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많은 음료 중 시각장애인이 골라 먹을 수 있는 건 단 두 개뿐입니다”

2021-01-0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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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없어 오히려 혼란 부르는 음료 점자 표기
대부분 제품명 표기하지 않아… 점자 표기 공간, 비용 문제로 알려져

시각장애인 유튜버가 중구난방인 캔음료 점자 표기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4일 유튜버 '원샷한솔'은 캔 음료에 표기된 점자 표기를 다루는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한솔은 음료 수십 개를 준비하고 점자로 구분하는 노하우를 전했다. 시각장애인으로서 느끼는 불편함도 토로했다.

이하 유튜브 '원샷한솔 OneshotHansol'
이하 유튜브 '원샷한솔 OneshotHansol'

널리 알려진 대로 음료 점자 표기는 제품명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맥주', '음료', '탄산' 세 종류만 표기하고 있다.

한솔은 먼저 점자로 맥주, 음료, 탄산을 종류별로 구분했다. 그러나 탄산음료 임에도 그냥 음료로만 표기된 제품들도 많았다. 예를 들어 펩시는 탄산으로 표기됐지만, 코카콜라는 음료로 표기됐다.

심지어 점자가 없는 제품(스텔라 아르투아)도 있었다.

한솔은 일관성 없는 점자 표기 때문에 점자 표기를 그대로 믿지 못하고 의심할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수많은 음료 중 제품명이 표기된 제품은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맥주 테라 밖에 없었다. 비락식혜는 '음료'라고만 써있었지만 하트 모양 점자가 추가로 있기 때문에 구분이 가능했다.

한솔은 오히려 점자가 없는 유리병 제품, 플라스틱 포장 제품을 더 잘 구분해냈다. 제품마다 독특한 유리병 모양과 무늬가 있기 때문이다. 미에로 화이바는 특유의 빗살무늬 때문에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음료 제조사들이 점자에 제품명 대신 단순 품목을 적는 이유는 음용구 공간 문제, 비용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점자가 표기되는 음용구에 공간이 부족해 2음절 이상 새기는 게 어렵고, 제품명을 각각 새기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한솔은 이에 대해 "핑계 아닌가 한다. 점자가 시각장애인이 음료를 구분하기 위해서 쓰는 수단인데 글자 수가 부족해서 음료라고만 적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음료인 건 만지면 다 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방향이 일정했으면 좋겠다. 테두리 때문에 점자 방향이 틀렸다. 모든 음료 점자 방향이 좀 통일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원샷한솔 OneshotHansol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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