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응자료인가?, 정치인 사찰자료인가?”…박선원, 방첩사 정보위원 문건 공개

Google 검색에서
선호 출처로 추가

선호 출처로 추가하면 Google 주요 뉴스에 위키트리 기사가 더 자주 표시됩니다.

2024년 정보위원 12명 신상·발언·자료요구 내역 정리…야당 의원 4명에만 ‘○’ 표시
박 의원 “회의·보고·활용까지 조사해야”…방첩사 측 설명은 확인되지 않아

기사 관련 사진(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    ) / 뉴스1
기사 관련 사진(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 ) / 뉴스1

[세종·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재임 당시 방첩사령부가 작성한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 관련 문건을 공개하고, 작성 경위와 활용 과정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이 문건을 "국회의원에 대한 조직적 정치사찰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문건에는 박 의원 본인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정보위원회 위원별 관심 현안'이라는 제목의 이 문건은 2024년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 12명을 대상으로 한다. 의원별로 출생지, 학력, 경력, 병역사항 등 신상정보와 정보기관을 비판한 발언, 대북정책 관련 입장, 계엄 의혹 제기 여부, 실제 자료요구 내역 등이 정리돼 있다. 문건의 진위와 작성 경위는 이번 자료만으로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박 의원실은 문건 구성에 주목했다. 박선원·박지원·이인영·박찬대 의원 등 당시 야당 의원 4명에게만 ‘○’ 표시가 돼 있고 당시 여당 의원 5명에게는 표시가 없다는 것이다. 박 의원실은 표시 기준이 문건에 설명돼 있지 않다며, 방첩사가 의원들을 우호·비우호 등으로 분류하려 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이 표시가 비판 발언 여부를 뜻하는지, 단순한 언급 여부를 뜻하는지는 문건에서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박선원 의원실이 공개한 방첩사 문건 일부 / 박선원 의원실 제공
박선원 의원실이 공개한 방첩사 문건 일부 / 박선원 의원실 제공

문건에는 박지원 의원이 2018년 기무사 계엄령 문건을 비판한 발언, 이인영 의원이 방첩사의 민간인 사찰 부활을 우려한 발언, 박찬대 의원이 2017년 기무사의 감청 권한을 비판한 발언이 담겼다. 박선원 의원에 대해서는 12·3 비상계엄 이전 여인형 당시 사령관 등의 계엄 모의 가능성을 제기한 발언과, 김민석·김병주·추미애 의원 등이 의혹을 제기한 과정, 민주당 지도부의 정보 공유 여부에 관한 한 방송 보도까지 정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 의원은 "국회 업무보고를 준비한다면서 정작 정보사 기밀유출이나 방첩사의 보안 실패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기보다, 누가 방첩사를 비판했고 누가 계엄 의혹을 제기했는지, 어떤 의원이 어떤 대북정책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를 정리했다"며 "도대체 이것이 국회 대응자료인가, 정치인 사찰자료인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문건 자체보다 활용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 문건을 펼쳐놓고 어떤 회의를 했느냐는 것"이라며 "의원별로 누가 정부에 비판적인지, 누가 방첩사를 문제 삼는지, 누가 계엄 의혹을 제기했는지 논의한 것은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어 "실제로 그러한 논의가 있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엄 준비 의혹을 제기한 정치인의 발언을 방첩사가 수집했고 이후 같은 조직에서 정치인 체포 지시가 내려졌다는 점에서 "두 사안 사이에 실제 연관성이 있었는지도 수사와 자료 검증을 통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박 의원의 문제 제기이며, 두 사안의 연관성은 자료에서 입증되지 않았다.

박 의원실은 문건 내용에 오류가 있다고도 짚었다. 박선원 의원의 병역이 '육군 상병 전역'으로, 박지원 의원의 출생지가 전남 진도가 아닌 나주로 기재됐다는 것이다. 박 의원실은 실무자의 복사·편집 오류일 수도 있고 방첩사가 별도로 관리한 인물정보 원자료에 오류가 있었을 수도 있다며, 후자라면 정치인 대상 별도 자료철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추정이다.

박 의원은 조사 대상으로 ▲문건 작성 지시자와 작성 시점 ▲원자료 확보 경위 ▲배포 대상 ▲관련 회의 개최 여부와 참석자 ▲회의록과 보고자료 ▲여 전 사령관의 보고·결재 여부 ▲계엄 관련 업무와의 연계 여부를 꼽았다. 박 의원은 "군 정보기관은 국회의 감시와 통제를 받는 기관이지, 국회의원을 감시하고 정치적 성향을 분류하는 기관이 아니다"라면서도 "공개된 발언을 모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정보수집이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 전 사령관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는 지난 9월 21일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특검은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항소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