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vs 신길 vs 고속터미널역, '환승지옥' 체험기
2015-12-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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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역 5호선에서 1호선으로 환승하는 계단 / 이하 위키트리 얼마 전 이른바

얼마 전 이른바 '환승 천국'에 다녀온 적이 있다. 군포 금정역이었다.
승강장(플랫폼) 양옆으로 1·4호선이 각각 다녀 환승이 무척 쉬웠다. 두 노선 열차가 비슷한 시각에 진입하면 '5초 환승'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였다. 승객 입장에서 금정역은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사람마다 느끼는 차이는 있겠지만 수도권 지역 '환승 지옥'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역은 이렇다. "힘들다"며 SNS에서 종종 언급되는 곳이다.
노원역(4·7호선), 신길역(1·5호선), 고속터미널역(3·7·9호선), 종로3가역(1·3·5호선), 서울역(1·4호선·경의중앙선·공항철도), 디지털미디어시티역(6호선·경의중앙선·공항철도)·홍대입구(2호선·경의중앙선·공항철도)
이 가운데 지난 11일과 15일 노원역, 신길역, 고속터미널역을 각각 찾아가 환승 체험을 해봤다.
[노원역]

노원역은 7호선 승강장이 지하 3층에, 4호선 승강장이 지상 3층에 있다. 환승 거리는 약 312m다. 4호선 또는 7호선으로 환승하려는 승객은 모두 6개 층을 오르내려야 한다.

4→7호선 환승 구간은 내리막길, 7→4호선 환승 구간은 오르막길이었다. 에스컬레이터 3곳, 계단 1곳, 긴 통로(약 110m) 1곳을 거쳐야 환승할 수 있는 구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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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역 최단거리 환승 팁
(4호선에서 7호선)
창동역 방면 승강장 : 4호선 1-1 → 7호선 1-1(마들역 방면), 8-4(중계역 방면)
상계역 방면 : 4호선 10-3 → 7호선 1-1(마들역 방면), 8-4(중계역 방면)
(7호선에서 4호선)
마들역 방면 : 7호선 1-1 → 4호선 1-1(창동역 방면), 10-3(상계역 방면)
중계역 방면 : 7호선 8-4 → 4호선 1-1(창동역 방면), 10-3(상계역 방면)
[신길역]
1호선과 5호선이 만나는 신길역 환승 거리는 약 290m다. 이 가운데 200m 정도 되는 긴 통로가 있다. 통로가 워낙 길어 '인내심'을 갖고 걸어야 했다.
'무빙워크(moving walk)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성격 급한 사람이라면 이곳을 걷다가 복장이 터질 수도 있을 듯했다.


신길역은 5호선 승강장이 지하 4층에, 1호선 승강장이 지상 1층에 있다.1호선 또는 5호선으로 환승하려는 승객은 모두 5개 층을 오르내려야 한다.
5→1호선 환승 구간은 오르막길, 1→5호선 환승 구간은 내리막길이었다. 에스컬레이터 2곳, 계단 1곳, 긴 통로 1곳을 거쳐야 환승할 수 있는 구조였다.

신길역에서 환승하려다가 난처한(?) 상황을 겪을 수도 있다. 환승 구간을 사이로 1·5호선 화장실이 각각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볼일이 급하면 화장실로 바로 돌진하기 쉽지 않을 듯했다.

신길역 환승 체험 소감은 이렇다.
"무빙워크 없이 200m 걷다가... 보살 됐다고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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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역 최단거리 환승 팁
(1호선에서 5호선)
영등포역 방면 승강장 : 1호선 2-4 → 5호선 2-1(여의도역 방면), 7-1(영등포시장역 방면)
대방역 방면 : 1호선 9-1 → 5호선 2-1(여의도역 방면), 7-1(영등포시장역 방면)
(5호선에서 1호선)
여의도역 방면 : 5호선 2-1 → 1호선 2-4(영등포역 방면), 9-1(대방역 방면)
영등포시장역 방면 : 5호선 7-1 → 1호선 2-4(영등포역 방면), 9-1(대방역 방면)

3·7·9호선이 만나는 고속터미널역. 이 역에서 7호선과 9호선 승강장이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약 314m다. 노원역, 신길역보다 환승 거리가 길다.
9호선은 지하 5층, 7호선은 지하 3층에 있었다. 에스컬레이터 4곳, 긴 통로(약 110m) 1곳을 거쳐야 환승할 수 있다. 그래도 긴 통로에 무빙워크가 설치돼 환승 편의를 제공했다.


오르막길 혹은 내리막길이 계속되는 노원·신길역 환승 구간과 달리, 고속터미널역은 승강장에서 에스컬레이터나 계단을 이용해 위로 올라갔다가 다른 노선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구조였다.
특히 9호선에서 3·7호선 승강장으로 향하는 계단은 너무 길고 가파랐다. 7호선에서 3·9호선 승강장으로 향하는 계단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계단 이용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다만 '다이어트' 하고 싶은 승객은 이 계단을 이용하면 효과 만점일 듯했다.
계단 옆에 있는 에스컬레이터 역시 걸어 올라가기 힘들었다. 바쁜 일이 있더라도 어쩔 수 없이 손잡이를 잡고 서서 가야 했다. 뛰거나 걸어 올라가면 진땀 뺄 각오를 해야 했다. (물론 에스컬레이터에서 뛰거나 걸으면 안전사고 위험이 있으니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

고속터미널역 환승 체험 소감도 움짤에 담아봤다.
"살 빼기 원하는 자... 고속터미널역 계단으로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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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터미널역 최단거리 환승 팁 (3호선은 생략)
(7호선에서 9호선)
내방역 방면 승강장 : 7호선 7-2 → 9호선 4-1(신반포역 방면), 4-2(사평역 방면)
반포역 방면 : 7호선 2-3 → 9호선 4-1(신반포역 방면), 4-2(사평역 방면)
(9호선에서 7호선)
신반포역 방면 : 9호선 4-1 → 7호선 2-3(반포역 방면), 7-2(내방역 방면)
사평역 방면 : 9호선 4-2 → 7호선 2-3(반포역 방면), 7-2(내방역 방면)
노원역, 신길역, 고속터미널역 가운데 '분노 게이지'가 가장 높았던 1곳을 꼽아봤다. 가장 힘들었고 가급적 환승하고 싶지 않은 역이었다. 이곳에서는 땀이 많이 나서 입고 있던 점퍼까지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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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두둥~ 두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