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인 게 부끄럽다. 페미가 싫다” 경희대 여대생 게시글 급속히 확산 (전문)

2021-04-2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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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여대생이 에브리타임에 올린 내용
여자로서 살며 느끼는 생각 솔직하게 말해

경희대 여학생이 작성한 글이 주목받고 있다.

여대생은 여자로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생각을 솔직하게 말했다. 페미니즘에 대한 언급도 했다.

21일 에펨코리아 등 주요 커뮤니티에는 "경희대 에타에 등장한 OO"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급속히 확산됐다. 여기에는 지난 20일 올라온 경희대 에브라타임 게시글이 캡처돼 있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경희대 캠퍼스 전경 / 연합뉴스, 경희대 페이스북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경희대 캠퍼스 전경 / 연합뉴스, 경희대 페이스북

해당 글을 작성한 여대생은 "나는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태어났다. 어릴 적에는 분명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많았다. 분명 바뀌어야 할 게 많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지켜본 오빠는 부럽기도 했고 불쌍하기도 했다. 집안의 기둥이라며 치켜세워주는 말은 어른들의 무한한 믿음을 받는 것 같아 부러웠지만 동시에 막연한 부담감을 주는 말이라 안쓰러웠다. 나는 억울하거나 분하면 눈물부터 난다. 하지만 오빠는 울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또 "나는 남자인 친구들이 좋다. 그들과 술자리를 하면 즐겁다. 집에 가는 것도 외롭지 않다. 술을 많이 마신 날이면 위험하다며 집 앞까지 같이 가주기 때문이다. 함께 어디를 가더라도 빈자리가 생기면 항상 먼저 앉도록 배려해준다. 내가 친구를 위해 한 것은 고작 가방 하나 무릎에 올려준 일이다"라고 털어놨다.

축제를 즐기는 대학생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이하 연합뉴스
축제를 즐기는 대학생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이하 연합뉴스

그는 "나는 여자라서 불편하게 산 것이 꽤나 있다. 하지만 편할 때가 훨씬 많았다. 그래서 나는 페미가 불편하다.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말은 알겠다. 하지만 주체가 잘못됐고 방법이 잘못됐다. 그들이 분노를 표출해야 하는 대상은 사회여야 하지 동시대를 살아가는 남성들이어선 안 된다. 적어도 그들은 지금도 우리의 몫까지 대신 희생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어 "여자라서 겪은 불합리함이 있다면 남자들만의 고충도 있을 것이고 여자라서 불안한 세상에 살고 있다면 여자라서 조금 더 안전하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남성들에게 공감 능력의 결여라며 비난하고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취하곤 한다. 불평등에 대항한다는 그들은 정작 상대의 불평등에 대해서는 묵인하고 본인이 억울하다는 내용에만 집중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젠 멀리 보지 못하고 단면만을 바라보는 그들이 불쌍하다.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 하지 못하고 보다 더 많은 책임과 부담을 짊어지고 살았던, 그리고 묵묵히 그것을 안고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모든 남성을 응원한다. 나는 이제 여자인 것이 부끄럽다. 나는 페미가 싫다"고 강조했다.

여성단체 기자회견 장면.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여성단체 기자회견 장면.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다음은 해당 글 전문이다.

경희대 에브리타임
경희대 에브리타임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