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재명 대통령 SNS에 방금 뜬 글

Google 검색에서
선호 출처로 추가

선호 출처로 추가하면 Google 주요 뉴스에 위키트리 기사가 더 자주 표시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엑스에 올린 글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예산 지출 구조조정과 관련해 국민에게 직접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 대통령은 3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국민여러분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게시물에는 한 누리꾼이 작성한 '107조 원의 대수술, 대한민국 예산의 판을 뒤집는다'는 글이 함께 첨부됐다.

이 대통령은 글에서 "국가 예산이 투입되던 2,100여 개 사업 폐지, 6,476개 사업 구조조정, 총 107조 2,000억 원 규모의 지출 조정"이라고 정부의 구조조정 규모를 정리했다. 이어 "국민 전체와 국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 역시 누군가의 기득권을 침해하여 정부에 대한 반발 유인이 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개혁은 그래서 어렵다. 관심과 지원 부탁드린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기존 예산에 기대 온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을 예상하고, 국회 예산 심사를 앞두고 국민의 지지를 모으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 "한번 생긴 사업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대통령이 공유한 글은?

이 대통령이 공유한 누리꾼의 글은 이번 예산 개편을 정부 재정 구조의 오랜 관행을 깨는 시도로 평가했다. 작성자는 이번 소식을 접하고 "상당히 통쾌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성자는 한국 예산에 독특한 속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번 만들어진 사업은 시대가 바뀌거나 정책적 필요성이 사라져도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업 목적이 흐릿해져도 담당 조직이 남고, 그 조직이 다시 예산을 요구하면서 사업이 해마다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국민 세금으로 시작한 사업이 결국 사업 자체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 작성자의 주장이다.

작성자는 이번 구조조정의 의미로 저성과 사업 폐지와 부처별 사업 통폐합, 정부 정보화 시스템 전수조사 등을 꼽았다. 55년간 유지돼 온 교육교부금 산정 방식에도 손을 댔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새 사업을 만들거나 예산을 늘리는 일보다 기존 사업을 없애는 일이 훨씬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 예산에 기대는 조직과 이해관계, 오래된 관행이 얽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어 국가 예산은 특정 조직의 "영구적인 밥그릇"이 아니라며, 필요하면 만들고 효과가 없으면 없애야 한다고 했다. 매출이 줄면 사업을 접는 기업처럼 국가 사업도 성과에 따라 정리돼야 한다는 논리다.

작성자는 107조 2,000억 원이 전액 현금으로 아끼는 금액은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기존 지출을 줄이고 제도를 바꾸는 구조조정 전체의 규모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라며, 국민 세금은 과거의 관행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국무회의를 주재 중인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3일 국무회의를 주재 중인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 2,100개 폐지·6,476개 손질…무엇을 줄였나

이번 구조조정은 전날 시정연설에서 처음 공식 제시된 것은 아니다. 이 대통령은 2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며 예산 편성의 3대 원칙을 밝혔다. ▲담대하게 투자하되 비효율과 낭비는 없앤다 ▲조세지출보다 재정지출을 우선한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을 우대한다는 내용이다.

이 대통령은 이 원칙에 따라 모든 재정지출 사업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2,100여 개 사업 폐지를 포함해 6,476개 사업에서 총 107조 2,000억 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했다고 밝혔다. 혼인·출산 세액공제 등 17개 조세지출 1조 9,000억 원은 저소득층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직접 재정지원으로 바꿨다. 수도권에서 멀수록 더 두텁게 지원하는 지방우대 사업은 61개로 늘렸다.

구체적인 내역은 정부가 지난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예산안에 담겨 있다. 정부는 정책 판단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재량지출에서 역대 최대인 38조 6,000억 원을 줄였다. 폐지되는 2,100여 개 사업은 전체 재정사업의 10%가 넘는 규모다.

분야별로 보면 농·어업 정책자금을 통폐합하고 재생에너지 융자를 이차보전 방식으로 바꿔 3조 8,000억 원을 줄였다. 연구개발(R&D) 사업에서는 기술 변화와 성과를 반영해 6조 2,000억 원을, 저성과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서는 9,000억 원을 감축했다. 국가장학금 Ⅱ유형 폐지로 2,000억 원, 일반 직무훈련 축소로 3,000억 원을 줄였다. 전 부처 정보화 사업을 전수조사해 쓰지 않는 시스템을 정리하면서 517억 원을 아꼈고, 행사·홍보와 관행적 연구용역 등 경상비도 손봤다.

앞서 기획예산처는 지난 5월 2,487개 세부사업, 185조 4,000억 원 규모의 재정사업 성과평가를 실시했다. 이 가운데 36.2%인 901개 사업을 감액·폐지·통합 대상으로 분류하며 구조조정의 사전 작업을 진행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 같은 날 국무회의서도 "깨진 유리창 하나 허투루 보지 말라"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도 예산과 재정 운용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년 예산이 단순히 한 해 나라살림에 그치지 않고 "더 큰 성장, 더 따뜻한 민생, 더 강한 대한민국을 향한 디딤돌이자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감한 혁신과 투자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성과를 국민 모두가 함께 누리도록 해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3대 민생 프로젝트로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3대 메가 프로젝트와 7대 시드 프로젝트로 성장의 기둥을 세워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언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공정성과 합리성'이다. 이 대통령은 국가 공동체가 사회·경제적 약자를 세심하게 지원할 책무가 있다고 전제했다. 다만 "아무리 작고 사소해 보이는 혜택이라도 합리적 근거 없이 계속되면 제도에 대한 공동체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이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약화시키고, 약자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세력에게 빌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깨진 유리창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아야 더 큰 불신과 갈등을 예방한다"며 국민 생활과 밀접한 공공서비스의 지원 기준과 집행 현황을 다시 점검하라고 주문했다. 국민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불합리나 불공정이 있다면 신속히 고쳐야 한다고도 했다. 근거가 약한 지출은 정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라는 점에서, SNS에 올린 지출 구조조정 호소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여야의 초당적 협력도 요청했다. 그는 "정치에는 진영이 있겠지만,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 앞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이 상대의 허물을 찾는 데 경쟁하기보다 누가 국민과 나라를 위해 더 잘하는지 경쟁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 예산은 역대 최대…'반발 유인' 언급한 이유는

107조 원 넘는 구조조정을 했다고 해서 나라살림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2027년 총지출은 올해보다 12.8% 늘어난 820조 9,000억 원으로, 증가율과 규모 모두 역대 최대다. 정부는 구조조정으로 확보한 재원과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를 청년, 미래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 축에 집중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62조 3,000억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도 새로 만든다.

국회 심사 과정은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시정연설 당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어 정부 예산안에서 최소 30조 원 이상을 깎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당 일각에서는 미래대응기금 설치 자체를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예산안과 부수법안을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 2일까지 확정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이 대통령이 SNS에서 개혁의 어려움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12일에도 엑스에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는 글을 올렸다. 당시 이 대통령은 개혁은 최대한의 공감 속에서 절차를 지키며 추진하고, 실제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