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7" 29년 전 한 서울대생의 죽음

2016-01-14 18:13

add remove print link

29년 전인 1987년 1월 14일은 당시 민주화 운동에 불씨를 지폈던 사건이 벌어진 날이

29년 전인 1987년 1월 14일은 당시 민주화 운동에 불씨를 지폈던 사건이 벌어진 날이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5화에는 주인공 성덕선의 언니 성보라(류혜영 씨)가 집회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쫓기는 모습이 그려진다.

경찰을 피해 숨어있던 성보라(류혜영 씨)가 들킨 모습 / 이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드라마에서 성보라는 늦은 저녁 공중전화를 쓰러 잠깐 밖에 나갔다가 경찰에 연행될 위기에 놓였다. 이때 엄마(이일화 씨)가 나타났다.

보라 엄마는 경찰에게 성보라가 얼마나 똑똑하고 바른 아이인지 구구절절 설명하며 제발 경찰서로 데려가지 말라고 울부짖는다.

경찰에게 성보라를 데려가지 말라고 비는 보라 엄마(이일화 씨)

드라마 속 시간보다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보라 엄마가 그토록 절박하게 보라를 감싼 이유를 알 수 있다.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3학년이었던 박종철 열사는 1987년 1월 13일 하숙집에 있다가 서울 용산구 남영동에 있던 대공본부 고문실로 끌려갔다. 경찰은 당시 '민주화추진위원회' 활동을 한 박종운 씨를 수배해 찾고 있었다. 경찰은 그의 후배인 박종철 열사를 통해 박종운 씨의 소재를 캐내려 했다.

고문실 모습 / 이하 연합뉴스

박종철 열사를 끌고 온 경찰은 박종운 씨가 어디있는지 물었지만, 박 열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박 열사는 이튿날인 14일 숨졌다.

중앙일보 신성호 기자는 검찰 간부가 "경찰 큰일 났다"고 무심코 뱉은 말에 단서를 잡고 취재해 '경찰에서 조사받던 대학생 쇼크사'라는 기사를 15일 보도했다.

이에 당시 경찰청 치안본부장 강민창은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발표했다.

우여곡절 끝에 부검에 넘겨진 결과 온몸에 피멍과 장기 손상 등 고문 흔적들이 드러났다.

박종철 열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조한경 씨 등이 구속되는 모습

경찰은 박종철 열사의 사망 5일 후인 19일 고문 사실을 인정하고 당시 수사를 담당한 조한경 씨 등을 구속했다.

박종철 열사의 죽음은 같은 해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으로 평가받는다.

박종철 열사의 고문사를 추모하고 민주화를 위해 집회를 연 시민들의 모습

민주화 운동의 불꽃으로 평가받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올해로 29주기가 됐다.

오늘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열사가 고문으로 숨진지 29년이 되는 날입니다.물고문과 전기고문으로 사람을 죽여놓고 독재 정권의 경찰이 "‘탁’ 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발뺌한 그 사건...

Posted by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Amnesty International Korea) on Wednesday, January 13, 2016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14일 페이스북에 박종철 열사의 29주기를 알리며 "공권력이 시민을 해칠 수 없는 세상, 고문이 사라진 세상을 바란다"고 전했다.

home stor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