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가구 배정했는데 당첨자 단 1명"…올해 특별공급에서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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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리스트 위한 청약이 텅 빈다, 당첨률 25% 미만의 현실
로또 아파트도 미달 기록, 우수선수 특별공급 제도의 한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선수들에게 아파트 청약 기회를 제공하는 '우수선수 특별공급'의 실제 당첨률이 25%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년간 특별공급 물량이 배정된 아파트 사업의 절반에서는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분양가보다 시세가 11억원가량 오른 서울의 인기 아파트에서도 배정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대식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10월 6일까지 전국 94개 아파트 사업에 우수선수 특별공급 물량 420가구가 배정됐다.
그러나 실제 당첨자는 104명으로 전체 배정 물량의 24.8%에 그쳤다. 배정된 물량 4가구 가운데 실제 당첨으로 이어진 것은 1가구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신청자가 아예 없었던 사업도 상당수였다. 전체 94개 사업 가운데 47곳에서는 청약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었으며, 당첨자가 발생하지 않은 사업은 51곳에 달했다.

420가구 배정했지만 당첨자는 104명…올해는 단 1명
우수선수 특별공급은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일반 청약과 별도로 일정 물량을 배정해 자격을 갖춘 선수들에게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6년간 운영 실적을 보면 실제 활용률은 낮았다.
2020년부터 올해 10월 6일까지 배정된 물량은 총 420가구였지만, 당첨자는 104명에 불과했다.
전체 배정 물량에서 당첨자를 제외한 규모는 316가구다. 이는 당초 우수선수 특별공급으로 배정됐으나 해당 유형에서 당첨으로 연결되지 않은 물량을 뜻한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신청자가 전혀 없었던 곳이 47곳으로 전체의 정확히 절반이었다.
당첨자가 없었던 사업은 51곳으로 54.3%를 차지했다. 절반이 넘는 아파트 사업에서 우수선수 특별공급 당첨자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
올해 실적은 더욱 저조했다.
올해 우수선수 특별공급으로 배정된 물량은 46가구였지만 실제 당첨자는 1명에 그쳤다.
당첨자 수를 배정 물량과 비교하면 약 2.2%에 불과하다.
국제대회 메달리스트에게 주거 지원 기회를 제공한다는 제도 도입 목적과 달리 실제 청약에 참여해 당첨되는 선수는 극히 적은 상황이다.

분양가보다 11억원 오른 올림픽파크포레온도 미달
우수선수 특별공급의 낮은 활용률은 상대적으로 청약 수요가 높은 아파트에서도 확인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이다.
2022년 분양 당시 올림픽파크포레온에는 우수선수 특별공급 물량 10가구가 배정됐다.
그러나 신청자는 7명에 그쳐 배정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실제 청약에 참여해 당첨된 선수는 5명이었다.
서울의 대규모 신축 아파트에서도 우수선수 특별공급 물량의 절반만 당첨으로 이어진 것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분양 이후 아파트 가격이 크게 상승한 단지다.
전용면적 39㎡의 당시 분양가는 6억7000만~7억1000만원대였다.
올해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18억원대에 거래되면서 분양가와 비교한 가격 차이가 약 11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가격 차이 때문에 이른바 '로또 아파트'로 불릴 만한 단지에서도 우수선수 특별공급은 미달을 기록했다.
인천의 제일풍경채 검단Ⅰ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이 단지에는 우수선수 특별공급 물량 10가구가 배정됐지만, 대한체육회에 추천을 신청한 선수는 9명뿐이었다.
청약 수요가 있는 단지에 특별공급 물량을 배정하더라도 실제 신청 자격을 갖추고 분양을 희망하는 선수가 충분하지 않으면 미달이 발생하는 구조다.

메달만 있다고 청약 가능한 건 아냐…무주택·자금 조건 충족해야
우수선수 특별공급의 신청자가 적은 이유는 제도상 자격요건과 실제 주택 구매 여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했다는 사실만으로 특별공급 아파트에 당첨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당 선수는 특별공급 대상자로 추천받을 수 있는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무주택 등 관련 청약 자격도 갖춰야 한다.
이미 주택을 보유한 선수라면 특별공급을 이용할 수 있는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또한 특별공급은 아파트를 무료로 제공하는 제도가 아니다.
당첨자는 일반적인 주택 분양과 마찬가지로 분양대금을 마련해야 한다.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등 실제 주택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라도 분양대금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청약에 참여하기 힘들 수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분양가가 높은 아파트에서는 이러한 자금 부담이 더욱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거주지역도 중요한 조건이다.
선수 본인이 실제로 거주하려는 지역과 특별공급 물량이 배정된 아파트의 위치가 맞아야 청약할 이유가 생긴다.
훈련 장소나 소속팀의 위치, 가족의 생활권 등을 고려할 때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기 어려운 선수도 있을 수 있다.
결국 국제대회 입상 실적과 무주택 요건, 주택 구매 자금, 희망 거주지역이 모두 맞아야 특별공급을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대상자가 제한적인 제도인 만큼 일정 물량을 배정하더라도 실제 신청자가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신청자 수요 파악 없이 물량 배정…제도 실효성 논란
우수선수 특별공급을 둘러싼 쟁점은 실제 수요를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해 물량을 배정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특별공급은 특정 요건을 충족하는 대상자에게 일반 청약과 구분된 주택 공급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따라서 제도가 실질적인 주거 지원으로 이어지려면 공급 대상자의 수와 주택 구매 의사,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수선수 특별공급은 실제 청약을 희망하는 선수들의 수요가 충분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별 물량이 배정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94개 사업 가운데 47곳에서 신청자가 전혀 없었다는 사실은 배정 물량과 실제 수요 사이의 차이를 보여준다.
당첨자가 한 명도 없었던 사업이 51곳에 달했다는 점도 같은 문제를 드러낸다.
반면 특별공급 대상에 해당하는 선수들 가운데 실제 주거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위치와 가격의 주택이 공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단지별로 물량을 배정하는 방식이 선수 개개인의 주거 수요와 맞지 않으면 특별공급 기회가 있어도 이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우수선수 특별공급이 과도한 혜택인지에 대한 논쟁과 별개로, 현재 제도가 실제 지원 대상자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토부 5년간 폐지·축소 검토 없어…장관 "보완 검토"
이처럼 특별공급 활용률이 낮았지만 국토교통부는 최근 5년간 제도의 폐지나 축소, 자격요건 강화 등을 별도로 검토한 실적이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강대식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에 따르면 우수선수 특별공급 제도의 운영 방식에 대한 관련 검토 실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달 23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제도 개선 가능성이 언급됐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우수선수 특별공급과 관련해 "제도적으로 보완할 사항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도 운영 실태를 살펴보고 필요한 개선 사항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대식 의원은 우수선수 특별공급의 필요성과 실효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우수선수 특별공급의 필요성과 실효성을 전면 재검토하고, 주거 지원이 필요한 선수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6년간 우수선수 특별공급으로 배정된 420가구 가운데 실제 당첨자가 나온 물량은 104가구였다. 올해는 46가구를 배정하고도 당첨자가 1명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