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직 공무원 '미달 사태'... 골치 아픈 경기도 일선 시·군
2019-08-0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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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급 9급 공무원 시험
토목직렬 대거 미달
"토목직에 응시한 수험생들은 응용역학과 토목설계 등 전공과목 시험을 보지만 계산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또 시간이 너무 적게 주어져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시험이 끝나고 나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국 토목직 공무원커뮤니티에선 '이번 시험은 전공에다 영어까지 어려워져 난이도에 대한 배려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뒤 필기에 합격한 A씨. 자신이 지원한 지자체 면접실 앞에서 이번 공무원 시험에 대한 소외를 내뱉었다.
의정부시청 토목직 A과장 역시 "일거리는 해마다 늘어나는 판에 신규공무원은 아예 들어오질 않으니 걱정이다. 매일매일 쏟아지는 민원처리를 위해 정부의 인력보충 대책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두 사람 모두 공무원 시험에서 특수직렬의 미달 이유와 인원 부족의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8일 경기도청과 경기북부 일선 시·군 등에 따르면 올해 치러진 8·9급 공무원 공개채용 시험에서 토목직에 응시한 수험생들의 합격률이 10%를 맴돌거나 아예 합격자가 없는 지자체도 있어 인력 충원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4월 '2019년도 제1회 및 제2회 경기도 지방공무원 공개경쟁임용시험 시행계획 공고'를 내고 6월 15일 필기시험을 치른바 있다.
시험은 과목별 과락 40점을 넘고 평균 60점 이상이어야 최종 면접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앞서 의정부시와 양주시는 경기도로 각각 13명과 30명의 토목직 공무원 충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필기시험에 합격한 인원은 의정부시 1명, 양주시 3명으로 나타나는 등 시에서 필요로 하는 인원에 크게 못 미쳤다.
더구나 포천시와 가평군의 토목직 합격자는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경기북부 일선 시·군의 경우 파주시는 14명을 뽑는다고 했지만 3명만이 필기에 합격했다.
또 양평군은 12명중 1명이 연천군에선 10명중 1명이 합격하는 등 10%를 밑도는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고양시의 경우 20명 선발에 13명이, 남양주시는 58명 모집에 24명만 면접까지 이어지는 등 반타작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토목직 공무원 충원을 위한 경기북부 일선 시·군의 인사팀 관계자들의 발등엔 불이 떨어진 상태다.
B시 인사관계자는 "경력직 임기제 공무원이라도 뽑아야 할 실정이다. 하지만 기간이 정해져있고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해 대안은 되지 못하는게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C시 인사관계자 역시 "경력직으로 대체해 뽑을 수는 있겠지만 수없이 모자란 토목직 빈자리를 그런 식으로 채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청 인사팀 관계자는 이번 토목공무직 미달사태에 대한 의견을 두 가지로 요약했다.
먼저 '인사혁신처'의 시험문제에 대한 난이도가 어려워 응시자들의 과락이 많은 점과 토목직에 대한 막연한 업무의 어려움을 예상해 지원하지 않는 점을 꼽았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지난 7월 경기도내 지자체 인사팀장을 한자리에 모아서 미달사태에 대한 논의를 해봤다. 다들 인력보충에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 요청하는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