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대한 두근거림 표현" 작가 로타 인터뷰

2016-01-1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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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위키트리&&"저는 엄청 오타쿠예요. 하나에 아주 깊이 빠져버려요"빛

이하 위키트리

 

 

"저는 엄청 오타쿠예요. 하나에 아주 깊이 빠져버려요"

빛이 잘 들어오는 스튜디오 한쪽 벽에는 건담부터 스티키몬스터까지 각종 피규어들이 줄지어 있었다. 내가 피규어들을 눈여겨 보자, 로타 씨는 별안간 '덕밍아웃'부터 했다. 

로타. 1978년생, 올해 한국나이 39세, 본명 최원석. 2010년부터 '미소녀 전문 포토그래퍼'라는 별칭으로 활동했고, 별칭에 걸맞는 미소녀 화보를 찍어온 사진작가. 하지만 그 못지 않게 광고, 공연 등 다방면에 걸친 작업 경력도 가진 사람. 

모델은 기억해도 사진작가를 아는 사람은 드물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로타의 행보는 눈길을 끈다. 지난해 11월 설리 씨 화보 때부터였던 것 같다. 사람들이 "어, 이거 로타 작가 사진 같은데"라며 추측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망원동에 있는 로타 작가 작업실에서 '오타쿠'를 자처하는 그를 만났다. 

스스로를 "무언가에 깊이 빠지는 오타쿠 스타일"이라 소개한 로타 작가

 

사람들이 왜 '로타'인지 많이 물어볼 것 같다. '로리타(콤플렉스)'에서 비롯됐냐는 설도 있는데. 

그런 오해가 꽤 있다. 예전에 인터뷰할 때 우스갯소리로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로 말이 무척 많았다. 사실 '로타'는 내가 만든 로봇 캐릭터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사진작업을 주로 하기 전에는 일러스트를 그렸다. 그때 한 게임 회사 캐릭터 공모전에 참여하기 위해 로봇 캐릭터를 만들었다. 귀여운 느낌을 주기 위해 로봇의 '로'에 '타'를 붙였다. 이 캐릭터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예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미소녀 전문 포토그래퍼'라는 수식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만든 수식어다. (웃음) 그 전에도 여러 종류의 사진을 찍긴 했지만 '미소녀' 화보에 집중하면서 홍보를 위해 (수식어를) 붙였다. 

홍보가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이젠 남들이 먼저 '미소녀 전문 포토그래퍼'라고 하지 않나.

(사람들에게 알려진 지) 사실 얼마 안 됐다. 개인적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려왔다. 팬들이 점차 늘어났다.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긴 뒤 한번에 결과물을 보여줄 생각이었다. 그게 지난해 10월이다. 그동안 촬영해온 소녀들 화보로 개인전 '미묘'와 '걸스(Girls)' 화보 출판을 동시에 했다. 

"설리 씨 화보가 큰 인기였다. 설리 씨와 촬영은 서로 소통이 잘돼 편했다" (이하 파란색 문장 로타 씨 설명)

설리 #로타 #rotta #내가찍음

로타(Rotta)(@_rotta_)님이 게시한 사진님,

주목을 많이 받고 있다. 사람들이 왜 로타 씨 '걸스' 화보를 좋아하는 것 같나. 

글쎄. 재밌는 걸 보여주기 때문 아닐까. 재밌고 공감가는 사진이라서 그런 것 같다. 인물 사진은 많다. 하지만 인물로 마음을 흔드는 사진은 드물다. 기존에 (한국에 별로) 없었지만 사람들이 느끼고 싶어했던 것을 건드려주는 것 같다. 설렘, 아찔함 같은 경험 말이다. 특히 또래 중에 이런 걸 느꼈다고 말하는 독자들이 있다. 내가 느낀 걸 (독자도) 같이 느꼈다고 할 때 기분이 좋다.   

왜 '미소녀'인가. 

사실 '소녀'는 아니다. 미성년자랑 작업한 적도 없다.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가 '미소녀'다. 사춘기 때 느꼈던 두근거림, 여성에 대한 두근거림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사진 작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미소녀 화보 제작을) 염두하고 있었다. 다만 머리 속에 있는 이미지를 사진으로 구현하려면 기술이 필요했다. 그래서 다른 작업을 하면서 훈련해왔다. 2010년쯤 어느 정도 기술을 갖추게 되었고, 그때부터 이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걸스' 작업 전에는 어떤 작업을 했나. 

처음엔 일러스트를 그렸다. 그러다 사진을 찍었다. 광고 촬영도 많이 했다. 특히 공연, 클럽 분야 촬영에서 국내 탑(Top)이었다. 빅뱅, 서태지, 원더걸스 등 공연과 사운드 쌈지 페스티벌 촬영 등 다양하다. 지금도 '걸스' 화보만 찍는 건 아니다. 종종 개인 프로필 등 다른 작업도 한다. 공연처럼 거친 촬영 현장 경험이 기술 연마에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만화를 좋아해서 코스프레 사진도 종종 찍는다. 완성도 높은 의상이라 내가 먼저 함께 작업하자고 제안했던 코스프레 화보다. '마비노기'에 나오는 캐릭터 델리아다" 

 이하 로타 제공

화보 촬영을 위해 필요한 기술? 그게 무엇인가.

아무래도 내가 갖고 있는 콘셉트를 모델에게 이해시키고, 촬영 현장 전반을 통제하는 기술인 것 같다. 원래 나는 소극적이고 내성적이다. 그래서 (공연 촬영처럼) 좀 더 부대끼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 완전히 살아 있는 촬영말이다. 

화보 콘셉트는 로타 씨가 잡는 건가. 

그렇다. 80~90%를 내가 잡는다. 모델이 아이디어를 내고 상의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내가 결정한다. 모든 것을 촬영 전에 잡는 건 불가능하고, 촬영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결정되는 것도 많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연출한 사진. 공간감이 있어 마음에 든다. 모델이 직접 가져온 의상도 마음에 들었다" 

"2016년 달력 첫 장을 장식한 화보다. 이번 달력 화보 중 좋아하는 작품이다. 자연스러운 느낌이 좋다"

 

'걸스' 화보를 보면 일본 잡지가 떠오른다.   

그럴 거다. 하지만 모델은 전부 우리나라 모델들이다. 내가 영향을 많이 받은 콘텐츠가 일본 소년만화다. 특히 카츠라 마사카츠의 '전영소녀', 아다치 미츠루의 'H2'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전자는 페티시(fetish·숭배의 대상. 특히 성적 욕구를 강하게 느끼는 대상)적인 장면, 소녀의 아름다움을 탁월하게 포착한 장면이 많다. 후자에 나오는 여자 캐릭터들도 이와 비슷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전영소녀'(왼)와 'H2'

 

이밖에도 '에반게리온' 감독 안노 히데아끼가 즐겨 쓰는 카메라 앵글, 이와이 슌지 감독의 색감 등에서 영향을 받았다. 그림을 어떻게 사진화 할지 고민할 때 우리나라의 김현성 실장님 작업물을 보며 영감을 얻기도 했다. 

이와이 슌지 감독 영화 '러브레터'(1995) 공식 스틸컷

 

발그레한 볼, 매끈하고 흰 피부, 신경쓰지 않는 듯한 무표정이 전매 특허다. 이것도 작가 콘셉트인가.  

그렇다. 언급한 만화 캐릭터들에서 영감 받았다. 메이크업, 헤어, 의상 등 화보 콘셉트는 기본적으로 내가 결정한 것들이다. 꾸미지 않은 듯한데 두근거림을 주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화보 콘셉트는 방이다. 개인적인 공간. 이런 곳에서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함께 있을 때 두근거리는 느낌을 표현하는 게 좋다. 

"오키나와 민박집에서 찍은 사진이다. 공간감, 색감, 모델 등이 전체적으로 조화롭다. 가장 좋아하는 사진"

이하 로타 제공

 

'로리타 콤플렉스(소아 성애 콤플렉스)'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조심스러워서 이 질문에 별로 답을 하지 않아왔다. 정확하게 내 생각을 표현하기도 힘들고. 일단 나는 로리타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런 의도로 '걸스' 화보를 찍은 것도 아니다. 물론 이 화보에 성적인 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소아성애를 의도한 건 아니다. 내 사진에 대한 비판 자체는 존중하고, 어떻게 하면 이런 오해를 덜 수 있을지 고민도 해봤다. 어떻게 해야할지 어렵다. 

"교복은 (로리타 콤플렉스 때문이 아니라) 그 자체에 로망이 있다. 특히 케이프 디자인 교복을 좋아한다. 어깨 선이 똑 떨어지는 느낌이 예쁘다. 이 사진은 개인전 메인 포스터로 쓰인 작품. 빛이 얼굴에 잘 묻어나서 마음에 든다"

 

모델들은 촬영할 때 불편하거나 어색해하진 않나. 

불편하고 어색함을 느낄 것 같은 모델은 함께 작업하지 않는다. '걸스' 화보는 나의 작업물인 동시에 모델과 협업한 결과물이다. 서로 목적이 있기 때문에 돈 거래 없이 이루어진 작업이라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내 사진 성향을 이해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과 작업해왔다. 촬영 현장에서 모델을 편안하게 해주는 게 내 책임이기도 하기 때문에 노력한다.  

어떤 모델이 기억에 남나. 

'걸스' 화보 촬영을 한 모델 중 일반인과 전문 모델 비율이 1:1 정도 된다. 오히려 일반인 모델과 작업할 때 편한다. 관성적인 자세에 길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함께 작업한 모델 중 김연진이라는 모델은 5년 시간차를 두고 두 번 촬영하기도 했다. 연진은 이 화보로 많이 알려졌다. 삼성 광고, YG 뮤직비디오도 촬영했다. 

"오키나와 민박집 촬영 뒤 5년 만에 비슷한 느낌으로 찍은 연진 씨 화보다. 성숙해진 느낌이 있어 좋았다" 

 

"개인전에 걸린 사진 중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다. 허리 라인, 눈매, 골반까지 예쁘게 나왔다"

 

남자 모델은 일부러 피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렇지 않다. 여자를 예쁘게 찍는 게 더 좋을 뿐이다. 매력있는 남자를 찍는 건 좋다. 서태지 씨 프로필 사진이라거나 '허밍 어반 스테레오', '하우스 룰즈' 멤버 사진 촬영도 즐거웠다. 마초적인 남자보단 다른 매력이 있는 남자를 찍는 게 좋다. 

서태지 패북 프샤 #내가찍음 #로타 #rotta

로타(Rotta)(@_rotta_)님이 게시한 사진님, 

로타 씨가 작업한 서태지 씨 프로필 사진 / 로타 씨 인스타그램

앞으로 같이 촬영하고 싶은 모델이 있다면. 

기회가 되면 미란다 커와 작업하고 싶다. 영어공부 열심히 해서. (웃음)

향후 작업 계획은 어떻게 되나.

지난해 한 차례 했던 것처럼 '걸스' 전시, 출판을 이어갈 생각이다. 하지만 미소녀 사진 말고 다른 사진, 그림 등 내가 해오고 있는 다양한 작업물도 보여주고 싶다. 예를 들어 일본에 가서 찍어온 풍경사진도 머지 않아 소개할 생각이다. 

피규어들과 함께 자세 취한 로타 씨 /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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