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흰 줄기에 있는 '이것' 그냥 둬도 괜찮을까… 김장 전 알아둘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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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 배추 관리하는 방법은?

김장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마트에서 배추를 골라 들었는데, 하얀 줄기 위에 깨를 뿌려놓은 것처럼 까만 점이 촘촘히 박혀 있다면? 대부분은 "이거 곰팡이 아니야?"라며 슬쩍 내려놓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검은 점은 곰팡이가 아니다. 먹어도 전혀 문제없다.

'깨씨무늬 증상'은 뭘까?

배추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배추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배추 흰 줄기(엽병) 표면에 깨알처럼 작은 검은 점이 나타나는 현상을 '깨씨무늬 증상'이라고 부른다. 학술적으로는 '고마쇼(gomasho)' 또는 '페퍼 스폿(pepper spot)'이라고 한다. 점 하나의 크기는 1~2mm 정도로, 갈색에서 검은색까지 다양하며 경계가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주로 바깥쪽 잎의 흰 줄기 부분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수확하거나 포장할 때는 눈에 잘 안 보이다가, 냉장 보관 후에 선명해지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이 뒤늦게 발견하고 당황하는 일이 잦다.

깨씨무늬 증상의 정체는 배추 스스로가 만들어낸 생리현상이다. 곰팡이도, 세균도, 바이러스도 아니다. 배추 세포벽이 붕괴되면서 세포 안에 있던 폴리페놀 성분이 산화·축적돼 검게 변색된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가장 큰 원인은 질소다. 재배 과정에서 질소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어린 잎이 질소를 다 처리하지 못해 줄기에 반점이 생긴다. 반대로 질소가 부족해도 영양분이 안쪽 잎으로 이동하면서 바깥 줄기에 검은 점이 나타난다.

이 밖에도 과밀 재배, 늦은 수확, 급격한 온도 변화, 수확 후 저온 저장 과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한국원예학회지에 실린 연구에서도 질소 시비량이 봄배추의 깨씨무늬 장해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확인된 바 있다.

먹어도 정말 괜찮을까?

깨씨무늬 증상이 있는 배추는 인체에 전혀 무해하다. 오히려 검은 점의 정체가 폴리페놀, 즉 항산화 성분이 축적된 흔적이라는 점에서 건강에 나쁠 이유가 없다.

맛이나 식감에도 큰 영향이 없다. 다만 증상이 심한 경우 약간 쓴맛이 느껴질 수 있는데, 김치로 담그면 양념에 묻혀 거의 느끼기 어렵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농업연구소(IFAS)도 깨씨무늬 증상에 대해 "병원균이 원인이 아니며, 해당 잎은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 진짜 곰팡이는 어떻게 구별하나

깨씨무늬와 곰팡이·병해는 생김새가 확연히 다르다.

깨씨무늬는 점이 작고(1~2mm) 납작하다. 손으로 만져도 튀어나오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반면 곰팡이는 솜털 같은 균사가 보이고, 만지면 물렁물렁하며, 퀴퀴한 냄새가 난다. 배추에 흔한 검은썩음병은 잎 가장자리가 V자 모양으로 누렇게 변하면서 잎맥이 검게 변하고 악취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점만 있고 냄새 없고 물렁하지 않으면 깨씨무늬, 물렁하고 냄새 나고 균사가 보이면 곰팡이다.

깨씨무늬가 있는 배추도 김장에 쓸 수 있다. 심하게 변색된 겉잎 한두 장만 떼어내면 속은 깨끗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추를 구입한 뒤 바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0~2도 사이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낮은 온도에 오래 두면 오히려 깨씨무늬가 더 선명해질 수 있다.

절대 먹으면 안 되는 상황은?

먹으며 안 되는 배추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먹으며 안 되는 배추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깨씨무늬는 무해하지만, 김장철 배추에서 흔히 발생하는 다른 병원성 질환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무름병'이다. 세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무름병은 잎이나 줄기가 마치 삶은 것처럼 투명하고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리며, 코를 찌르는 특유의 악취를 풍긴다. 일부라도 무름병이 발생했다면 세균이 이미 조직 전반으로 번졌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도려내지 말고 폐기해야 한다.

또한 잎 전체에 불규칙한 회흑색 반점이 번지는 '노균병'이나 곰팡이 포자가 하얗게 덮이는 '흰가루병' 역시 식용으로 부적합하다. 배추 밑동 안쪽이 거뭇하게 썩어 들어가는 '밑둥썩음병'도 김치 전체를 물러지게 만드는 주원인이므로 손질 단계에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김장 배추 손질 팁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네 컷 만화 / 위키트리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네 컷 만화 / 위키트리

배추를 다듬을 때는 흙이나 오염물질이 묻은 가장 바깥쪽 푸른 잎만 2~3장 떼어내고, 깨씨무늬가 거슬리는 줄기 표면은 칼등으로 얇게 살짝 긁어내거나 해당 잎만 따로 떼어 국거리(우거지)나 데침 요리로 활용하면 낭비 없이 알뜰하게 소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판별 기준은 '조직의 단단함'과 '냄새'다. 반점이 있더라도 만졌을 때 줄기가 단단하고 신선한 배추 특유의 달큰한 향이 난다면 안심하고 김장에 사용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