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8085일을 기다렸다…삼성 우승하자 끝내 터진 강민호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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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 프로 데뷔 8085일 만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올림픽 금메달보다 훨씬 좋다”
최형우는 우승 반지 약속 지키고 구자욱은 MVP…삼성 12년 만의 정상 탈환

프로 데뷔 2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가 벅찬 감격을 드러냈다. 올림픽 금메달과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쥔 베테랑 포수였지만 한국시리즈 우승만큼은 오랫동안 이루지 못했던 꿈이었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쾌거를 이룬 삼성 페댁과 강민호가 포효하고 있다. / 뉴스1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쾌거를 이룬 삼성 페댁과 강민호가 포효하고 있다. / 뉴스1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 위즈를 12-1로 꺾었다. 1차전 패배 이후 내리 4연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2014년 이후 12년 만이자 구단 통산 9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9회초 마지막 타자 장성우가 삼진으로 물러나자 포수 강민호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2004년 9월 19일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프로 데뷔전을 치른 지 8085일 만이었다. 강민호는 경기 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보다 훨씬 좋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롯데에서 14년, 삼성에서 9년…23년 만에 첫 우승

강민호는 포항제철공고를 졸업한 뒤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2차 3라운드 전체 17순위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했다. 이후 롯데에서 주전 포수로 성장해 2017년까지 14시즌 동안 활약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고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여러 차례 수상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자리 잡았다.

2017시즌을 마친 뒤에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삼성과 4년 총액 80억 원에 계약하며 팀을 옮겼다. 2018년부터 삼성의 안방을 지켜온 강민호는 이후 두 차례 더 FA 계약을 맺으며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지난해 말에도 2년 총액 20억 원에 재계약했다.

프로 무대에서 수많은 경기를 뛰었지만 한국시리즈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롯데에서 뛰던 14년 동안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고 삼성으로 이적한 뒤에도 한동안 우승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무대에 한 번이라도 서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낼 정도였다.

강민호가 처음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것은 데뷔 21년 차였던 2024년이다. 당시 삼성은 KIA 타이거즈와 맞붙었지만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첫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쁨을 맛봤지만 우승 반지는 손에 넣지 못했다.

올해는 달랐다. 강민호는 KBO리그 역대 최다 경기 출전 기록을 보유한 선수로 올해 우승까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2662경기와 9725타석을 소화했다.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경험하기까지 가장 오랜 선수 생활을 한 기록도 세웠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삼성 강민호가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삼성 강민호가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몸 상태가 온전했던 것도 아니었다. 왼쪽 옆구리 부상으로 정상적인 스윙이 어려웠지만 KIA와의 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투수진을 이끌며 포수 마스크를 썼다.

7일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체력 부담으로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그러나 5회초 1사 만루 위기에서 교체 투입돼 다시 안방을 지켰다. 당시 마운드에 오른 이재희에게는 "네 공을 믿고 가운데로 던져"라며 힘을 실어줬다.

강민호는 우승 후 "여기까지 오는 데 23년이 걸렸다. 은퇴가 얼마 안 남은 내 야구 인생에 영화 같은 일이 벌어져 행복하다"고 말했다. 관중석을 향해서는 "제가 드디어 해냈습니다"라고 외쳤다.

5차전 승리 투수 원태인은 강민호의 부상 투혼이 올가을 팀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모두가 희생해서 경기를 치른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최형우가 지킨 우승 약속…구자욱도 첫 정상

지난달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가 7회말 솔로 홈런을 친 뒤 강민호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가 7회말 솔로 홈런을 친 뒤 강민호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뉴스1

강민호의 첫 우승에는 베테랑 거포 최형우와의 약속도 있었다. 삼성 왕조의 전성기였던 2011~2014년 통합 4연패를 이끈 최형우는 이후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하다 10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최형우는 삼성 복귀 후 강민호에게 우승 반지를 끼워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357(14타수 5안타), 2타점을 기록한 그는 개인 통산 7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약속을 지켰다.

최형우는 허벅지 부상을 당한 주장 구자욱이 지명타자로 출전할 수 있도록 포스트시즌 내내 좌익수 수비를 맡기도 했다. 우승 후에는 "민호에게 우승 반지를 끼워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지킬 수 있어 뿌듯하고, 민호도 고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삼성의 간판타자이자 주장인 구자욱에게도 이번 우승은 특별했다.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는 준우승에 머물렀고 2024년에는 플레이오프 도중 부상을 당해 한국시리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올해도 정규시즌 막판 허벅지를 다쳤지만 지명타자로 출전해 타선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500(20타수 10안타)을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구자욱 역시 이번이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5경기 연속 안타 박승규…마운드에도 숨은 주역들

지난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 박승규가 최형우의 1타점 적시타에 홈을 밟은 뒤 포효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 박승규가 최형우의 1타점 적시타에 홈을 밟은 뒤 포효하고 있다. / 뉴스1

외야수 박승규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구자욱과 나란히 5할 타율을 기록했다. 5경기 모두 안타를 때려내며 16타수 8안타, 1홈런 4타점을 올렸다. 3차전에서는 8회말 쐐기 솔로 홈런을 터뜨렸고, 4차전에서는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구자욱은 우승 직후 박승규를 두고 "사실 진짜 미친 선수는 박승규였다"고 칭찬했다. 박승규는 많은 팬이 지켜보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우승을 확정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민호를 대신해 4차전 선발 포수로 나선 김도환(26)도 중요한 순간 힘을 보탰다. 1회말 2사 만루에서 3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삼성의 초반 대량 득점에 기여했다.

지난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장찬희가 역투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장찬희가 역투하고 있다. / 뉴스1

투수진에서는 신인 장찬희가 4차전 선발로 나서 4이닝 1실점으로 버텼다. 5회초 만루 위기에서 구원 등판한 이재희는 2⅔이닝 동안 안타와 사사구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삼진 4개를 잡아내며 승리 투수가 됐다.

좌완 불펜 이승민은 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등판한 데 이어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도 3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배찬승 역시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베테랑 불펜 김태훈은 한국시리즈 4경기에 등판해 1승을 올렸다.

원태인은 마무리 투수 김재윤의 부상으로 플레이오프에서 불펜 역할까지 맡았다가 한국시리즈에서는 다시 선발로 돌아왔다. 우승이 걸린 5차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