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동안 굳건했던 메이플스토리, '대형 사고' 터져 고개 숙였다

2021-03-0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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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코리아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 무너지나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2차 사과한 메이플스토리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가 급하게 2차 사과문을 공개했다.

이하 넥슨코리아 '메이플스토리'
이하 넥슨코리아 '메이플스토리'

1일 새벽 넥슨코리아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디렉터는 사이트 공지사항을 이용해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강 디렉터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여론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라며 "메이플스토리를 사랑해주시는 고객님 뜻과 맞지 않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강 디렉터가 언급한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메이플스토리에서 오랫동안 유지한 라이브 서비스 개발 관성으로, 최소한의 정보만을 제공하는 운영방식을 유지한 것'이다. 지난 2003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후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되고 게임 시스템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는 없었다. 2021년에 이른 현재도 마찬가지다.

게임 운영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못하는 사용자가 돈을 끝없이 지불하면 지불하는 대로, 장장 18년 동안 돈을 벌어왔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이번 사과문은 지난 19일 게재됐던 1차 사과문에 이은 2차 사과문이다. 시스템상 왜 이런 이슈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1차 사과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2차 사과문에서는 보다 더 구체적으로 메이플스토리 측이 현재 어떤 참담한 심경이고 어떻게 앞으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각오가 담겼다.

그러나 이미 돌아선 민심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앞서 메이플스토리는 아이템을 뽑기 위해 무작위로 추가 옵션을 부여하는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동일한 확률로 운영하지 않았다고 지적되면서 큰 논란이 불거졌다. 확률형 아이템은 사용자가 유료로 아이템을 구매하면 종류와 효과 등이 우연에 의해 결정되는 '뽑기형 상품'이다.

'확률 조작' 의혹이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달 18일 메이플스토리가 업데이트 내용을 공개하면서였다. 이날 공지 중에는 "아이템에 부여될 수 있는 모든 종류 추가 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이는 사용자들이 '지금까지는 동일한 확률로 부여된 게 아니었나?'라는 의문점을 갖게 만들었다.

이른바 '확률 조작'을 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환생의 불꽃'은 추가옵션을 계속 부여해 임의로 아이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높은 등급 '환생의 불꽃'은 이벤트나 코인샵에서만 구입 가능하고, 가격도 비싸서 구하기도 어렵다. 이 옵션을 얻기 위해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 수천만 원까지도 '현질(게임 아이템을 현금으로 구매하는 것)'을 해온 사용자들이 있기 때문에 배신감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사용자들은 월 캐시 충전 한도를 0원으로 낮추는 '0원 챌린지'부터 항의 문구를 담은 트럭 가판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24일 국회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뽑기'의 확률 공개를 법으로 의무화하는 '게임법 전부개정안'까지 상정됐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그동안 확률 공개 없이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뽑기'로 사행성을 조작하는 게임을 규제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고사양 아이템을 일정 비율 미만으로 제한하는 등 밸런스는 게임의 재미를 위한 가장 본질적인 부분 중 하나"라며 "사업자들이 비밀로 관리하는 대표적 영업 비밀이기도 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