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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29% 폭락…반도체업종 지수 7%↓... SK하이닉스 ADR도 8% 가까이 급락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미국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인텔 주가가 30% 가까이 폭락하는 등 반도체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8% 가까이 떨어졌다. 국내 증시 마감 이후 나온 하락이어서 다음 거래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3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72.25포인트(1.09%) 내린 51770.3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40.32포인트(1.82%) 하락한 7580.07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747.73포인트(2.86%) 내린 25437.0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3.46% 떨어졌다. 나스닥은 장중 3.3% 가까이 밀리기도 했다.
반도체주 낙폭이 특히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20% 하락했다. 지난 6월 23일 이후 최대 일일 하락 폭이다. 엔비디아는 4.22%, AMD는 10.88% 내렸다. SK하이닉스 ADR은 7.95% 떨어졌다.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웨스턴디지털 등 메모리 관련주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고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IBT)는 전했다.
하락을 이끈 건 인텔이었다. 인텔 주가는 28.58% 폭락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1974년 7월 이후 최악의 하루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1400억달러 이상이 사라졌다. CNBC는 미국 정부가 보유한 인텔 지분 가치도 약 120억달러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4분기 매출 전망치로 150억~160억달러를 제시했다. 시장 예상치인 약 170억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도 0.25달러로 예상치 0.43달러를 밑돌았다. 인텔은 올해 PC 출하량이 약 12% 줄고 내년에도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은 메모리 공급과 가격이 정상화될 때까지 PC 시장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PC 수요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스라엘 공장 사고로 4분기 매출이 약 3억달러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도 내놨다.
3분기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0.52달러였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73억달러를 기록했다. 인텔 주가는 올해 초부터 6월 22일 사상 최고가까지 4배 가까이 뛰었다. 이날 폭락에도 올해 상승률은 80%를 웃돈다.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전망을 두고 "한마디로 끔찍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텔 목표주가를 110달러에서 75달러로 내렸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텔을 재건하는 것은 여러 해에 걸친 여정이 될 것"이라며 "이를 이뤄내기 위해 확고히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의 실적도 시장을 흔들었다. 알파벳의 3분기 매출은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AI 인프라 투자 부담으로 잉여현금흐름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알파벳 주가는 29일 하루에만 12% 넘게 떨어졌다. IBT는 이날 알파벳 시가총액 5000억달러 가까이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아마존의 실적과 전망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도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내년 투자를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IBT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12개월 동안 424억달러의 잉여현금 유출을 기록했다.
빅테크의 막대한 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셈이다. 에쿼티 아머 인베스트먼트의 조 티게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이 AI 관련 투자에서 막연한 '희망과 꿈'의 단계를 지나, 이제는 구체적인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쇼 미'(show me) 단계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주는 이미 한 차례 충격을 받았다. 알파벳 실적 발표 여파로 한국시각으로 30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206.92포인트(3.48%) 내린 5730.74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5599.42까지 밀리며 5%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은 3.83% 내린 724.38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25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3.02% 내린 22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7.08% 급락했다. SK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한 SK스퀘어도 5.88% 떨어졌다. 이후 열린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7% 넘게 추가로 떨어지면서 SK하이닉스 ADR도 크게 밀렸다. 국내 증시의 다음 거래일은 다음달 2일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미국 나스닥에 ADR을 상장했다. 당시 주당 149달러에 약 265억달러를 조달했다. 상장 며칠 뒤 서울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하루 15%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IBT에 따르면 SK하이닉스 ADR은 52주 최고가인 199.87달러를 크게 밑돌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약 12%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104조6000억원으로 6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그러나 주당순이익이 월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고평가 우려가 제기됐다. IBT는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생산라인 장비 발주를 미뤘다는 보도와 중국 업체와의 경쟁, 2029년부터 공급 과잉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