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아니라고 잡아뗐던 아하부장, 결국 인정했다

2020-05-0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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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대응까지 언급하며 일베 의혹 부인했던 아하부장
일베 인정하고 사과…“일베충 낙인 두려웠다”

요리 유튜버 아하부장이 일베 유저였음을 시인했다. 앞서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며 의혹을 부인했으나, 추가 제보가 이어지며 여론이 악화하자 태도를 바꾼 것이다.

아하부장은 9일 유튜브 영상에서 "저 맞다. 제가 어제 제 유튜브 커뮤니티에서 정말 큰 거짓말을 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 거짓말을 했다는 거 자체가 너무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글들, 사진들 다 사실이었다. 더 이상 아무 것도 부인할 생각이 없다. 다 제 잘못이다. 반성한다"며 의혹 제기 내용을 모두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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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해명을 했던 이유에 대해서 아하부장은 "가장 먼저 겁이 너무 났다. 일단 일베충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오는 부정적 느낌과 낙인이 너무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제가 일베충이었다는 사실 하나 때문에 사과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절대 일베를 옹호하거나 비판할 마음도 없다"고 말했다.

아하부장은 "저는 외국에 오래 나가있던 사람이다. 일베의 정치적 성향에 관심이 없었다. 단지 유머 사이트였을 뿐이다. 그 당시에는 커뮤니티 사이트였고, 많은 사람들이 보면서 웃었다. 저도 별 생각없이 보면서 웃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일베를 마지막으로 본 건 대략 6개월 전이다. 그게 잘했다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일베가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걸 몰랐다면 거짓말이다. 보면서 알게 됐으나 저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의미가 없었다"면서 "요리 게시판, 공포 게시판 등 보고 싶은 것만 봤다. 일베 활동이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일베를 조금 봤다고 해서 괴물이나 살인마, 범죄자처럼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절대 그런 사람 아니다. 저는 그냥 평범한 요리사다. 음식 하는 게 좋고,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주면 기쁜 그런 요리사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일베충 쓰레기라고 말하는 걸 멈춰달라는 게 아니다. 그냥 저란 인간이 못나고 생각이 깊지 못했다는 게 부끄럽다. 나이 40 넘어서도 무슨 일이 생기면 거짓말로 감추려 하는 저 자신에게 너무 놀랐던 어젯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댓글 보니 서로 싸우더라. 제 채널은 음식 레시피와 어떻게 맛있게 먹고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채널이다.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음식이란 매개체로 즐겁게 지냈던 채널"이라며 "저는 단 한 번도 제 영상이나 댓글에서 정치적 색을 드러내거나, 누군가를 비방해본 적 없다. 그럴 전문지식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목숨걸고 좋은 레시피 다 공유하도록 하겠다. 아하부장 채널에서 만큼은 서로 힐링할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그렇게 될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 정말 죄송하고 정말 사죄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마지막으로 아하부장은 "일베 다시는 안 하겠다. 일베 뿐만 아니라 그 어떤 커뮤니티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유튜브, 아하부장_JOHNCOOK

'아하부장'은 조미료를 사용하는 업소용 레시피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주목받은 유튜버다. '어둠의 백종원'이라는 뜻에서 '흑종원'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최근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지난 8일쯤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 그가 한 일베 이용자와 아이디, 오른팔 문신, 태국 거주 이력 등 주요 특징이 일치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왼쪽부터 유튜브 '아하부장_JOHNCOOK', 일간베스트 저장소 게시물 캡처
왼쪽부터 유튜브 '아하부장_JOHNCOOK', 일간베스트 저장소 게시물 캡처

논란이 불거지자 아하부장은 같은날 유튜브 커뮤니티에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문을 내놓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문제의 일베 이용자는 자신이 메뉴를 짜주고 이름을 빌려주는 등 식당 오픈을 도와줬던 친한 동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일베 이용자와 아하부장이 오른손 엄지 마디 주름, 화상 흉터 위치 등 신체적 특징도 일치한다는 사실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의혹은 더 짙어졌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