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파서 빵 훔친 청년 장발장, 포스코 정규직으로 취업했다”

2019-11-0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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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마트 침입해 빵 등 식품을 훔친 30대 절도범
포스코 측 “회사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포스코 사옥(포스코센터) /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에 있는 포스코 사옥(포스코센터) / 연합뉴스

배고파서 마트에서 빵을 훔친 '청년 장발장'이 포스코 정규직 직원(정직원)으로 취업했다. 포스코 측이 '청년 장발장'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취업 기회를 제공했다.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코휴먼스'는 취업 면접을 본 마트 절도범 A(35) 씨에게 최종 합격을 통보했다고 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용봉동에 있는 마트에 침입해 빵 등 5만5000원 상당의 식품을 훔쳤다가 붙잡혔다. A 씨는 지체 장애 6급이다. 그는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생활고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열흘 동안 굶다가 배고픔을 참지 못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사연을 기사로 접한 포스코휴먼스는 그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포스코휴먼스는 내부 보고를 거쳐 A 씨를 돕고 있던 광주 북부경찰서에 취업 지원을 제안했다.

광주 북구경찰서는 A 씨와 함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포스코휴먼스에 제출했다. 경찰은 면접 당일인 지난달 31일 차비가 없던 A 씨를 데리고 포스코휴먼스 본사가 있는 경북 포항까지 동행했다.

포스코휴먼스는 면접 당일인 지난달 31일 오후 A 씨에게 합격을 통보했다. A 씨는 오는 4일부터 포항으로 출근해 포스코 제철공장 등에서 세탁물을 수거하는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A 씨 채용 조건은 3개월 수습 뒤 만 60세 정년이 보장되는 '정직원' 채용이다. 회사 측은 연봉 이외에도 주거비용 3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포스코휴먼스는 포스코가 장애인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한 국내 1호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포스코휴먼스 이상근 경영지원그룹장은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 시민'이라는 포스코 경영이념을 어떻게 실현할지 고민하던 중 A 씨의 사연을 접해 취업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며 "회사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크림빵.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셔터스톡
크림빵.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셔터스톡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