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명물로 떠오른 '여의도 빨간 기둥'의 정체… 밤엔 빨간 불빛 내뿜기까지

2021-02-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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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번째 초고층빌딩 파크원 외관 논란
통일교? 중국풍? 억측 무성…건축양식일뿐

한 눈에 대한민국 금융1번지 서울 여의도임을 알게 해주는 고층 건물은 예전에는 63빌딩과 쌍둥이빌딩(LG그룹 사옥)이었다. 지금은 그 자리를 다른 신형 건물이 이어받았다.

파크원 / 삼우종합건축사무소
파크원 / 삼우종합건축사무소
파크원 / 삼우종합건축사무소
파크원 / 삼우종합건축사무소
파크원 / 파크원
파크원 / 파크원

한강 스카이라인을 바꾼 여의도의 새 명물 파크원(parc 1)이다.

오피스 2개 동과 호텔 1동, 현대백화점 1동 등 총 4개 동으로 지어졌다. 작년 7월 준공됐다.

마천루는 최고 333m, 69층의 높이다. 국내에서 준공된 건물 중 롯데월드타워(555m) 부산 엘시티 더샵(441m) 다음으로 높다. 연면적은 62만9047m²로 여의도 IFC의 1.3배, 63빌딩의 4배다.

올 상반기 서울 최대 규모의 현대백화점이 입점하고, 글로벌 호텔 체인 ‘페어몬트’ 호텔도 국내 최초로 들어설 예정이다.

높이와 규모 못지않게 파크원이 유명세를 치른 것은 독특한 외관 디자인이다.

통상 건물을 지탱하는 대형 기둥들은 건축물 안에 보이지 않게 세운다.

그런데 파크원은 기둥들을 외관에 그대로 드러낸 것도 모자라, 눈에 띄는 붉은색으로 칠하는 실험적인 설계를 강행했다. 마치 건물 주변을 빨간색 테이프로 칭칭 감아놓은 것 같은 모양이다.

외부 철골조 마감재가 죄다 빨간색이라, 항간에는 '테크노마트를 연상시킨다, 붉은색 용이 떠오르는 중국산 같다'는 등 혹평이 나왔다. 세련되고 깔끔한 외관을 중시하는 한국인 정서에 반한다는 타박이다.

밤에 보면 이 건물의 특징이 더욱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등대처럼 빨간 불빛을 내뿜는다.

건물 외벽의 빨간 모서리 기둥이 워낙 독특하다 보니 누리꾼들 사이에선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우선 통일교를 상징한다는 주장이다. 건물 대지의 소유주가 통일교재단인데서 비롯된다.

당초 파크원 부지는 재단의 ‘통일주차장’으로 쓰였다. 통일교가 세계본부로 사용할 목적으로 매입한 땅인데, 재단이 2005년 한 시행사에 99년간 빌려줬다.

외벽의 빨간색이 통일교 로고의 빨간 방패연을 형상화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디자인 설계에 중국 자본이 개입했을 거라는 추측도 있다. 중국인이 붉은색을 선호한다는 데서 나온 짐작이다.

그러나 두가지 가정 모두 사실무근이다.

파크원 설계는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와 영국 런던의 ‘밀레니엄돔’ 등을 디자인한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가 맡았다.

그는 철골 구조물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크원도 한국 전통 목조 건축물의 적색 단청을 본떠 철구조물인 적색 모서리 기둥을 외부로 노출시켰다고 한다.

파크원의 붉은 색상이 한강의 푸른빛과 여의도공원의 사계의 변화를 조화롭게 담아내며 도시에 아름다움과 품격을 더해 줄 거라 구상했던 것이다.

과거 준공 직후 '기괴하다. 우주선 닮았다' 등 비판을 자아낸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지금은 일대 상징 건축물이 된 것처럼, 파크원도 여의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지 주목된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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