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적 기술' 3D프린팅, 내 일자리는 안전할까?

2015-03-1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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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발간된 유엔보고서는 3D프린팅이 "일자리를 소멸시키는 파괴적 기술"이 될 것이라

지난 1월 발간된 유엔보고서는 3D프린팅이 "일자리를 소멸시키는 파괴적 기술"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3D프린터는 원하는 재료를 원하는 모양으로 곧장 뽑아낼 수 있어 숙련노동자가 필요하지 않고, 고가의 전문 기기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때문에 제조업, 배송업, 건축업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게 유엔보고서의 예측이다.

이쯤 되면 불안해지기도 한다. 내가 종사하는 분야, 혹은 내가 종사하고자 하는 분야가 곧 사라질 '쇠퇴 업계'는 아닐까.

산업자원부 인가 3D프린팅 전문자격증 시험 출제위원으로 활약 중인 건국대학교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이영재 교수에게 그 대답을 들어봤다.

1. 금형 분야

[레고 사출 금형 틀 / Arne Hückelheim via Wikimedia Commons]

지금까지 제품 대량 생산에는 금형 틀을 만들고 그 틀로 재료를 찍어내 제품을 만드는 방법이 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3D프린터는 별도로 틀을 만들지 않아도 모델링 파일만 있으면 그대로 제품을 뽑아낼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금형 산업은 쇠퇴하게 될까.

이영재 교수는 "금형 분야는 3D프린팅과 애증 관계에 있는 분야라고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형 기반 대량 생산 시스템을 바꾼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3D프린팅을 얘기하는데, 그것은 한참 후 생산 시스템이 완전히 바뀔 때의 일"이라며 "당분간 금형 분야와 3D프린팅 생산 분야가 공존할 텐데, 이때 금형 제작에 3D프린팅이 활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3D프린터는 아직까지 생산 기술을 완전히 대체할 정도로 성장하지는 않았으며, 기존 산업과 어느 정도 '조율 기간'이 필요하다. 금형 분야 종사자들이 갖고 있는 제작 모형, 재료, 소재에 대한 경험적 지식 등 수많은 노하우를 대체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공정기간 동안 3D프린터와 금형이 공통적인 분모를 형성하며 금형 분야 발전에 3D프린터가 일정 기여할 거라고 생각된다"고 예측했다.

2. 건축 모형 제작 분야

[건축 모형 예 / AC Studio via Wikimedia Commons]

지난 1월 중국 건축업체 윈선(Winsun)은 대형 3D프린터로 6층 건물을 지어 전 세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건물뿐만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건축 모형 구성까지 3D프린터가 건축업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미국 건축 회사 '릿빌드 아키텍츠(Rietveld Architects)'는 3D프린터 오브젯(Objet)을 도입해 보다 정교하고 크기에 구애받지 않는 건축 모형을 만들어내 사용하고 있다.

[릿빌드 아키텍츠 / 유튜브 'Stratasys']

이영재 교수는 "건축 모형 제작 분야는 건축 설계에 완성된 3D 캐드 기반으로 재료를 커팅하고 그 커팅 된 재료를 조각조각 붙이는 굉장히 노동 집약적인 분야로 알려져 있다"며 "3D프린터를 도입하면 제작 방식과 과정이 대폭 단순화되며, 인력도 감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 주얼리 등 세공 분야

[3D프린터로 만든 목걸이 / bib993 via shapeways.com]

개인의 취향이 잘 드러나야 하는 수공업 노하우, 하지만 동시에 로드숍 등에서 판매할 대량 생산 제품 역시 필요한 주얼리 분야는 어떨까.

이 교수는 "대량 생산과 소량 주문 생산이 모두 병행되는 분야인 주얼리 분야에서는 3D프린터가 대량 생산, 소량 주문 생산에 모두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얼리 산업에서 원하는 정밀 세공은 이미 3D프린터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사람이 아닌 기계로 뽑아내는 것이기에 보다 정밀한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현재 '셰이프웨이즈(Shapeways)' 등 해외 3D프린팅 회사와 커뮤니티에서는 개인이 만든 3D프린팅 주얼리와 모델링 파일을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 보스턴, 포틀랜드에서는 3D프린터로 만든 주얼리 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Boston Gets a 3D-Printed Jewelry Competition

4. 항공 분야 등 산업 기계부품 제작 분야

[세계 최초로 3D프린터로 만든 제트엔진 / 호주 멜버른=로이터 뉴스1]

이 교수는 "항공 분야는 대표적인 3D프린터 얼리어답터 중 하나"라며 "부품 생산의 범위를 점차 늘려가고 있고, 그 운용 범위가 제트엔진 부품까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항공기 제작 산업은 현재 3D프린팅 기술과 함께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달 호주 모나쉬 대학(Monash University)에서는 세계 최초로 3D프린터로 만든 제트엔진이 개발됐으며,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 회사인 보잉(Boeing) 사는 지난 6일 3D프린터로 뽑아낸 비행기 부품에 대해 특허 신청을 내기도 했다.

보잉 사 대변인 네이선 헐링스(Nathan Hulings)는 해외 매체와 인터뷰에서 "현재 10개 기체 생산 프로그램에 300가지 다른 부품이 포함돼 있다. 이는 우리가 고객에게 전달하는 기체에 2만 개 이상 첨가식 가공 부품(3D프린팅 부품)이 들어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한편 항공 분야에 대한 3D프린팅 기술의 응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항공 분야에서는 3D프린터가 제작 보조도구로 쓰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제작 주요 도구로 쓰이게 됌으로써 재고 관리 등까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건국대학교 이영재 교수 인터뷰 / 유튜브 ‘wikitree4you’]

이 교수는 "3D프린팅 기술은 특정 업종을 없애는 '파괴적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내는 '촉매 기술'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급격한 변화보다는 천천히 공존하며 공통분모를 만들어내고 대체 방안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그는 "변화하는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은 3D프린팅 기술 동향과 특성을 파악하고 기존 산업계에서 대체할 부분의 존재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며 "아직 체계적인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부족한 분야인 만큼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응용분야별 이영재 교수 인터뷰 바로가기)

3D프린팅 자격사 제도가 시행됐다. 산업자원부가 인가한 3D프린팅 자격사는 국내에서 유일한 3D프린팅 자격증 제도다. ▲3D프린팅 마스터 ▲3D프린터 조립전문가 ▲3D프린팅 전문교강사 등 3가지 자격증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30일에 첫번째 3D프린팅 자격증 시험이 실시돼 국내에서도 3D프린팅 자격증을 가진 자격사가 탄생한 바 있다.

'내가 먼저' 뜨거운 열기...국내 첫 3D프린팅 자격증 시험 현장

제3회 3D프린팅 자격증 시험은 4월 26일에 실시된다. 제3회 시험에서는 ▲3D프린팅 마스터 ▲3D프린터 조립전문가 ▲3D프린팅 전문교강사 각각 2급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자세한 시험 일정과 관련 동영상 교육은 3D프린팅 자격사 온라인 교육 사이트 (www.3dplicense.co.kr)에서 볼 수 있다. 3D프린팅 자격사 온라인 교육 사이트는 모바일에서도 가능하며, 모바일 교육 사이트를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라도 3D프린팅 관련 교육을 수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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