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 포기했던 트랜스젠더, 변희수 전 하사 추모글 올렸다
2021-03-0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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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생 반발로 여대 입학 포기했던 여성
2019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처음 만나 인연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숙명여대 입학을 포기한 여성이 고 변희수 전 하사를 추모했다.
지난 4일 뉴시스는 이날 A 씨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보도했다. A 씨는 성전환 수술 및 성별 정정을 거쳐 수능 시험을 보고 숙명여대에 합격했지만 일부 재학생들의 강한 반발에 입학을 포기한 여성이다.

A 씨는 변 전 하사와 지난 2019년 트랜스젠더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처음 만나 인연을 이어왔다. A 씨는 변 전 하사 부고에 "타당한 근거 없이 한 사람의 인생을 규정짓는 행위는 정의롭지 않다고 배웠는데, 정당하지 않은 근거로 인해 자신의 삶이 규정지어진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자신이 지키고자 했던 국가로 인해 한순간에 '군 복무에 부적합한 신체를 가진 사람'이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다르다고 틀린 것은 아니다. 세잎클로버에 비하면 네잎클로버는 단지 돌연변이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네잎클로버를 한 번쯤 찾아보기도 한다"며 "모난 돌이 정에 맞는 사회에서 조각품은 있을 수 없다. 결국은 평평한 벽돌이 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변 전 하사가 슬픔 없는 세상에서 다시 자유로운 날개를 펼치기를 바란다"고 했다.

변 전 하사는 지난 3일 청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변 전 하사의 시신 상태 및 부패 정도 등을 볼 때 숨진 지 수일이 지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육군 제 5기갑여단에서 전차 조종수로 복무했던 변 전 하사는 지난 2019년 소속 부대의 승인 아래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이후 군에 '여군 재복무'를 요청했지만, 육군 측은 전역심사위원회를 열어 강제전역 조치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