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회장이 직원에게 “혹시 보신탕 먹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던 이유

2020-10-3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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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애견인이었던 이 회장, 포메라니안 '벤지' 복제 하기도
사회 전반에 걸쳐 애견 인식 개선 앞장섰다

25일 별세한 고 이건희 회장의 생전 강아지 사랑이 애견인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과거 한남동 자택에서 포메라니안, 요크셔테리어, 치와와 등 여러 마리의 강아지와 함께 살았었다. 일본 유학 시절부터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함께했던 강아지를 키우면서 애정이 각별했던 것이다. 

이 회장은 특히 1986년부터 길렀던 포메라니안 종의 반려견, '벤지'를 특별히 아꼈다. 벤지는 16살까지 살다가 2009년 무지개다리를 건넜는데, 이 회장은 벤지가 살아있을 때 체세포를 미리 보관해 뒀다가 2017년  충남대 동물자원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의 도움을 빌려 벤지를 복제하기도 했다.

포메라니안 (이 회장의 벤지와 무관) / 셔터스톡

이처럼 그의 강아지에 대한 남다른 사랑은 그와 함께 일했던 삼성의 전직 임원이 전해준 일화로도 전해진다. 이 회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국외에서 '한국에서는 보신탕을 먹는다'고 문제 삼은 것을 안타까워해 인식 개선에 앞장섰다. 

이 회장은 어느 날 한 임원을 불러서 "우리 사장들 중에도 보신탕을 먹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당황한 임원은 "있겠죠"라고 대답하자 이 회장은 "정말로 그런 걸 먹는 사람들이 있느냐"면서 명단을 적어오라고 지시했다. 

깜짝 놀란 임원이 "그걸 적어오면 혼내실 겁니까?" 묻자 뜻 밖에도 이 회장은 "개를 한 마리씩 사주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 회장 본인처럼 직접 반려견을 길러보면서 애착을 가져보게 되면 보신탕을 먹지 않게 될 거라는 혜안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 회장은 삼성이 가진 힘을 최대한 발휘해 사회 전반에 걸쳐 '애견'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앞장섰다. 삼성화재에서는 1993년 안내견 학교를 설립한 뒤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 육성에 힘을 썼다. 외부의 기부사업 없이 전적으로 삼성의 후원으로 지원했다.

이하 뉴스1
연세대 명예학생 된 안내견 '눈송' / 뉴스1

또 이 회장은 에버랜드를 통해 1992년부터 진돗개를 국제사회에 알리기 시작해 2005년 영국 애견단체 '켄넬 클럽'에 명견으로 정식으로 등록하기에 이르렀다.

이 회장은 주변인들에게 강아지를 분양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이 회장을 조문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고인께서 저희에게 강아지 2마리, 진돗개 2마리를 보내주셔서 가슴이 따뜻한 분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home 곽태영 기자 toruokada202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