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누나는 여전히 남동생의 죽음을 모른다…오열하고 또 오열한 장면 (영상)
2021-05-1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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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kg 쇳덩이에 깔려 사망한 이선호 씨
고 이선호 씨 가족이 전한 가슴 아픈 이야기
300kg 쇳덩이에 깔려 숨진 고 이선호 씨 가족들이 애끓는 호소를 하고 있다.

지난 9일 이 씨 둘째 누나 이은정 씨는 동생의 죽음을 떠올리며 오열했다.
누나는 사고 당일에도 동생과 연락을 했다. 평소 조카들을 끔찍이 아끼던 동생은 그날도 작업장에서 쉬는 시간에 누나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 아이들 얼굴을 봤다. 누나는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다시 하자고 끊었는데 그게 마지막일 줄 몰랐다"며 울먹였다.

이날 오후 6시 30분쯤 누나는 엄마와 통화하면서 "아빠랑 선호 곧 퇴근이니까 같이 먹을 예정"이라는 들었다. 하지만 불과 5분 뒤 다시 걸려온 전화에서 엄마는 "선호가 죽었다. 사고로 죽었다"며 울부짖었다. 믿을 수 없었던 누나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고 아버지는 "진정하고. 그렇게 됐다.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이선호 씨는 부모님에겐 살가운 막내이자 누나들에겐 다정한 동생이었다. 누나 은정 씨는 "선호가 어릴 때부터 수학을 좋아했다. 대학교도 장학금을 받고 다녔다. 아르바이트로 돈 벌면 조카들 맛있는 거 사주라고 돈을 보내고 아낌없이 베풀었다. 나이가 24살인데도 아빠한테 뽀뽀해주는 아들이었다"고 전했다.


큰누나는 은정 씨가 인터뷰할 당시에도 동생의 죽음을 모르고 있었다. 지난해 12월부터 항암 치료 중인 큰누나가 충격을 받을 걸 고려해 일부러 밝히지 않았다. 사고가 터진 날 큰누나는 밤늦게까지 돌아오지 않는 동생이 걱정돼 전화를 걸며 기다렸다고 한다. 가족들은 선호 씨가 시험공부를 시작했으니 방해되지 않게 당분간 연락을 하지 말라고만 말해뒀다.

동생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뭔지 묻자 은정 씨는 고개를 푹 숙이고 한참을 울었다. 그는 "누나 동생으로 와줘 고맙고, 우리 집의 막내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선호 잊지 않고 계속 기억할 테니까 하늘나라 가선 아무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어"라고 했다. 그리곤 "동생이 너무 보고 싶어요"라며 오열했다.


선호 씨는 지난달 22일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에서 FRC(날개를 접었다 폈다 하는 개방형 컨테이너) 나무 합판 조각을 정리하던 중 300kg 쇳덩이에 깔려 사망했다. 가족들은 회사 측이 119에 먼저 신고를 안 한 것, 책임관리자가 선호 씨에게 내렸던 지시를 부인하는 것 등에 반발하고 있다. 급기야 선호 씨 아버지는 회사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진심 어린 사과'를 호소했다.