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가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글 때문에 큰 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2020-11-1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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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문화방송 PD 한겨레 기고 칼럼에 누리꾼 '공분'
“나는 어머니가 안타깝다… 부족한 아버지 감싸주면”

김민식 문화방송(MBC) PD가 한겨레에 기고한 칼럼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가정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은 물론, 폭력 가해자를 옹호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겨레와 김 PD는 10일 공식 사과문을 냈다.
상황은 이렇다. 김 PD는 ‘지식인의 진짜 책무’라는 제목의 칼럼을 9일 한겨레에 기고했다. 해당 칼럼은 지식인들의 지적 오만함을 경계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논란의 도화선은 김 PD가 예시로 든 일화. 김 PD는 평소 다독가인 어머니와 책을 읽지 않는 아버지를 예로 들면서 “아버지는 어머니를 말로 당해내지 못했다”며 “말싸움 끝에 아버지가 욕을 하거나 손찌검을 하면 어머니는 끝끝내 비참해진다”고 했다.
또 이렇게 적었다. “나는 어머니가 안타깝다. 공부란 자신을 향하는 것이다. 내가 책에서 배운 것을 타인에게 적용하면 그건 폭력이다.” 덧붙여 “더 똑똑한 어머니가 한발 물러나서 부족한 아버지를 감싸주면 좋으련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썼다.

칼럼이 기고된 후 다수 누리꾼은 분통을 터트렸다. 가정과 사회 내 약자인 여성이 가정폭력을 당하는 상황을 제시한 후, 그 원인을 약자에게서 찾았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기사 댓글을 통해 “책을 읽고 성찰한 어머니는 남을 가르치려는 사람이고, 손찌검한 아버지는 즐거움을 찾는 사람이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칼럼 쓴 분, 양심이 있다면 어머니께 이 글을 절대 못보게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아울러 “엄마가 아는 척하는 건 정서적 폭력이고, 아빠가 엄마를 패는 건 그럴만한 일이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겨레는 이날 오후 칼럼 상단에 사과문을 게재하면서 “가정폭력이 옹호될 여지의 칼럼을 필자와 충분히 상의하거나 걸러내지 못했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PD는 사과문에서 “독자 반응을 보며, 죄스러운 마음뿐”이라며 “아버지의 폭력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 글을 읽는 사람의 마음을 살피고 배려해야 한다는 주제로 글을 쓰다 정작 저 자신이 그 자세를 놓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공부가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무엇보다 철없는 아들의 글로 인해 혹 상처받으셨을지 모를 어머니께도 죄송하다”며 “제 글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신 여러분께 사죄드리며, 가르침을 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