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탕면'으로만 삼시세끼 해결한 할아버지, 안타까운 소식 뒤늦게 전해졌다

2021-03-22 16:53

add remove print link

농심 안성탕면만 먹었던 박병구 할아버지
뒤늦게 알려진 안타까운 소식

삼시 세끼 농심 '안성탕면'만 먹어 화제가 된 박병구 할아버지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지난 2019년 5월 박 할아버지가 '망백(望百: 91세)'을 맞았다는 소식이 가장 최근 언론 보도로 알려진 내용이었다. 당시 농심 측은 박 할아버지 자택을 방문해 건강을 기원하는 선물을 전달했다.

농심 안성탕면을 조리하고 먹는 박병구 할아버지 / 이하 농심
농심 안성탕면을 조리하고 먹는 박병구 할아버지 / 이하 농심

안성탕면 박스 앞에서 포즈를 취한 박병구 할아버지
안성탕면 박스 앞에서 포즈를 취한 박병구 할아버지
이런 가운데 22일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농심의 VIP셨던 할아버지"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주목받았다. 여기에는 유튜브 채널 '취재대행소 왱'에 달린 댓글이 캡처돼 있었다.

해당 댓글에는 박 할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건강을 유지했던 박 할아버지는 지난해 5월 별세했다. 향년 92세.

박 할아버지의 유족은 해당 유튜브 채널에 댓글로 "박병구 할아버지 외손자입니다. 2020년 5월 23일 오후 11시 49분 운명하셨습니다. 이 자리에 농심 관계자분께서도 와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농심께 감사드리고 저희 외할아버지 좋은 곳에 가시도록 기도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이 내용을 본 한 네티즌은 "헉 정말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답했다.

다음은 해당 댓글 전문이다.

유튜브 '취재대행소 왱'
유튜브 '취재대행소 왱'

농심은 지난 1994년 박 할아버지의 소식이 세상에 알려진 뒤 20여 년간 안성탕면을 무상 제공하며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박 할아버지는 소위 말하는 '농심의 VIP'였다.

박 할아버지가 라면만으로 삼시 세끼를 해결하게 된 것은 젊은 시절 앓았던 장 질환 때문이다. 박 할아버지는 1972년부터 어떤 음식을 먹든 토하게 됐다. 주변에서 온갖 좋은 음식과 약을 권유받아 먹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중 라면을 먹으면 속이 확 풀어진다는 지인의 말을 들었고 라면을 먹고 '뜻밖의 편안함'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거짓말처럼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함과 함께 오랜만에 포만감을 느꼈다. 이제 살았다는 생각과 삶의 희망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안성탕면 광고 장면 / 이하 농심
안성탕면 광고 장면 / 이하 농심

라면에 눈뜬 박 할아버지는 여러 라면을 먹어봤지만, 농심 '소고기라면'만큼 맛있고 속도 편한 라면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삼시 세끼 소고기라면만 고집했고 이후 '해피라면'에서 현재의 안성탕면으로 이어졌다. 안성탕면이 1983년 출시됐고 해피라면이 1990년대 초반에 단종됐다는 점에서 미뤄 볼 때 그는 적어도 30년 이상을 안성탕면만 먹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