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고 졸업사진 '관짝소년단'은 인종차별일까?

2020-08-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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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페이스' 자체가 인종차별적이란 지적
'희화화 아닌데 과도한 반응'이란 반론도

2020년 의정부고 졸업사진 중 하나인 '관짝소년단'   / 의정부고등학교 학생자치회 페이스북
2020년 의정부고 졸업사진 중 하나인 '관짝소년단' / 의정부고등학교 학생자치회 페이스북

2020년 의정부고등학교 졸업사진이 공개된 가운데 흑인 분장을 '관짝 소년단'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블랙페이스' 자체가 인종차별적이란 지적과 함께 패러디일 뿐이라는 반란도 나온다.

앞서 의정부고등학교 학생자치회는 지난 3일 공식 페이스북에 2020년 의정부고 졸업사진을 공개했다.

해마다 화제가 된 이슈나 인물을 패러디한 분장으로 주목을 끄는 의정부고의 졸업사진을 기다리는 것은 이제 연례행사가 됐다.

올해 눈길을 끈 것은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사진이었다.

의정부고등학교 학생자치회 페이스북
의정부고등학교 학생자치회 페이스북

가나의 장례식장에서 관을 이동하는 상여꾼들이 추는 춤을 담은 '밈(meme)'이 올해 인터넷에서 폭발적으로 소비된 만큼 의정부고도 이를 그냥 넘길 수 없었을 터다.

흑인 분장과 함께 의상, 관짝까지 제작해 '고퀄리티'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불편한 시각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서 "의정부고 (졸업사진) 조롱과 혐오가 없다면 블랙페이스한 것은 문제 없지 않는냐? 하는 사람이 있는데 블랙페이스하는 자체가 인종차별다. 국룰이 아니라 전세계룰임"이라고 썼다.

또 다른 네티즌은 "눈이 째진 아시아인 연예인 코스프레 한답시고 눈 큰 서양인이 테이프 같은거로 눈을 일부러 째지게 했다고 한다면 아시아인으로서 무슨 기분일까 상상해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학교 측에서 졸업대상자들에게 인권교육을 해야 했던게 아닐까" "얼굴에 갈색 칠 말릴 어른이 한 명도 없었나" "백인이 황인으로, 황인이 흑인으로 위장하는 것은 인종차별적 행위" 등 트윗도 올라왔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얼굴이 검은 칠을 하고 입술을 과장되게 표현하는 블랙페이스 분장은 인종주의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하 트위터 캡처
이하 트위터 캡처

반면, '인종차별' 지적은 과도한 반응이란 목소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나 인종차별에 예민한 편이긴 한데 의정부고 그 관짝 코스프레 왜 논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썼다.

또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얼굴을 흑인의 피부색으로 칠해서 인종차별이라고? 어느 요소가? 사실을 표현한 건 인종차별이 될 수 없을텐데? 그렇게까지 불편하게 볼 필요가?"라고 했다.

이외 "흑인들이 희화화되는 특징들을 과장해서 연출한 것도 아니고 그냥 재현일 뿐인데" "관짝밈 졸업사진이 왜 문제가 되는거지" 등 반응이 나왔다.

home 김민수 기자 km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