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인사권 틀어쥔 민주당, 2년 남은 트럼프 정권에 '이 방법'으로 정면 반격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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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상·하원 다 장악한 민주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carlos110-shutterstock.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carlos110-shutterstock.com

미국 중간선거를 통해 연방 상원과 하원의 다수당 지위를 동시에 탈환한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현 행정부를 상대로 강력한 정책 견제 및 전방위적인 압박 조치에 돌입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의회가 보유한 행정부 고위직 인준권 예산 편성 및 승인권 공식 조사 및 청문회 소집 권한 등을 최대한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동안 행정부의 주요 국정 동력을 무력화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분석된다.

3일(현지시간) 마무리된 미국 중간선거 개표 결과,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의 과반 의석을 모두 확보했다.

민주당이 중간선거 무대에서 양원을 동시에 장악한 사례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집권기였던 2006년 이후 정확히 20년 만에 발생한 정치적 이변이다.

양원을 통제하게 된 민주당 지도부는 최우선 전략으로 의회의 감독 및 조사 권한을 전면 가동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고강도 청문회를 추진할 계획이다.

양원 상임위원회 위원장 직책을 독식한 민주당은 주요 증인의 청문회 출석을 강제하고 핵심 자료 제출을 강제하는 소환장을 발부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제이미 래스킨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 여부와 정부 계약 체결 과정에서 발생한 부패 의혹 트럼프 일가가 주도하는 암호화폐(가상화폐·코인) 사업의 불법성 등을 1순위 조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이끌었던 정부효율부(DOGE)의 활동 내역과 머스크 소유 기업군에 집중된 정부 계약 수주 과정 역시 집중 조사 타깃에 포함된다.

현재 진행 중인 이란 전쟁 역시 의회의 강력한 조사망을 피할 수 없다.

민주당은 전쟁 개시 절차와 군사작전 지시의 적법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예정이다.

이란 전쟁을 실질적으로 지휘해 온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포함한 군 최고위 수뇌부의 의사결정 과정 전체가 정밀 조사 대상이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군 내부 제보자와의 접촉을 시도하며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청문회를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청문회 조사 결과를 토대로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정식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방장관 해임을 직접 압박하는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권한인 인사권 역시 크게 제약받게 된다.

미국 연방 헌법상 대통령이 지명한 연방 판사와 내각 장관 주요국 대사 등 고위 공직자는 반드시 상원의 공식 인준 절차를 통과해야 최종 임명된다.

민주당이 상원 의사봉을 쥐게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자의 인준안을 본회의에서 부결시키거나 상임위 단계에서 무기한 지연시키는 방식의 견제가 가능해졌다.

향후 연방대법원 대법관 공석 사태가 발생할 경우 보수 성향의 대법관을 임명해 사법부 우위를 굳히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은 원천 차단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차기 대선이 열리는 2028년까지 연방대법관 공석을 의도적으로 채우지 않는 강경책을 사용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의회의 막강한 무기인 예산 편성 및 입법권도 트럼프 행정부 압박에 동원된다.

민주당은 이란 전쟁 수행과 불법 이민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역점 사업에 배정되는 예산을 삭감하고 의료 및 복지 부문의 지출 확대를 강제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예산안 합의를 둘러싼 백악관과 의회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을 경우 연방정부 기능이 마비되는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발생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지도자는 차기 의회 개원 직후 첫 100일 플랜을 공개하며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건강보험개혁법(ACA) 관련 세액공제 복원 조치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인 메디케이드 삭감 철회, 이란 전쟁 반대 결의안 표결 처리, 트럼프 행정부의 징벌적 관세 정책 철회 법안 등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했더라도 행정부 정책을 단독으로 완벽하게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의회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적 권리인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표결 참여 의원 3분의 2 이상의 압도적 찬성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터무니없는 법안을 통과시켜 백악관으로 보내올 경우 주저 없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사전 경고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즉각 행사하는 것에는 신중한 기류가 강하다.

성급한 탄핵안 발의가 의회 일정을 탄핵 정국으로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정치적 역풍과 반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무적으로도 탄핵 추진의 난관은 크다.

하원에서는 과반수 찬성으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는 상원 심판 절차에서는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수적이라 공화당 이탈표 없이는 현실화하기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