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있었던 '전파납치' 영상 5개

2016-01-2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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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 납치(Signal Intrusion). 지상파·케이블·라디오 방송 등에서 송출하는 전

전파 납치(Signal Intrusion). 지상파·케이블·라디오 방송 등에서 송출하는 전파를 방해하고 다른 전파를 보내는 '범죄행위'다.

국내에서 발생한 전파 납치 사건은 드물다. 납치에 쓰일 수 있는 장비(전파송수신기 등)를 구하기 어렵고, 국토 범위가 좁아 전파 추적 등이 용이해서다.

반면 국토 면적이 넓고 상대적으로 관련 장비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미국 등에서는 종종 일어난다.

전파 납치는 특정 의도 아래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개인 또는 집단이 자신들의 메시지를 널리 알리거나, 해킹 기술을 자랑하고 싶거나.

실제로 있었던 전파 납치 영상 5개를 소개한다. 몇몇 영상은 사람에 따라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1. 맥스 헤드룸 전파납치사건(1987)

유튜브, jonrev

전파납치사건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지고, 가장 미스터리한 사건이다.

1987년 11월 22일 오후 9시쯤. 시카고 WGN-TV의 9시 뉴스에서는 이날 열린 시카고 베어스와 디트로이트 라이언스의 미식축구경기 하이라이트가 방송되고 있었다.

그때였다. 화면이 흔들리며, 가면을 쓴 한 사람이 나타났다. 당시 미국 ABC 방송에서 방영하던 드라마 '맥스 헤드룸(Max headroom)'의 에디슨 카터(Carter) 얼굴을 본딴 가면이었다.

그는 화면 안을 돌아다니고, 펄쩍펄쩍 뛰는 등 기이한 행동을 보였다. 뭐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주변 소음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영상은 해당 방송국 엔지니어가 전파송신국을 바꿀 때까지 약 25초간 계속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같은 날 오후 11시 15분쯤. 시카고의 또 다른 방송국 WTTW에서 영국의 인기 드라마 '닥터 후'가 방송 중일 때였다.

카터 가면을 쓴 인물이 다시 화면에 나타났다. 화면 속 배경이 크게 일렁였지만, 말소리는 또렷했다.

그는 약 1분 30초동안 "빌어먹을 진보주의자(Freaking liberal)", "웨이브를 잡아라(Catch the wave)", "네 사랑은 희미해지고 있어(Your love is fading)" 등 정체를 알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놨다.

방송국 측은 조사를 벌여 전파 납치가 발생한 곳이 시카고에 있는 고층 빌딩 시어스 타워(Sears Tower)였음을 밝혀냈다. 하지만 납치범의 정체는 확인할 수 없었다.

2. 애시타 방송 전파납치사건(1977)

유튜브, Indo Crop Circles

1977년 11월 26일 오후 5시 12분쯤, 영국 ITN 방송 남부지역 관할 방송사 서던TV(Southern TV)의 아나운서 이보르 밀스(Mills)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뉴스를 진행 중이었다.

화면이 갑자기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까맣게 변한 조정화면 위로 낮은 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자신을 애시타(Ashtar) 은하 사령부의 대변인 브릴리온(Vrillon)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꽤 오랜 시간동안 당신들은 우리를 하늘의 빛처럼 봐왔다. 우리는 당신들의 행성 '지구'에 있는 형제, 자매들의 평화와 지혜를 위해 이야기를 시작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약 3분 동안 "모든 악의 무기를 제거하라", "너희 스스로 지구에서 조화를 이루며 살 수 있는 길을 찾아라" 등 인류가 지켜야 할 몇가지 주의사항(?)을 언급했다. 그는 "은하계의 축복이 인간들에게 따르기를"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방송 이후 곳곳에서 수상한 점이 드러났다. 외계인은 왜 하필 '영어'를 썼고, 영국 남부식 억양을 구사해야 했을까? 또 영국 남부 사투리는 어떻게 알았을까?

범인의 존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애시타(Ashtar)는 미국 출신의 작가, UFO주의자 조지 밴 타셀(Tassel·1910~1978)이 존재를 주장한 외계인의 일종이다.

3. HBO 캡틴 미드나잇 전파납치사건(1986)

유튜브, SuperSonicTailsEas

1986년 4월 27일 오전 12시 32분쯤. 미국의 전기 기술자 존 맥두걸(MacDougall)은 미국 위성방송 HBO 채널의 전파를 훔쳐 약 2분 30초간 '항의성 화면'을 내보냈다.

"캡틴 미드나잇이 보냅니다. 좋은 저녁입니다. HBO. 한달 요금이 12.95달러라고요? 절대 안됩니다! 쇼타임/무비 채널(미국 케이블 방송사)도 조심해라!"

맥두걸은 HBO의 유료 채널 구독자였다. 당시 HBO는 홈 디시(Homedish) 고객들에게 12.95달러(약 3만 4000 원), 디스크램블러(Descrambler) 고객들에게 395달러(약 47만 원)를 받는 요금 정책을 고수했다. 홈 디시는 1달 기준으로 사용료를 정산하는 요금제고, 디스크램블러는 무제한 시청이 가능한 요금제였다.

하지만 HBO는 홈 디시 고객들에게 돌연 디스크램블러로 바꿔야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정책을 추진하며 반발을 샀다.

맥두걸은 홈 디시 이용자였다. HBO의 터무니 없는 요금 인상에 분노해 이같은 일을 계획한 것이다.

맥두걸은 이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검거돼 징역 1년에 벌금 5000달러(약 607만 원)를 선고받았다고 한다.

4. 스티브 윌코스 쇼 전파납치사건(2013)

유튜브, ampedin

2013년 2월 11일 미국 몬타나 KRTV에서 토크쇼 '스티브 윌코스 쇼' 방송 도중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쇼에서는 거짓말을 일삼는 10대들을 감시하는 게 옳은지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그때 별안간 "행정당국이 일부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민들은 경고방송에 따라주길 바란다"는 자막이 화면 위에 등장했다.

이어 "무덤에서 나온 시체들이 살아있는 사람을 공격하고 있다"며 "매우 위험하니 절대 접근하지 말라"는 남성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물론 이는 모두 '거짓말'이었다. 해당 방송사는 사건 직후 해커에 의한 소행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범인을 찾진 못했다.

5. 호주 채널7 전파납치사건(2007)

2007년 1월 3일, 호주 채널7 방송에서 캐나다의 드라마 '메이데이(Mayday)' 방송 도중 이상한 화면이 잡혔다.

새카만 화면 위로 '정면충돌(Head on collision)'이라는 글자가 나타났다. 이어 어딘가를 질주하는 화면, 송신 불량 화면이 차례대로 등장했다.

오디오에서는 "예수님. 저희를 도와주세요(Jesus Christ, help us, lord)"라는 말이 계속 반복됐다.

화면은 약 15초 후 정상으로 돌아왔다. 오디오는 그대로였다.

크리피파스타에 따르면 당시 채널7 대변인은 "음향 부분에서 발생한 사소한 문제였다"며 "오디오 라인이 꼬이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피파스타는 괴담, 미스터리 사건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미국의 위키 기반 웹사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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