분도 일부 사용자에게는 자극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피부 상태에 따라 효과에 차이가 있어 사용 전 약사의 복약 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외국인 손님이 늘면서 통역 인력을 두는 약국도 생겨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이번 한국관광공사의 추천 제품 소개는 K-뷰티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화장품을 넘어 국내 제약사의 기술력이 집약된 일반의약품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