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X’ 부승권 원장, 손현주 진짜 정체는 뭘까…사람들 솔깃할 ‘추측’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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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놈? 나쁜놈? 손현주 모음'을 공개합니다”
SBS 금토드라마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에서 가장 해석이 갈리는 인물은 구서대학교 서남병원장 부승권(손현주)이다. 10회까지 방영된 현재 시청자 반응은 '닥터X 부승권 악역'이라는 쪽과 '닥터X 부승권 선역'이라는 쪽으로 나뉜다. 한 시청자는 SNS에 "말은 계수정을 쫓아낼 것처럼 하면서 정작 그녀가 수술을 하게끔 돕거나 묵인한다"며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행동이 의구심을 자아낸다고 적었다. 부승권이 아군인지 적인지를 두고 공식 시놉시스와 방영분 등을 바탕으로 한 해석은 몇 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부승권은 어떤 인물인가
공식 캐릭터 소개에서 부승권은 신경외과 출신 병원장이다. 제작진은 그를 붕괴해가는 하얀 거탑을 다시 쌓아 올리기 위해 계속 돌을 밀어 올리는 시지프스에 빗댔다. 술기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는 그저 의사이고 싶었던 인물로 소개된다. 부패한 조직은 그 바람조차 받쳐주지 않았고, 부승권은 처음으로 손을 흙탕물에 담가 병원장 자리에 올랐다. 병원장이 된 뒤에야 앞선 이들이 왜 그랬는지 알게 됐고, 계수정(김지원)의 등장으로 자신의 성실한 꿈이 얼마나 초라했는지가 더 분명해졌다는 것이 소개 문구의 골자다. 일본 원작 '닥터-X'의 부스지마 류노스케와 텐도 요시히토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이 소개는 두 얼굴을 동시에 암시한다. 시지프스의 돌 밀기는 신화에서 형벌이었다. 부승권이 병원장 자리를 지키려는 이유가 사명인지 형벌인지에 따라 '닥터X 부승권 악역'과 '닥터X 부승권 선역'의 판정이 갈린다.
부승권 선역설 - 괴물을 잡으려 괴물이 된 내부 개혁가
첫 번째 해석은 부승권이 권모술수를 쓰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썩은 의료 카르텔을 부수려는 숨은 조력자라는 시각이다. 근거는 8회 회상 장면에 있다. 부승권은 의과대학 졸업 당시 히포크라테스 선서 대표로 단상에 섰다. 과거 학위수여식에서 상을 모두 휩쓸 수준이었지만, 재단 이사장 아들인 구본평에게 상을 양보하는 대신 선서 대표를 맡았다는 설정이다.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에 뒀던 의사가 현실의 벽과 병원의 타락을 겪으며 변했다는 서사가 깔려 있다.

대사도 이 해석을 뒷받침한다. 부승권은 대형병원 실세들의 사조직 '목련회' 소속이면서, 환자보다 이권에 눈이 먼 동료들을 향해 "환자를 지켜야지, 이 썩을 놈들아"라고 읊조리며 분노를 드러냈다. 행보도 파격적이었다. 전임 원장의 비리를 고발해 몰아낸 뒤 취임식 대신 사망한 병원 직원에 대한 공식 사과를 발표했고, 의료 공백 상태에서도 반대를 무릅쓰고 계수정의 긴급 수술을 허가했다.
이 시각에서 부승권은 기존 권력층의 방식을 역이용하며 계수정에게 강력한 칼을 쥐어주는 인물이다. 8회 엔딩에서 장희숙(이정은 분)에게 닥터X의 정체를 캐묻는 장면도 적대적 의도가 아니라, 판을 쥐고 계수정을 지키기 위해 리스크를 파악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시청자 사이에서 '숨은 조력자 느낌'이라는 반응이 나온 이유다.
부승권 악역설 - 하얀 거탑의 마키아벨리스트
두 번째 해석은 정반대다. 부승권이 정의로운 척 위장했을 뿐, 본질은 병원 장악과 영달을 위해 누구든 도구로 삼는 정치형 권력자라는 시각이다. 이 관점에서 '닥터X 부승권 악역' 논리는 세 가지 장면에 기댄다.
첫째는 취임 과정이다. 전임 원장의 용역 알바비 횡령 비리를 정의 구현이 아니라 본인의 원장 취임을 위한 결정적 무기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6회 발언이다. 부승권은 계수정에게 수술에 실패하면 책임은 오로지 계수정의 몫이며, 이를 계기로 병원 밖으로 영원히 내보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손익을 철저히 따지는 면모를 숨기지 않은 장면이다. 셋째는 8회 엔딩이다. 장희숙을 찾아가 계수정이 과거 전설적인 '닥터X'인지 추궁한 목적이, 계수정의 과거 약점을 쥐려는 데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해석이 짚는 약점은 7년 전 쿠바 수술 사망 기록이다. 통제되지 않는 계수정의 목줄을 죄고, 위기 시 꼬리 자르기용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일본 원작과 연결한 분석도 있다. 원작에는 위선적인 병원 간부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한 시청자는 원작에서 원장들이 돌아가며 잘린다고 설명했다. 정치질로 올라간 원장들이 주인공 다이몬 미치코를 이용해 잇속을 챙기려다 부메랑을 맞아 하나둘 정리된다는 내용이다. 원작은 대의와 체면 때문에 환자의 안전과 생명이 무시될 수 있는 시스템을 그린 반면, 한국판은 한국 의료환경을 많이 반영했다는 것이 해당 시청자의 설명이다. 이 계보를 따르면 부승권은 표면상 합리적인 원장으로 행세하다 결국 계수정과 대립각을 세우는 최종 흑막이 된다.
부승권 과거 당사자설 - 최초의 닥터X 비극과 얽혔나
세 번째 해석은 부승권이 현재 병원장으로서 계수정을 관찰하는 위치에 그치지 않고, 닥터X라는 이름이 탄생한 비극적 사건의 직접 당사자라는 추측이다. 근거는 시기의 일치다. 젊은 시절 부승권이 의사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던 때와, 의료계에서 은밀히 회자되던 정체불명의 의사 '닥터X', 용역소개소 소장 장희숙의 과거 활동 시기가 맞물린다.
장희숙과의 관계도 단서로 꼽힌다. 부승권은 장희숙을 단순한 용역업체 대표로 대하지 않고 과거의 비밀을 공유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8회에서 "계 선생은 닥터X입니까?"라고 묻자 장희숙이 크게 동요한 점이 이 추측을 받친다. 한 시청자도 "장소장하고 과거에 뭐가 있는 듯하다"고 적었다.
이 해석은 계수정 이전에 존재한 ‘1대 닥터X’를 상정한다. 계수정의 스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그의 몰락이나 의료 사고, 혹은 쿠바 사건의 은폐 과정에 부승권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고, 계수정의 손끝에서 과거 자신이 지키지 못한 의료의 본질을 보며 혼란과 경계심을 동시에 느낀다는 분석이다. 다만 해당 내용은 방송에서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시청자와 유튜버들의 추정이다.

손 떨림 단서 - 그는 왜 수술을 피했나
세 갈래 해석과 별개로 극 초반부터 깔린 복선이 있다. 3화에서 여정순이 쓰러진 뒤 개두술이 필요해지자 김성진이 원장님이 할 수 있다며 부승권에게 부탁했다. 부승권은 이를 피했고, 도윤식이 앞장서 이를 막았다. 수술을 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는 암시다. 4화부터는 가까이에 있는 컵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모습이 나와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경외과 출신에 술기가 뛰어나다는 설정과 맞물려, 부승권이 계수정에게 칼을 맡기는 배경이 거부가 아니라 한계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설정이 맞다면 선역설과 악역설은 모두 같은 장면을 다른 방향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동기를 상정한 해석이 된다.
부승권을 둘러싼 궁금증이 이어지자 SBS는 공식 유튜브에 '착한놈? 나쁜놈? 손현주 모음' 영상을 직접 제작해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