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비 아끼려고 한시간 반을 걸어 다니던 딸이 살해당했습니다”

2020-09-0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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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던 여성, 묻지마 살해 당해
분노한 피해자 아버지가 억울함에 국민청원 올려

버스비를 아끼려고 걸어 다니다 강도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되어버린 여성의 아버지가 원통함을 호소했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8월 30일 제주도 민속오일장 인근 30대 여성 살해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글을 올린 피해자 아버지는 "착하게만 살아온 딸에게 이런 일이 생겨 너무나도 허망하고 억울한 마음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청원을 올리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아버지는 "딸은 작은 편의점에서 매일 5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고 퇴근 후 도보로 1시간 30분 거리인 집까지 걸어서 귀가했다"며 "사건 후 알게 됐지만, 딸은 '운동 겸 걷는다'는 말과 달리 교통비를 아껴 저축하기 위해 매일 걸어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피의자는 1t 탑차를 소유하고 택배 일도 했다는데 일이 조금 없다고 교통비까지 아껴가며 걸어서 귀가하는 여성을 뒤따라가 끔찍한 일을 벌였다"며 "갖고 있던 흉기로 살인했다는 것으로 미뤄 계획살인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아버지는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피의자는 사건 당일 그 넓은 오일장을 3바퀴 정도 돌며 지나가던 제 딸을 보고 차를 주차하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성폭행도 하려다 딸이 심하게 반항하니 흉기를 수차례 휘둘려 살해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앞서 지난 3일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귀가하던 여성을 뒤따라가 살해한 제주 20대 남성의 신상 공개와 엄정한 수사를 촉구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와 해당 사건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를 짐작케 했다. 청원은 7만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피의자 A(29)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 50분께 제주시 도두1동 민속오일시장 인근 밭에서 B(39·여)씨를 살해하고 현금 1만원과 신용카드를 훔쳐 달아난 혐의(강도 살해)로 구속 기소됐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지난 4∼7월 택배 일을 하다가 "생각보다 돈이 안된다'며 택배 일을 그만 둔 뒤 현재는 무직상태로, 평소 생활고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피해자 1차 부검 결과, 흉기로 인해 흉부쪽 상처를 입고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성폭행 소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기사에 등장하는 사건과 관련없는 사진입니다 / 유튜브 'JTBC Drama'
기사에 등장하는 사건과 관련없는 사진입니다 / 유튜브 'JTBC Drama'
home 권상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