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농촌지역 생애말기 돌봄 기반 '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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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웰다잉문화운동, 국내 최초 ‘지역 웰다잉 지표’로 대구·경북 진단
대구시, 웰다잉 사업 예산 편성한 광역 3곳 중 하나… 대구 9개 구·군 중 웰다잉 조례는 달서구 1곳뿐
경북 봉화군 의향서 등록률 20.8% 전국 2위… 의료기관윤리위원회·호스피스·재택의료센터는 모두 없어
대구·경북 14개 군에 호스피스 전문기관 ‘0곳’… 의료기관윤리위원회는 의성·울진군 2곳뿐

[대구경북=위키트리]이창형 기자=대구·경북은 광역 단위의 웰다잉 정책은 앞서 있지만, 시·군·구 단위의 제도와 농촌 지역의 생애말기 돌봄 기반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사단법인 웰다잉문화운동(공동대표 원혜영)이 국내 최초로 ‘지역 웰다잉 지표’를 개발해 전국 광역지자체 17곳(전남 ·광주 통합 이전)과 기초지자체 229곳을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대구시는 2025년 ‘웰다잉 문화 조성 프로그램 운영(주민참여예산)’ 사업 예산을 편성해, 부산·충남과 함께 웰다잉 사업 예산을 편성한 광역지자체 3곳 중 하나였다.

그러나 시·군·구로 내려가면 사정이 달랐다.

대구 9개 구·군 중 웰다잉 문화 조성 조례를 둔 곳은 달서구 1곳(11.1%)으로, 행정시만 있는 제주를 제외하면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경북도 22개 시·군 중 10곳(45.5%)에 그쳐, 대구·경북 31개 시·군·구 전체의 제정률은 35.5%로 전국(58.5%)보다 크게 낮았다. 시·군·구 중 웰다잉 사업 예산을 편성한 곳은 대구 남구 1곳뿐이었다.

경북 주민의 ‘죽음 준비’ 의지는 높았다.

경북의 성인 1만명당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 수는 850.3명(8.5%)으로 17개 시·도 중 5위였다(대구 661.5명, 6.6%).

특히 봉화군(20.8%)은 전국 229개 시·군·구 중 2위, 의성군(16.9%)은 5위였고, 영덕군(12.7%)·상주시(12.6%)·문경시(12.3%)도 상위권이었다.

그러나 농촌 지역의 생애말기 기반은 비어 있었다.

경북 12개 군과 대구 군위·달성군 등 14개 군에는 호스피스 전문기관이 한 곳도 없었고, 연명의료 결정을 이행할 의료기관윤리위원회도 의성·울진군 2곳에만 있었다.

봉화군의 사례가 상징적이다.

의향서 등록률은 전국 2위지만 윤리위원회, 호스피스 전문기관, 재택의료센터는 모두 없고, 노인 1만명당 재가급여 기관 수도 0.93개로 전국 시·군·구 평균(2.11개)의 절반에 못 미쳤다.

재택의료센터는 봉화군 외 문경시와 영양·칠곡군도 없었다.

도시 지역인 대구 7개 구는 모두 호스피스 전문기관과 윤리위원회를 갖추고 있어 의료 기반은 양호했다.

다만 공설 장사시설은 대구 9개 구·군 중 서구 1곳에만 있었고, 경북의 공영장례 조례 제정률(72.7%)도 전국 수준에 머물렀다.

(사)웰다잉문화운동 한수연 웰다잉지표개발팀장은 “웰다잉은 노인·임종 문제에 국한되지 않으므로, 전 생애에 걸친 죽음 준비 문화가 지역에서 뿌리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이 지표를 활용해 죽음 과정의 지역 불평등을 체계적으로 줄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사회연구원 어유경 연구위원은 “지역사회 계속거주(Aging in Place) 정책이 확대되는 만큼, 살던 곳에서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는 ‘다잉 인 플레이스(Dying in Place)’에 대한 정책 기반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말하고, “이번 지표가 지자체들이 지역 내 격차를 스스로 진단하고 개선 목표를 수립하는 데 실질적 도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웰다잉문화운동 원혜영 대표는 “내가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죽음을 준비하고 마무리하고자 하는 국민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호스피스 전문기관의 군지역 설치는 거의 미미하여 생애말기 지원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대한 중앙 정부와 지자체의 특단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촉구했다.

(사)웰다잉문화운동은 2018년,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하는 문화운동을 위해 창립된 단체이다.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는 자기 스스로 준비하는 죽음을 의미하며, 육체적 생명 뿐만 아니라, 사회적관계, 물질적/정신적 유산의 바람직한 마무리를 의미한다.

이러한 문화 확산을 위해 본 웰다잉문화운동은 웰다잉 컨텐츠 개발과 법/제도 기반 구축을 위한 캠페인을 주도해왔다.

이외에도 의사조력사망 시민 토론회, 유언장 쓰기, 생애보 만들기, 유산기부, 연명의료 결정, 후견제도 확산 운동 등을 펼치며, 급속히 전개되는 다사사회와 변화하는 가족제도에 맞는 웰다잉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 연구 방법

연구진은 호스피스·완화의료, 장기요양, 후견, 장사·장례, 지자체 공무원, 교육·연구 분야 전문가 20인을 대상으로 2차례 델파이 조사와 자문회의를 거쳐, 웰다잉 준비(5개), 생애말기 돌봄(5개), 장사·장례(3개) 등 3개 영역 13개 핵심 지표를 도출했다.

대구·경북은 광역 단위의 웰다잉 정책은 앞서 있지만, 시·군·구 단위의 제도와 농촌 지역의 생애말기 돌봄 기반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위키트리  AI 생성 이미지
대구·경북은 광역 단위의 웰다잉 정책은 앞서 있지만, 시·군·구 단위의 제도와 농촌 지역의 생애말기 돌봄 기반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위키트리 AI 생성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