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한 번 안 갔는데"…13년 모은 5억, 주식에 넣었다가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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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모은 5억, 주식 투자로 3억 손실…결혼자금 계획 무너지다
결혼자금을 주식에 올인한 직장인, 60% 손실의 대가
13년 동안 해외여행 한 번 가지 않고 모은 결혼자금 5억 4000만 원을 주식에 투자했다가 3억 원 넘는 손실을 본 직장인의 사연이 알려졌다.

내년 상반기 결혼을 앞두고 주택 마련과 결혼식, 향후 자녀 계획까지 세워뒀지만 투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당초 계획을 사실상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남은 자산으로 결혼 준비와 부모 생활비까지 감당해야 하는 데다 부동산 계약마저 무산되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주식으로 마이너스 -60% 3억 손실'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자신의 증권계좌 잔고 화면을 공개하며 13년간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모은 재산 대부분을 주식 투자로 잃었다고 밝혔다.
공개된 계좌 내역을 보면 투자상품 매입금액은 약 5억 3970만 원, 평가금액은 약 2억 1141만 원이다. 평가손실은 3억 2829만 원으로, 수익률은 -60.83%를 기록했다. 계좌 총자산은 약 2억 1205만 원으로 나타났다. 투자에 투입한 금액 가운데 3억원 이상이 평가손실로 잡힌 상태다.
작성자는 당초 해당 자금을 결혼을 위한 목돈으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결혼자금을 주식에 투자하면서 결혼식 비용과 신혼집 마련, 이후 자녀 계획까지 차례로 준비했다는 것이다.
그는 "결혼자금으로 올 초에 넣어두고 결혼식, 집, 이후에 아기까지 준비를 차곡차곡 해뒀다"며 "이게 내가 13년 동안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모은 전 재산"이라고 적었다

돈을 모으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야간근무까지 하며 소득을 늘렸고, 일상적인 소비도 최대한 줄였다. 주변에서 흔히 즐기는 해외여행이나 명품 구매도 포기한 채 장기간 저축을 이어갔다.
작성자는 "야간 근무도 하고 해외여행 한 번 안 가고, 다들 산다는 명품백 없이 모은 5억 4000만 원이 저렇게 공중으로 날아가니 허망하다"고 토로했다. 오랜 기간 소비를 줄이며 쌓아온 자산이 단기간의 주식 투자로 크게 줄어들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투자 손실은 결혼 준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내년 상반기 결혼을 예정하고 있지만 당초 계획했던 주택 마련은 포기했다. 결혼식과 신혼집, 향후 가족을 꾸리는 과정까지 고려해 자금을 배분해뒀지만 투자 손실 이후에는 주거 계획부터 다시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작성자는 "내년 상반기 결혼인데 모든 게 불투명하다"며 "우선 집은 포기했다"고 밝혔다.
남은 자산도 모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아니다. 작성자에 따르면 계좌에 남은 약 2억 1000만 원 가운데 개인연금 3000만 원은 묶여 있다.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은 약 1억 8000만 원 수준이다. 여기에 결혼식 준비와 부모 생활비 부담도 남아 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 역시 3800만 원이라고 설명했다.
주식 투자 손실로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든 데다 기존 대출 부담까지 겹치면서 자금 운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결혼을 앞두고 예정된 지출이 남아 있어 보유 자산만으로 모든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에는 주식 손실을 확정하지 못해 부동산 계약까지 무산됐다. 주택 계약을 진행해야 했지만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매도하지 못하면서 가계약금을 잃었다는 설명이다.
작성자는 "어제는 부동산 계약일인데 손실 난 주식에서 도저히 매도를 못 해 가계약금을 날렸다"고 전했다. 주식을 매도하면 손실을 확정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매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예정했던 부동산 계약도 진행하지 못했다.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때마다 계좌 평가금액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주식을 정리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손실을 확정하지 않은 채 반등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미 손실 규모가 커진 만큼 원금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도 드러냈다.
그는 "아침에 눈을 뜨면 몇천만원이 날아가 있고, 지금은 빼고 싶어도 못 빼겠다"며 "버티면 오른다는데 이 정도 손실이면 복구는 안 될 것 같다"고 적었다. 게시글에는 "매일매일 살고 싶지 않다"는 표현도 담겼다. 투자 손실이 단순히 금융자산 감소에 그치지 않고 일상과 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위로와 함께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일부는 "다들 비슷한 상황이다. 잘 극복하길 바란다"며 작성자를 격려했다. 장기간 모은 돈을 잃은 상황에 공감하며 무리하지 말고 상황을 정리하라는 반응도 나왔다.
반면 투자 손실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매도 원칙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마이너스가 15%를 넘어가면 칼같이 전체든 일부든 손절매해야 만회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며 손실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다른 이용자들은 투자 경험과 위험 관리가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결혼자금처럼 사용 목적이 정해진 돈을 주식에 투자한 판단이 적절했는지 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