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인 조은산 선생…” 청와대 국민청원 시무 7조 작성자 정체 밝혀졌다

2020-08-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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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조은산 선생'은 가명
평범한 가정 꾸린 30대 가장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에 올라온 필력이 남다른 '시무 7조' 상소문의 작성자 정체가 밝혀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지난 27일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조선시대의 필력과 비슷하게 사용해 온라인에서는 익명의 청원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진인 조은산'을 선생이라고 부르며 필력에 대해 감탄을 하는 사람도 많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모두 '작가일 것이다'라고 추측하고 있다. 또한 조선시대의 말투와 단어의 선택으로 중년의 작가로 예측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조은산 선생'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정체를 찾은 곳은 한국일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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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한국일보는 '조은산 선생'의 정체는 작가도 중년도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조은산도 실제 이름이 아닌 필명이라고 밝혔다. 인터뷰에서 조씨는 자신을 인천에서 어린 두 자녀를 키우는 평범한 30대 후반의 가장이라고 소개했다. 더불어 "큰 업적을 이룬 사람도, 많이 배운 사람도 아니며 그저 세상 밑바닥에서 밥벌이에 몰두하는 애 아빠일 뿐"이라며 언론에 이렇게 자신을 알리려니 "손이 떨린다"라고 말했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그가 정체를 밝힌 이유는 "본의 아니게 같은 이름의 작가들이 주목을 받았는데요. 특히 인천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동명이인의 시인이 자신의 글 때문에 곤란해졌다는 얘기를 듣고 더 이상의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용기를 냈다"라고 말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달 14일 '치킨계의 다주택자 호식이 두마리 치킨을 규제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오며 주목을 받았는데 이 글도 조씨가 쓴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글도 주택을 치킨에 비유하고 좋은 필력을 보이며 '기막히다', '참신하다'는 반응이 쏟아졌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마지막으로 조씨는 "묻힌 청와대 청원이 온전히 공개돼 국민들로부터 동의 받을 수 있게 돼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알려지는 게 두렵다"며 "소신을 갖고 글을 쓰기 위해 평범한 소시민의 자리를 계속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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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청원 게시글에 올라간 이 글은 국민청원 공개로 전환된 상태며 19만 2000여명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글이 화제가 되자 동의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home 박완준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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