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밝혀진 도시전설 4가지

2016-06-12 13:50

add remove print link

믿자니 너무 근거가 부실하고, 안 믿자니 왠지 찝찝하고. 도시전설이 갖는 딜레마다. '도시

믿자니 너무 근거가 부실하고, 안 믿자니 왠지 찝찝하고. 도시전설이 갖는 딜레마다.

'도시전설'. 근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전설의 일종이다. 꼭 도시에서만 일어나야 도시전설이 되는 건 아니다. 여느 전설이 그렇듯, 무대는 다양하다. 흔히 '도시괴담'이라 불리기도 한다.

세계엔 수 백, 수 천가지 도시전설이 있다. 대부분 근거 부족이거나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 '진짜'로 드러난 도시전설도 있다.

도시전설로 여겨졌지만 나중에 진실로 밝혀진 사건 4가지를 소개한다.

1. 터스키기 매독 생체 실험 사건 (1932~1972)

이하 Wikipedia

미국 정부가 민간인 대상으로 '매독균' 생체 실험을 했다는 도시 전설이다. 매독은 성병의 일종이다. 이 전설은 훗날 사실로 밝혀졌다.

1932년 미국 공중보건국(현 공중위생국, 이하 '보건국')은 매독 연구를 진행하던 중 앨라배마(Alabama) 주 터스키기 시에 거주하는 흑인들 가운데 매독 환자가 많다는 사실을 파악한다. 이에 보건국은 이들을 치료없이 방치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 비밀리에 관찰하기로 계획한다.

보건국은 이 환자들에게 "당신은 지금 악혈(Bad blood)에 걸렸으니 치료가 필요하다"며 무료로 신약을 배포했다. 악혈은 매독, 빈혈 등 혈액 관련 질병을 묶어 일컫는 터스기기 주 방언이다. 하지만 신약은 아스피린과 철분제로 매독 치료와는 전혀 무관한 약품이었다.

흑인 총 6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실험은 1943년 매독 치료제 '페니실린'이 나온 후에도 1972년까지 40년간 지속됐다. 이후 1972년, 매독 실험에 참여했던 한 공무원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다. 폭로 25년 후인 1997년 5월, 당시 미 대통령 빌 클린턴(Bill Clinton·69)은 피해자들을 백악관에 초청해 공식사과했다.

2. 통킹 만 사건 (1964)

1964년 8월 2일. 미국은 북베트남 어뢰 3대가 베트남 북부 통킹 만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미국 함정을 선제 공격했다는 명목으로 북베트남에 선전포고한다. 당시 베트남은 공산주의 국가 '베트남 민주 공화국(북베트남)'과 '베트남 공화국(남베트남)'으로 분단된 상태였다. 같은 해 8월, 미국 하원은 만장일치로 '통킹 만 결의안'을 채택해 베트남 전쟁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통킹 만 사건은 7년 뒤인 1971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의 비밀 문서 폭로로 전환점을 맞는다. 뉴욕타임즈는 이른바 '펜타곤 페이퍼(국방부 비밀문서)'를 공개하며 "미국이 베트남 전쟁을 위해 통킹 만 사건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며 일축했지만 이후에도 조작설은 끊이질 않았다.

결국 베트남 전쟁이 끝난 지 20년 후, 당시 미 국방장관이었던 로버트 맥나마라(Robert S. McNamara)가 1995년 자서전에서 "통킹 만 사태는 자작극이었다"고 시인하며 사실로 확정됐다.

3. 병균 담긴 우편물 (2001)

Pixabay

한 때 미국에서 유행했던 괴담이 있다. '병균 우편물' 괴담이다. 발신인 불명 편지 한 통이 별안간 집으로 배달된다. 편지엔 빈 종이와 함께 정체 모를 가루가 들어있다. 편지 수신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며칠 뒤,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한다. 편지에는 맹독성 균이 묻어 있었다.

다양한 버전으로 변주된 이 괴담은 2001년 더이상 '도시전설'이 아닌 진짜가 됐다. 2001년 미국에서 불특정 다수를 노린 '탄저균 우편 테러'가 벌어지면서다. 탄저균은 대표적 생화학무기 가운데 하나로, 설탕 한 봉지 정도로 미 전역을 파괴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 맹독성 살상균이다.

2001년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톰 대슐과 NBC 방송사 앵커 톰 브로코, 영국 일간지 '더 선' 사진기자 밥 스티븐슨은 미국 뉴저지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발신인 불명의 편지 한 통을 받는다. 편지에는 흰 가루가 함께 들어있었다. 이는 탄저균이었고 세 명은 즉시 호흡곤란 증상 등을 보이며 병원에 후송됐다. 사진 기자 밥 스티븐슨은 결국 사망했다.

탄저균 테러는 이후 사망자 4명, 감염자 15명을 추가하며 미 전역을 '병균 우편물' 공포로 몰아넣었다. 7년이 지난 2008년, 미 연방수사국(FBI)은 미 육군 생화학 연구소의 한 남성 연구원을 범인으로 지목했지만, 여러가지 의문점이 있어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4. MK 울트라 프로젝트 (1952~1973)

Wikipedia

2차 대전 이후 미국은 냉전에 돌입하며 신무기 개발에 박차를 올렸다. 소련을 뛰어넘는 세계 제일의 '군사 대국'을 꿈꾸던 미국은 실험 대상, 내용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연구에 몰두했다. 'MK 울트라 프로젝트'는 그 과정에서 태어난 괴물이었다.

프로젝트의 내용은 이렇다. 미국 CIA에서 생체 실험을 통해 인간 정신을 조종할 수 있는 '초능력자'를 극비 양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소 허무맹랑한 내용이라 사람들은 쉽게 믿지 않았다. 하지만 1974년 '뉴욕 타임즈'가 관련 문서를 공개하며 이 역시 진실로 드러났다.

뉴욕 타임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실험 대상으로 선정된 이들은 '초능력'을 키운다는 차원에서 마약의 일종인 LSD를 복용하는 등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CIA는 마약을 사용해 실험 대상자들에게 세뇌, 역세뇌, 기억 소거, 기억 주입 등 위험한 실험도 실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1997년 미 대통령 빌 클린턴이 공식 사과하며 일단락됐다. 2009년엔 이 사건을 소재로 '초[민망한]능력자들'이라는 영화가 제작됐다.

home stor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