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력한 자석봉과 0.08mm 필터 통과해야 합격”..남양유업 분유공장 가보니

2018-11-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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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시 헤파필터(0.3㎛ 입자)를 통과한 공기 투입해 외부 이물질 혼입 제어
“의약품 수준 안전 시스템 갖춰…제조 전 공정 밀폐라인 통해 이뤄져”

남양유업이 지난달 분유에 코딱지가 나왔다는 소비자 제보가 나오면서 곤혼을 치른 가운데 분유는 조제부터 충진 공정까지 밀폐된 설비에서 이뤄진다며 세종 공장을 공개했다. 사진/권가림 기자
남양유업이 지난달 분유에 코딱지가 나왔다는 소비자 제보가 나오면서 곤혼을 치른 가운데 분유는 조제부터 충진 공정까지 밀폐된 설비에서 이뤄진다며 세종 공장을 공개했다. 사진/권가림 기자

지난달 분유에 코딱지가 나왔다는 소비자 제보가 나오면서 남양유업은 분유 생산설비를 외부에 전면 개방했다.

남양유업은 ‘세스코 식품안전연구소’와 ‘고려대 생명자원연구소’ 등에 정밀검사를 의뢰해 제조 공정상 이물질 혼입이 불가하다는 결과를 받았지만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남양유업 세종공장을 상세히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2일 찾은 남양유업 세종공장은 지난 1980년 설립된 남양 대표 공장이지만 세월의 흔적은 느껴지지 않았다.

총 3만2000평 규모의 세종 분유공장에서는 조제분유와 발효유, 치즈, 커피믹스 등을 생산하고 있다.

서경민 남양유업 세종공장 품질보증팀장은 “조제분유는 의약품 이상으로 안전 및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분유 생산동은 해썹(HACCP) 인증은 물론 FSSC 22000, 중국 HACCP & GMP 인증을 획득했고 밀폐된 라인을 통해 공정이 이뤄져 이물질이 들어갈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분유 제조 공정은 조제부터 캡핑·포장까지 총 16단계다. 분유는 원유와 다양한 기능성 분말원료가 배합된다. 원유는 미생물 관리와 방사능 관리, 잔류농약 등 유해물질 관리 시스템을 거친다.

남양유업 세종공장 분유동에 설치된 조제 자동화 설비. 사진/남양
남양유업 세종공장 분유동에 설치된 조제 자동화 설비. 사진/남양

분유 생산동 내부로 들어가는 관문은 까다로웠다. 위생모와 위생가운 등을 착용하고 손세척과 알코올 소독, 에어샤워 등 4~5번의 위생절차를 거쳐야 할 정도로 안전관리 체계가 철저했다. 또 허가된 인원만 작업장 출입이 가능했다.

남양유업은 내부에 분유 제조용 공관을 보관하고 있는 점을 경쟁업체와 차별점으로 꼽았다. 제조용 공관을 공급받을 경우에도 이물 혼입 차단을 위해 공관 사이마다 간지를 삽입해 제품을 적재했다. 팔레트 단위로 비닐 래핑 관리도 하고 있었다.

아파트 18층 높이의 탱크 사이로 지나가자니 영화 속 난쟁이가 된 느낌이었다. 원료 입고부터 공관에 포장되기까지 분유 제조 전 공정은 분유동 건물 내부의 밀폐된 라인을 통해 자동 공정으로 이뤄지고 있어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처리 자동 조제과정은 AVMH system (Automatic Vacuum Mixing & Homogenizing System)을 통해 원료 계량과 배합이 자동으로 진행됐다. 사일로(원통형 저장소)에서 무균공기를 통해 고압으로 이송된 분말 원료는 자동으로 계량돼 자동밸브를 통해 하부 조제탱크로 이송되고 탱크 내 고속회전분쇄기를 통해 균일하게 혼합된다.

남양유업 세종공장 분유동에 설치된 인퓨전 살균기. 사진/남양
남양유업 세종공장 분유동에 설치된 인퓨전 살균기. 사진/남양

인퓨전 살균기는 자동 조제시스템 후면에 위치해 있으며 고압용기 내 단시간 살균을 통해 영양성분 파괴 및 단백질의 변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신 살균 방식이다.

자동 살균과정을 거쳐 완벽하게 살균된 조제액은 수분 건조를 위한 예비단계로 이송돼 고형분 함량을 45% 수준으로 농축한다. 농축과정 중에는 강력한 자석봉과 0.08mm의 바스켓 필터를 통해 이물질을 제거한다.

이후 조제액은 건조기로 넘어간다. 건조기 상단 부분을 가까이 보기 위해 생산동 5층에 들어서자 국내 최대 규모의 다중건조기(MSD·Multi Stage Dryer)가 들어있었다. 찜질방과 같은 열기가 느껴졌다. 액체조제액이 약 2mm 크기의 노즐로 고압분사(170bar)돼 180℃의 열풍으로 순간 건조되기 때문이다.

3층으로 내려가자 건조기 본체를 볼 수 있었다. 서 팀장은 망치로 내려치는 듯한 ‘쾅쾅’거리는 소리에 대해 “열풍건조할 때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초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건조기 벽을 쳐주는 소리”라며 “수직방향으로 열풍을 불어넣어 벽면에 탄화물이 달라붙을 가능성을 최소화 한다”고 말했다.

다중건조기는 전체건조시설 40m, 메인챔버(chamber) 높이 20m 규모로 시간당 3.8톤의 조제분유 분말을 생산할 수 있다. 아울러 헤파필터(0.3㎛의 입자를 99.9% 제거 가능)를 통과한 공기를 가열시켜 건조기로 투입해 외부 이물질 혼입을 제어한다.

남양유업 직원들은 건조공정 중앙통제실에서 이 내부과정을 열화상 카메라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완전 건조된 조제분유 분말은 밀폐된 제품용 사일로에 가루로 이송되며 약 1.18㎜ 크기의 체를 마지막으로 통과한다.

밀봉된 형태의 분유 완제품은 X-ray 검사기를 통해 최종적으로 이물 혼입 여부를 검증한다. 사진/남양
밀봉된 형태의 분유 완제품은 X-ray 검사기를 통해 최종적으로 이물 혼입 여부를 검증한다. 사진/남양

거쳐야 하는 단계는 더 있었다. 밀봉된 형태의 완제품으로 꽃단장한 이후에도 X-ray 검사기를 통해 최종적으로 이물 혼입 여부를 검증해야 했다.

이정인 남양유업 대표는 “모든 분유제품은 원료 투입부터 제품 포장까지 전 공정 자동화, 헤파필터 및 양압 시스템을 통한 쾌적한 충진실 환경 유지, 비전시스템, X-ray 검사기 등 최첨단 이물 제어 시스템 운영 등을 통해 의약품 제조설비 수준으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욱 선도적인 품질 개선활동을 통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제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home 권가림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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