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인 바이든 여사, 전엔 볼 수 없었던 영부인 된다

2020-11-0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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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부통령 시절에도 영어 교사로 근무
별도 직업 가진 최초 퍼스트레이디 될듯

질 바이든 여사 /사진=AP연합뉴스
질 바이든 여사 /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자 그와 함께 관심이 쏠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차기 퍼스트레이디(영부인)가 될 질 바이든(69) 여사다.

1951년 뉴저지주에서 은행원인 아버지의 딸로 태어난 그는 이후 펜실베니아주에 뿌리를 두고 생활했다. 바이든 당선인과 결혼 전 그의 이름은 질 제이콥스(Jacobs)였다.

질 여사는 바이든 당선인과 만나기 전 1970년에 이미 한차례 전 대학 미식축구 선수와 결혼을 했었지만 결혼 생활은 4년 만에 끝났다. 질 여사는 1975년 자신에게 첫눈에 반해 데이트를 신청한 조 바이든과 만났고, 1977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그와 결혼했다.

바이든 부부의 젊은 시절. /사진=질 바이든 트위터
바이든 부부의 젊은 시절. /사진=질 바이든 트위터

바이든 당선인 역시 처음 상원의원에 당선된 직후인 1972년 교통사고로 첫 아내와 어린 딸을 잃은 후 아들을 혼자 키우고 있었다. 당시 두 아들 역시 그와 질 여사의 결혼을 지지했다. 질 여사는 결혼 직후 직장을 한 번 그만두었으며 1981년 조와 함께 첫 딸 애슐리 블레이저를 낳았다.

이후 질 여사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고등학교와 정신병원에서 영어를 가르쳤으며 지역사회대학(공립 2년제 대학)에서 강의하는 등 교육 관련 업무를 계속하면서 두 차례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에는 55세의 나이로 델라웨어 대학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조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당선된 2008년 이후에도 줄곧 풀타임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했다.

그는 현재 버지니아 노던 커뮤니티 칼리지의 영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 2009~2017년 세컨드레이디(부통령 부인) 시절에도 "나만의 영역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남편의 출장을 따라 에어포스투를 타고 다니면서 시험지 채점을 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이번 대선을 위해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휴직한 질 여사는 지난 8월 CBS 뉴스 인터뷰에서 "퍼스트레이디가 돼도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말이 화제가 되자 그는 "가르치는 것은 내가 하는 '일'이 아닙니다. 나 자신 그 자체예요"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2009년 1월 20일(현지시각) 워싱턴 미 국회의사당에서 아내가 성경을 들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이 부인 질(Jill)을 옆에 두고 존 폴 스티븐스 대법관의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2009년 1월 20일(현지시각) 워싱턴 미 국회의사당에서 아내가 성경을 들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이 부인 질(Jill)을 옆에 두고 존 폴 스티븐스 대법관의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질 여사는 뛰어난 내조로도 유명하다. CNN은 "질 여사가 카멀라 해리스를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또 올해 초 홀로 민주당 경선 때부터 아이오와·뉴햄프셔 등 주요 경선 지역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당신이 누구를 좋아하는 지가 아니라, 누가 트럼프를 이길 수 있을지 따져보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바이든 당선자가 여성들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다는 논란이 일었을 땐 "사람들이 남편에게 얼마나 많이 접근하는지 아느냐. 그는 선을 잘 긋지 못할 뿐"이라고 방어했다. 특히 지난 3월 경선 당시 LA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연설하던 연단에 시위자 두 명이 뛰어오르자 남편의 손을 잡은 채 한 손으로 번개같이 이들을 차례로 밀쳐내 격퇴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질 여사는 남편을 충실히 내조하는 미국의 전통적인 '내조형' 퍼스트레이디의 이미지도 가졌지만, 그간 남편의 선거 캠페인부터 인사와 정책 수립에 전방위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참모형'의 면모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사상 처음 별도의 직업을 갖고 일하는 미국 퍼스트레이디가 될 전망이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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