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는 아이들 밥값까지 없앴다”…경기도, 내년 급식지원 예산 '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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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식아동 349억원 예산 '0원'…경기도 재정난의 희생양
끼니 거르는 아이들, 예산 집회 없으면 외면받는 현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경기도가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끼니를 제대로 해결하기 어려운 아동들을 위한 급식지원 예산을 전액 제외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결식 우려 아동에게 식사를 지원하는 사업은 올해 344억7558만원이 편성됐지만, 현재 마련된 내년도 예산 조정안에는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담당 부서가 재정 상황을 고려해 연간 필요 예산의 절반 수준인 6개월분만 우선 편성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장애인 공공일자리 예산 약 127억원도 조정안에서 빠졌고, 소상공인 지원사업 예산은 26.7% 줄었다. 취약계층을 위한 주요 사업들이 잇따라 축소되면서 경기도의 예산 편성 우선순위를 둘러싼 비판이 커지고 있다.
3일 CBS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는 최근 2027년도 본예산안 조정안을 마련하고 경기도의회 각 상임위원회와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결식아동 급식지원과 장애인 일자리, 소상공인 지원 등 주요 민생사업 예산이 대거 제외되거나 삭감된 사실이 드러났다. 경기도는 아직 최종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취약계층의 생활 안정과 관련된 사업을 우선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결식아동 급식지원 예산 349억원 필요…현재 반영액 '0원'
가장 큰 논란이 발생한 사업은 결식아동 급식지원이다. 이 사업은 경제적 어려움이나 보호자의 부재 등으로 식사를 제대로 해결하기 어려운 아동에게 급식 또는 식사를 구매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제도다. 지원 대상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18세 미만의 취학·미취학 아동 가운데 결식 우려가 있는 아동이다. 가정 형편 등으로 끼니를 거를 위험이 있는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식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결식아동 급식지원은 단순한 복지 혜택을 넘어 아동의 기본적인 생활과 직결되는 사업이다. 성장기 아동에게 규칙적인 식사는 신체 발달과 건강 유지에 중요한 요소다. 특히 가정에서 충분한 식사를 제공하기 어려운 경우 공공 급식지원은 아동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지원이 중단되면 해당 제도에 의존하는 가정의 식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올해 경기도가 편성한 결식아동 급식지원 사업비는 344억7558만원이다. 내년도 사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예산은 약 34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와 비슷한 규모의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재 마련된 내년도 본예산 조정안에는 관련 사업비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담당 부서인 경기도 여성가족국은 이러한 재정 상황을 고려해 연간 필요 예산을 모두 요구하는 대신 우선 6개월분만 편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요구액은 171억6000여만원이다. 연간 필요액인 약 349억원의 49% 수준이다. 상반기 급식지원에 필요한 예산부터 확보해 사업을 이어가려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예산 편성을 총괄하는 경기도 기획조정실은 해당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설 인건비 등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이에 따라 여성가족국이 요구한 6개월분 예산도 현재 조정안에는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조정안은 결식아동 급식지원 사업이 폐지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경기도가 최종 예산안을 확정하기 전 내부적으로 마련한 잠정 조정안에서 해당 예산이 빠졌다는 뜻이다. 향후 예산 편성 과정이나 경기도의회 심의에서 예산이 추가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러나 취약계층 아동의 식사와 직접 연결된 사업이 본예산 조정 단계에서 전액 제외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9개월분만 편성…추경으로 나머지 3개월 충당
경기도의 결식아동 급식지원 예산 편성 문제는 올해에도 발생했다. 경기도는 2026년도 본예산을 편성하면서 해당 사업비를 12개월분이 아닌 9개월분만 반영했다. 연간 필요한 예산을 처음부터 모두 확보하지 않은 것이다. 부족한 3개월분은 이후 제2차 추가경정예산에서 반영했다.
추가경정예산은 본예산이 확정된 이후 새로운 지출 수요가 발생하거나 기존 예산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때 추가로 편성하는 예산이다. 경기도는 올해 결식아동 급식지원 사업을 운영하면서 부족한 예산을 추경으로 확보했다. 당초 본예산에 포함하지 않았던 3개월분을 추가 편성해 연간 사업비를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 조정안은 올해보다 더 큰 논란을 낳고 있다. 올해에는 최소한 9개월분이 본예산에 포함됐지만 내년도 조정안에는 현재까지 관련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담당 부서가 6개월분만이라도 확보하려 했으나 이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기도의회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경기도의회 한 의원은 지원 예산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호소해야 예산을 받을 수 있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결식아동들도 거리로 나오면 예산을 반영해 줄 것이냐며 어려운 도민들이 집회에 나서야 하는 상황을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은 예산 편성 과정에서 취약계층의 요구가 얼마나 우선적으로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다. 장애인단체와 소상공인단체 등이 예산 삭감에 반발해 집회를 열자 경기도가 일부 사업을 재검토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결식아동 급식지원 사업은 담당 부서의 요청에도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애인 일자리 127억원도 빠져…소상공인 지원비 146억원 삭감
내년도 경기도 예산 조정안에서 빠진 민생사업은 결식아동 급식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장애인 공공일자리 사업 예산 약 127억원도 현재 조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장애인 공공일자리는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장애 특성과 근로 여건 등을 고려해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장애인에게 일자리는 경제적 소득뿐 아니라 사회활동과 자립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일반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공공일자리는 중요한 취업 기회가 된다. 관련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일자리 사업의 운영 규모와 참여 기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장애인단체들이 예산 복원을 요구하는 이유다.
소상공인 지원사업 예산도 큰 폭으로 줄었다. 경기도의 소상공인 관련 15개 사업 예산은 올해 549억5000만원에서 내년도 조정안 기준 402억7000만원으로 감소했다. 삭감액은 146억8000만원이며 감소율은 26.7%다. 올해보다 4분의 1 이상 줄어든 규모다.
일부 사업은 예산이 전액 삭감됐으며 다른 사업들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소상공인 지원사업은 경영 안정과 사업 운영 등을 돕기 위해 마련된 정책이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인건비 및 임대료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관련 지원은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도움을 제공한다.
소상공인단체들은 예산 축소에 반발하고 있다. 지원 규모가 줄어들면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정책 지원도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사업이 전액 삭감된 상황에서 지원의 연속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장애인단체와 소상공인단체 등은 최근 경기도청과 청사 인근에서 잇따라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삭감된 예산을 복원하고 취약계층과 민생을 위한 지원사업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관련 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경기도의 예산 편성 방향을 둘러싼 논쟁도 확대됐다.

단체들 반발하자 재검토…경기도 "최종 예산안 아니다"
예산 삭감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경기도는 일부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애인 공공일자리 예산과 관련해서는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직접 관련 사업을 챙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지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애인 공공일자리 예산을 각별히 살피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을 놓고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예산이 삭감된 이후 관련 단체가 집회 등으로 반발해야 사업비 복원 논의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결식아동처럼 직접 집단행동에 나서기 어려운 대상의 지원사업도 같은 기준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결식아동 급식지원은 담당 부서가 연간 필요 예산의 절반 수준만 요청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른 민생사업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기도가 재정난을 이유로 사업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어떤 사업을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는 현재 조정안이 확정된 예산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취약계층의 생활 안정과 관련된 사업을 우선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마련된 조정안은 잠정안인 만큼 최종 편성 결과를 지켜봐 달라는 입장이다.
경기도의 내년도 본예산안은 향후 최종 편성 절차와 경기도의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이 과정에서 결식아동 급식지원 사업비 약 349억원과 장애인 공공일자리 예산 약 127억원, 소상공인 지원사업 삭감분 146억8000만원의 반영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관련 예산이 조정안에서 제외되거나 감액된 상태이며, 최종 예산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